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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n스토리] 모든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손녀…13살 소녀 캠벨 에이시아

4년째 열혈 민간 외교관 역할…유엔기념공원 유명인사
자타공인 6·25 전쟁 박사…전쟁 트라우마 참전용사들 위로
인터뷰하는 캠벨 에이시아
인터뷰하는 캠벨 에이시아[차근호 기자]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꼬마 민간외교관' 캠벨 에이시아(13) 양은 '꼬마'라는 수식어를 이제 빼야 할 정도 훌쩍 자랐다.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올해 3월 중학교에 입학하는 에이시아는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알리고 기릴 것"이라며 한결같은 마음과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에이시아는 세계 유일의 유엔묘지인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의 유명인사다.

벌써 4년째 6·25전쟁 관련 기념행사가 열릴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유엔공원 사무처 직원들은 물론이고, 6·25 전쟁 참전국가의 영사 등 외교관과 참전용사 중 에이시아를 모르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다.

에이시아를 돋보이게 하는 건 캐나다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이국적인 외모나, 군복에 전투화와 베레모까지 쓰고 행사장을 누비는 독특함 때문이 아니다.

다년간 활동을 이어나간 성실함과 열정, 세대를 훌쩍 넘어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90대 해외 참전용사들로부터 대화를 끌어내는 소녀의 놀라운 진정성 덕분이다.

에이시아에게는 별칭이 많다.

'꼬마 민간외교관', '6·25 전쟁사 박사' 등도 있지만 가장 많이 불리고 에이시아 자신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참전용사들의 손녀'다.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 소녀 에이시아가 해외에 있는, 그전에는 얼굴도 보지 못했던 해외 참전용사의 가족을 자처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에이시아는 초등학교 3학년 때인 2016년 H20품앗이운동본부의 'UN 참전용사에게 감사 편지쓰기 공모전'에서 1등을 차지하며 6·25 전쟁에 참전했던 네덜란드 반호이츠 부대를 방문할 기회를 얻게 됐다.

이곳에서 참전용사를 만난 에이시아는 "낯선 나라 국민들을 위해 희생을 하고 평생 아픔을 겪었는데도 오히려 찾아와준 저를 향해 고맙다고 말하는 분들께 놀랐다"면서 "그분들이 살아계실 때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사진 촬영하는 캠벨 에이시아
사진 촬영하는 캠벨 에이시아[차근호 기자]

에이시아는 한국으로 돌아온 뒤 어른들도 하기 힘든 일을 해내기 시작했다.

반호이츠 부대가 이름을 찾지 못해 기념비에 새겨넣지 못한 부대 소속 한국인 카투사 희생자 20명의 명단을 찾아 나섰고, 부모님과 함께 각고의 노력 끝에 벌써 13명을 찾아 네덜란드 측에 전달했다.

최근에는 캐나다 참전용사 요청으로 사망 당시 나이 표기가 잘못된 용사의 유엔공원 묘비판을 고치기 위한 활동에도 나섰다.

에이시아는 4년간 활동으로 만난 해외 참전용사·유가족들과 수많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이들의 말벗이 되고 위안이 된다.

벌써 2년째 크리스마스가 되면 참전용사 묘비를 찾아 직접 만든 LED 촛불을 켜 추모하고 이 영상을 해외 가족들에게 보내는 활동도 하고 있다.

에이시아 어머니는 "참전용사들 대부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앓고 있고 자국에서는 전쟁의 상처를 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캠벨을 만난 참전용사들이 50년 만에 전쟁 이야기를 해 참전용사 가족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에이시아는 어렸을 때부터 공감 능력이 뛰어났다"면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태도와 아이의 천진함이 세대를 넘어 마음을 녹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에이시아는 지난해 6월 청와대에서 열린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초청 오찬'에서도 노래 공연, 사회, 프레젠테이션, 현장 인터뷰 등을 직접 진행해 화제가 됐다.

또 공군참모총장이 주관한 6·25 전쟁 파견 8개국 초청행사에서 각국 대사와 무관 앞에서 직접 조사한 자료를 기초로 쓴 감사 편지를 영어로 낭독해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추모하는 캠벨 에이시아
추모하는 캠벨 에이시아[차근호 기자]

에이시아의 장래 희망은 무엇일까.

에이시아는 "직업은 매번 바뀌어요"라고 쑥스럽게 고백하면서 "단기적으로는 한국인 카투사 희생자 명단을 모두 찾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참전용사 할아버지들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위로가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에이시아 어머니는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에이시아가 하고 싶은 꿈을 마음껏 펼쳤으면 좋겠다"면서 "에이시아가 스스로 6·25 전쟁에 대해 자료를 찾고 알아가고 활동하는 모습들은 우리 가족 전부를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read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01/11 13:1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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