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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특별사면…전통적 지지층 시민사회·노동계 끌어안기

송고시간2019-12-30 11:05

주52시간제·최저임금 공약 후퇴 등으로 반발 큰 노동계 민심 고려한 듯

민노총 '제1노총' 등극 속 '김진표 총리' 카드 반대 등 영향력 실감

총선 4개월 앞두고 단행…'노동계 눈치 보기' 지적도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세 번째로 단행한 특별사면에 한상균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포함된 것은 현 정권의 전통적 지지층인 시민사회 및 노동계와의 관계를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민노총 등 노동계는 박근혜 정권의 노동정책에 극렬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현 정권의 출범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촛불민심을 주도한 정권의 핵심 지지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노동계는 최근 정부의 노동 관련 정책 움직임을 두고 대선 당시 내놓은 공약이 후퇴했다고 비난하며 연일 정권과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이 사과한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조치나 내년부터 주52시간제를 시행해야 하는 50∼299인 기업에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결정 등은 모두 노동계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한 전 위원장의 특별사면으로 노동계의 성난 민심을 다독이고자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시민사회와 노동계는 문 대통령 취임 후 줄기차게 적폐청산과 인권 회복을 위해 한 전 위원장을 석방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와 같은 요구를 무시하고 전통적·핵심적 지지층인 노동계와의 대립이 이어지는 것은 문 대통령에게 계속해서 짐이 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저서 '문재인의 운명'에서 노무현 정부 초기의 철도노조와 화물연대 파업을 두고 "참여정부의 개혁역량을 손상시킨 면이 크다"고 지적하는 등 노동계의 반발에 따르는 '리스크'를 경험한 바도 있다.

실제로 노동계가 일치단결해 영향력을 행사할 때마다 청와대와 정부는 적잖은 부담을 느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동계는 문 대통령이 취임한 지 채 두 달이 지나지 않아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등의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한 총파업을 단행했고, 그 뒤로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도노조 등의 파업으로 정권을 압박했다.

청와대가 차기 총리로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을 고려하다가 김 의원의 반(反)개혁적 성향을 문제 삼은 노동계의 반발에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새로운 카드로 찾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기도 했다.

한 전 위원장이 수장으로 있던 민노총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앞질러 '제1노총'으로 등극하는 등 몸집을 키운 것도 무시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노총이 참여하지 않은 채 운영 중인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완전체'로 만들기 위해서도 '한상균 특별사면' 카드를 적극적으로 고려했을 수 있다.

다만 이번 특별사면이 총선을 넉 달 앞두고 이뤄진 탓에 표심을 염두에 둔 '노동계 눈치 보기' 성격의 사면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는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의 실현을 위한 노력과 화합의 차원'이라는 이유를 제시했으나 시민사회와 노동계가 등을 돌린 채 치르는 총선의 승산이 낮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견해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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