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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좀 뜸해졌네?…2·3·4·7호선 운행 줄었어요

송고시간2019-12-31 07:05

'가을 증편' 관례 깨고 더 줄여…서울교통공사 "열차 지연운행 방지"

노조 "일방적 근무시간 연장 결과물"…"출근시간 혼잡 심해져" 기관사 증언도

지하철 2호선
지하철 2호선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최근 서울 지하철이 예전보다 뜸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그 감은 틀리지 않았다.

지하철 1∼8호선 가운데 수송 인원 상위 5개 중 4개 노선인 2, 3, 4, 7호선의 운행 횟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2018년 이 4개 노선의 수송 인원 비율 합계는 1∼8호선 전체 대비 70%에 육박한다.

31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호선 운행은 지난달 16일부터 점진적으로 줄기 시작해 이달 23일부터는 총 18회 감소했다.

조정 전 하루 540회 운행에서 522회로 줄었다. 2호선은 2018년 1∼8호선 이용자 26억4천244만명의 30.52%인 8억656만명이 이용해 가장 붐비는 노선이다.

7호선은 지난달 16일부터 441회에서 439회로 2회 줄었다. 7호선은 지난해 수송인원 비율 14.24%로 2호선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사람이 이용했다.

이달 13일부터 3호선은 기존 298회에서 294회로, 4호선은 318회에서 314회로 나란히 4회씩 감축 운행에 들어갔다. 4호선 3호선은 수송인원 비율 각 12.33%, 12.29%로 4, 5위였다. 3위는 12.43%의 5호선이었다.

지하철 3호선
지하철 3호선

[연합뉴스 자료사진]

운행 감축의 원인을 놓고는 공사와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공사 측은 열차의 지연 운행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운행을 감축해야 열차 지연이 줄어든다는 것은 왜일까. 공사는 "특정 열차가 특정 역에 실제 도착한 시간과 예정 도착시간을 비교해 지연을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승객은 자신이 있는 역에 열차가 들어오기만 하면 지연이라고 볼 이유가 없다. 하지만 노선 전체를 살피는 공사로서는 이 열차가 언제 도착하기로 한 열차인지도 봐야 한다.

공사는 통상 지하철 수요가 적은 하절기에 운행을 조금 줄였다가 가을이 오면 다시 늘렸다. 하절기 시작과 종료 시점 등 연중 두 차례 조정이 일상적으로 있었다는 얘기다.

하절기가 끝날 때면 열차가 늘어나 열차 운행 지연 현상이 일부 발생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원상회복됐다고 한다.

지하철에서 간혹 듣는 '앞차와의 간격 조정에 따른 지연 운행' 안내 방송과 같은 현상이 주로 이때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유난히 10∼30분 정도의 긴 지연 현상이 더 자주, 오래 나타나 하절기가 끝났음에도 열차 운행을 줄이는 이례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이 공사의 설명이다.

지하철 4호선
지하철 4호선

[연합뉴스 자료사진]

노조는 이런 현상이 사측의 일방적인 승무원 근무시간 연장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풀이했다.

공사는 "예비 인력을 확보해 승무원 휴무·휴가를 보장하겠다"며 지난달 18일부터 승무원 평균 운전시간을 기존 4시간 30분에서 4시간 42분으로 늘렸다.

노조는 "근무시간 연장은 임금단체협약에 따라 정해야 하는데 사측이 일방적으로 늘렸다"며 반발했다. 이에 승무원들이 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휴일 지키기 운동'에 나섰고, 그에 따라 공사가 어쩔 수 없이 운행을 감축했다는 주장이다.

승무원 운전시간 연장과 각 호선 운행 감축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다.

노조는 '운전시간 평균 12분 증가'가 실제와는 괴리가 있다고도 했다.

노조는 "12분만 더 운행하고 열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교대장소까지는 무조건 더 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순환선인 2호선에서 시청역이 교대장소인데 12분을 더 근무해 시청역을 지나칠 경우 한 바퀴를 더 돌아서 다시 시청역으로 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평균 12분'은 운행 근무 시간 12분만 말하는 것이고 그에 따르는 다른 부대 근무를 합하면 훨씬 더 길어진다"며 "단순히 12분이 늘어난다고 반발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하철 7호선
지하철 7호선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반 승객 입장에서는 결국 그래서 지하철이 더 늦게, 뜸하게 와서 차내 혼잡이 심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 수밖에 없다.

공사 관계자는"승객이 힘들 정도로 운행을 많이 줄이지는 않는다"며 "더욱이 전반적으로 수송 수요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운행 감축이 이뤄진 호선에서 근무하는 한 기관사는 "운전석에서 대략적인 혼잡도 관찰이 가능한데 최근 출근 시간에 200%를 넘기는 경우가 있었다"고 전했다.

혼잡도는 열차 1량에 승객이 160명일 때를 100%로 본다. 320명이 타야 200%다. '승차 한계'는 230% 수준이다.

가장 사람이 많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 배차간격도 다소 넓어져 혼잡을 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통상적으로 러시아워 배차간격은 최대한 좁히려고 노력한다"며 "이번에는 2호선의 경우 감축 폭이 커서 러시아워 배차간격도 불가피하게 일부 넓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공사는 격년으로 열차 혼잡도를 파악·공개하므로 당장 운행 감축에 따른 혼잡도 변화를 비교 확인하기는 어렵다.

최근 자료는 2017년 것이다. 당시 자료로 볼 때 출근 시간대 9호선 급행열차 염창→당산 구간이 가장 높았는데 201%였다.

공사는 이번 운행 감축이 열차의 지연 운행 해소에 효과가 있는지 확인한 뒤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운전시간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서울시청 앞에서 노숙 투쟁을 벌이고 있다.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에 공사 경영진을 고발해둔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서울시, 노동부, 공사 모두 뚜렷한 진척이나 제안이 없는 상태"라며 "투쟁은 해를 넘길 것 같다"고 전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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