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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준법위' 이재용도 감시할까…독립성 구현이 최대 과제

삼성 비판조 외부인 다수 포진…승계 등 총수 일가 감시도 다짐
삼성 개입서 완전히 자유롭진 않아…실효성 논란 극복 최대 과제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김영신 기자 = 9일 출범을 알린 삼성그룹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약속 받았다는 '자율성·독립성'을 실질적으로 구현해야 하는 최대 과제를 안고 있다.

위원장인 김지형 전 대법관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대로 재계 안팎에서는 준법감시위가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양형 감경을 위한 일회성 '면피'가 아니냐는 우려가 존재한다.

이 같은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준법감시위가 "노조, 경영권 승계까지 성역없는 준법감시", "삼성의 입김을 완전 배제한 독립적 운영" 등이라는 말을 실제로 증명해야 한다.

김지형 전 대법관 기자간담회
김지형 전 대법관 기자간담회(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삼성그룹 준법감시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지형 전 대법관(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이 9일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1.9

◇ 재벌 비판적 인사들 포진…외부 위원 6명 면면

준법감시위는 우선 위원 면면을 통해 삼성의 윤리경영 감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위원 7명 중 김 위원장을 포함해 6명이 외부인으로, 재벌 비판적 인사들이 포진했다.

김 위원장은 대법관 시절 김영란 대법관 등과 함께 여러 판결에서 진보 성향의 의견을 낸 것으로 유명하다.

대법관에서 물러난 뒤에도 구의역 지하철 사고 진상규명위원장, 삼성전자[005930] 반도체질환 조정위원회 위원장,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위원장,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았다.

시민사회에서는 권태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와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이 선정됐다.

한겨레신문 편집인 출신인 권태선 위원은 언론계 은퇴 후 시민단체로 옮겨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도 맡으면서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재벌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운동을 이끌었다.

고계현 위원은 1995년부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참여해 경실련 사무총장을 최장수 역임한 인사다. 삼성 등 재벌의 지배구조와 경영권 승계, 노사 문제에 비판적 의견을 꾸준히 발표하면서 개혁을 주창한 바 있다.

삼성 준법감시위 출범
삼성 준법감시위 출범(서울=연합뉴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회사 내부가 아닌 외부 독립기구로서 이달 말 공식 출범한다고 9일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준법감시위 외부 위원인 김지형 전 대법관,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권태선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공동대표,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봉욱 변호사,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0.1.9 [연합뉴스 자료사진]

학계 인사로 선정된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우진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기업의 준법경영과 지배구조에 비판적 개선 의견을 밝혀 온 학자들로 평가된다.

변호사인 심인숙 교수는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설치한 여러 위원회 위원, 금융위원회 비상임위원 등의 경력을 가진 전문가이기도 하다.

김우진 교수는 재벌의 과도한 '사적 편익' 추구의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이밖에 대검차장을 지낸 봉욱 위원은 대기업 부패범죄를 수사한 경험이 많다.

김 위원장은 위원 선정과 관련 "준법·윤리경영을 향한 유의미한 변화와 진전을 위해 합리적인 비판과 균형 잡힌 견해를 견지해 오신 분들로 채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애초에는 "준법감시위가 이 부회장 양형을 낮추기 위한 면피성이 아닌가"라는 의심에 위원장직을 사양했으나, 이재용 부회장까지 직접 나서 삼성 측이 완전한 독립·자율성을 약속하자 변화 의지를 평가하고 수락했다고 밝혔다. 위원들도 삼성과 일절 협의하지 않고 김 위원장이 선정해서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 삼성 일부 개입·정보 접근 한계 불가피…"사회가 도와달라"

준법감시위가 독립 기구로 설치되지만, 감시 대상이 되는 삼성 주요 7개 계열사들이 분담해서 운영에 필요한 지원을 한다. 지원 범위는 '최소한'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어쨌든 삼성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준법감시위는 ▲ 공정거래 ▲ 뇌물수수·부정청탁 뿐 아니라 ▲노조와 경영권 승계, 총수 일가 비리까지 '성역없이' 들여다보겠다고 강조한다. 특히 최고경영진의 법·위반 행위를 직접 신고받고 조사하고 시정과 제재를 요구하는 권한을 갖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이 이를 수용해서 실행하는 데 있어서 법적 구속력은 없어서, 의사결정의 최종 권한은 결국 삼성이 쥐고 있는 셈이다.

김 위원장은 준법감시위가 설치된 이후부터 발생하는 사안을 중심으로 다루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했다. 준법감시위를 만들게 된 직접적 배경인 국정농단 사태 등 '과거'에 발생한 문제들을 들여다보고 청산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이 부회장을 직접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필요하면 제재·처벌 권고까지 할 수 있느냐' 등 위원회의 실효성을 우려하는 취지의 여러 질문들에 "그런 걱정들을 잘 알고 있고 저 또한 삼성의 진의를 믿고 싶지만 완전한 확증을 갖고 있진 않다"며 "여러 우려에 대해 사회가 계속 감시·검증해 힘을 보태달라"고 밝혔다.

shin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01/09 16:0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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