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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말맛 살린 '완벽한 통역' 화제

송고시간2020-01-08 07:39

최성재 씨…칸영화제부터 호흡, 단편영화 연출 경험도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자막, 그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Once you overcome the one-inch tall barrier of subtitles, you will be introduced to so many more amazing films)"

"언어의 아바타"…외신도 주목한 봉준호 감독 옆 그녀는 누구?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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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지난 5일(현지시간) 골든글로브 수상 직후 했던 소감이 연일 화제가 되는 가운데 이를 통역한 최성재(샤론 최) 씨에게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칸영화제부터 봉 감독과 호흡을 맞춘 최씨는 봉 감독 특유의 말맛을 살려 통역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봉테일'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꼼꼼한 봉 감독이 "언어의 아바타"라고 칭송했을 정도다.

영화계에 따르면 20대 중반인 최씨는 전문통역사가 아니라 한국 국적으로 미국에서 대학을 나왔고, 영화를 촬영하기도 했다. 영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봉 감독의 의도를 정확하게 살려 통역한다는 평을 듣는다.

최씨의 통역 실력은 지난달 10일 방송된 미국 NBC TV 간판 진행자 지미 팰런의 '더 투나이트 쇼'에서도 빛을 발했다. 지미 팰런이 줄거리 소개를 부탁하자 봉 감독은 "이 자리에서 되도록 말을 안 하고 싶다. 스토리를 모르고 가야 더 재미있을 것 아니냐"고 답했다. 최씨는 세심한 어휘 선택과 남다른 언어 세공술로 이를 맛깔나게 전달해 주목받았다.

봉준호 감독
봉준호 감독

지난 5일 열린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이 통역을 맡은 최성재씨[AP=연합뉴스]

이 방송이 담긴 유튜브 영상은 조회 수 100만뷰를 넘었고, 국적과 관계없이 "통역이 나를 사로잡았다" "통역이 놀랍다"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최씨의 각종 통역 영상은 유튜브에서 영어 교재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다.

외신들도 최씨를 주목한다. '더 할리우드 리포터'는 골든글로브 수상 후 봉 감독 등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례적으로 최씨에게도 마이크를 들이댔다.

진행자가 "당신도 스타가 됐다"며 소감을 묻자 최씨는 당황스러워했고, 이에 봉 감독이 나서 "그는 큰 팬덤을 가졌다. 우리는 언제나 그에게 의지하고 있고, 훌륭한 감독이기도 하다"며 치켜세웠다. 그러자 진행자는 "내년에는 영화감독으로서 이 자리에서 봤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영국 가디언지도 이달 2일 최씨 등을 조명하는 기사를 실으면서 "수상 시즌의 MVP", "세계 최고" 등의 세평을 전했다.

유려한 통역에 힘입어 '자막의 장벽을 넘자'는 취지의 봉 감독 골든글로브 수상 소감도 현지에서 회자하고 있다.

한 영화 평론가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봉 감독이 할리우드의 근시안적인 문화를 지적했다"고 썼다.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찍은 영화들만을 대상으로 상을 주는 것 자체가 포용적인 제스처가 아니라 더 큰 상을 받을 수 있는 경쟁을 막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생충'은 골든글로브에서 영어 대사가 전체 50%를 넘어야 한다는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작품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SNS에선 "자막을 읽기 싫어하는 미국인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등의 글들도 많이 올라왔다. 앞서 봉 감독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두고도 "국제적인 축제가 아니라 지역 축제"라고 일갈한 적이 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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