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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관계와 질서 확인"…북경서 벌어진 조선판 비정상회담

송고시간2020-01-08 15:57

중국을 정점으로 한 외교 자리 신년하례식

국학진흥원 '근하신년, 이웃나라' 웹진 담 1월호 펴내

태국 사신들(그림 정용연)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태국 사신들(그림 정용연)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연합뉴스) 김효중 기자 = "여러 나라가 함께 만나 서로 관계와 질서를 확인하다."

한국국학진흥원이 '근하신년, 이웃 나라'란 주제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1월호를 발행했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긴장 관계가 고조하는 가운데 조선 시대 외교사절단 활동과 각국 교류 양상을 되돌아보자는 취지로 기획했다.

8일 웹진 담 1월호에 따르면 조선왕조실록 정월 초하루 기록에는 임금이 궐내에서 여러 신하를 거느리고 새해를 축하한다.

이뿐만 아니라 조선 국왕이 중국 황제 신년, 올량합(옛날 몽골 동부와 조선 두만강 일대에 산 여진족)과 왜인들이 조선 국왕 신년을 축하하고 있다.

태조 대부터 조선 국왕은 이 망궐례(望闕禮·임금이 있는 궁궐 쪽을 향해 배례하는 의식)를 해마다 했고 태종 2년 기록은 왜와 올량합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정월 초하루 북경 자금성에서도 중국 황제에게 이웃 나라 국왕과 신하, 사신들이 신년을 축하했다.

중국, 조선, 올량합, 왜와 같은 나라들이 만나 서로 관계와 질서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중국 사행단 가운데 가장 막중한 역할을 한 이들이 바로 신년을 축하하기 위해 파견한 사신이다.

이는 조선뿐만 아니라 이웃 나라도 마찬가지로 정월 초하루 자금성에는 여러 나라 사신으로 북적였다.

정용연 작가는 '이달의 일기'에서 조선 후기 이기헌(李基憲)이 쓴 연행일기계본(燕行日記啓本)이란 사행일기를 다시 구성한 내용을 소개했다.

1801년(순조 1년) 서장관으로 간 이기헌은 자금성에서 태국 사신들을 만난 일화를 기록했다.

황제에게 인사하기 위해 명나라 관료들과 외국 사신들이 모두 나와 기다리던 참이었다.

그러나 실제 황제 얼굴을 보지 못했고 기대한 것보다 황제 의장물은 매우 간단했다.

이때 이기헌은 태국 사신들을 눈여겨보았는데 그들 차림새와 만남을 상세하게 적어 흥미를 끈다.

조선 사신들과 태국 사신들도 만났는데 태국 사신들 성명이 몹시 길다고 했다.

이기헌은 태국 사신과 관련해 "비록 고대 예법에 맞는 복식은 아니나 저들 나름대로 조복(朝服)을 갖춰 입은 것을 보니 그들 문화 역시 마냥 오랑캐 것으로 치부할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조창록 수석연구원(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은 '필담으로 하는 조선판 비정상회담'이란 글에서 한자를 중심으로 한 필담 교류를 소개한다.

필담을 나눈 홍대용과 엄성은 "천애지기(하늘 끝에서 자기를 알아주는 벗)", 박규수와 심병성은 "진정한 벗"이 되었다.

한필교와 박지원은 사행에서 교류로 당시 현실을 인식하고 다양한 정보를 얻기도 했다.

나라 바깥 구경을 하기가 몹시 어려운 조선 시대이나 신년하례를 목적으로 중국을 드나든 선비들이 남겨놓은 사행 기록에서 이웃 나라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다.

국학진흥원은 2011년부터 운영하는 스토리테마파크(http://story.ugyo.net)에 조선 시대 일기류 247권을 기반으로 창작 소재 5천480건을 구축해 검색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조경란 편집장(세종대왕기념사업회 편수부장)은 "이웃 나라, 이웃 나라 사람과 잘 지낼 수 있는 것은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 비롯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 시대 지식인이 북경에 가서 경험했을 비정상회담을 상상하며 현대 사회와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문화콘텐츠 창작을 기대한다"고 했다.

kimh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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