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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제보] 15m라던 화장지, 줄자로 재보니…2m나 짧아

송고시간2019-12-28 07:00

제보자가 화장지 길이를 재는 모습
제보자가 화장지 길이를 재는 모습

[제보자 김모씨 촬영 제공]

[이 기사는 부산 부산진구 시민 김모(33)씨가 보내주신 제보를 토대로 연합뉴스가 취재해 작성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이게 어떻게 15m입니까, 13m이지. 실제 길이가 자그마치 2m나 짧은 거예요. 소비자가 일일이 재보고 사용할 수도 없는데 믿고 쓸 수 있게 만들어야지요."

부산에 사는 김모(33)씨는 이달 중순 한 온라인 판매중개업체 사이트를 통해 저렴하게 판매되는 화장지를 구매했다.

상품 소개에 명시된 규격은 너비 98㎜에 길이 15m였다.

화장지 판매 이미지
화장지 판매 이미지

[제보자 김씨 제공]

그러나 배송된 화장지가 가벼운 듯하고 다른 15m 길이 화장지를 쓸 때보다 빨리 닳는 것 같았다. 포장지에는 길이에 대한 표시가 없었다. 화장지를 산 사이트에 길이에 대해 문의 글을 남기자 15m가 맞다는 판매자 측 댓글이 달렸다.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김씨는 사용하지 않은 화장지 1개를 길게 늘어뜨려 줄자로 길이를 재 보았다.

화장지 끝은 줄자의 15m가 아닌 13m 지점에서 멈췄다.

영상 기사 제보자가 화장지 길이를 재는 모습
제보자가 화장지 길이를 재는 모습

[제보자 촬영 제공]

김씨는 28일 "해당 제품이 한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만 1만1천여개 넘게 팔렸다고 표시되는 등 다수 사이트에서 대량 판매됐다"며 "많은 소비자를 우롱한 데 대해 분통이 터져 판매 사이트에 항의하니 '확인하겠다'는 입장만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김씨뿐 아니라 이 화장지를 산 소비자 중 일부는 판매 사이트에 다른 화장지와 비교한 사진을 올리며 과대광고 아닌지 의심하는 후기를 올렸다.

해당 화장지 제조업체를 관할하는 충남 금산군청 위생과는 제보자 김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낸 민원을 접수하고, 27일 제조공장 현장 조사를 했다.

군청 위생과 관계자는 "완제품 2팩을 임의로 골라 뜯어서 화장지 2개의 길이를 재보니 13.2m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군청은 화장지 길이가 표기되지 않은 완제품 256개에 대해 폐기 조치토록 하고, 제품 포장지에 화장지 길이를 명기하지 않은 데 대해 표시 기준 위반으로 시정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군청 관계자는 "제품 규격을 포장지에 정확히 표기하지 않은 것은 내년 4월까지 유예 기간이 인정되고 있어 처벌 대상이라고 볼 수 없지만 추후 소비자 민원을 우려해 폐기 처분과 시정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 제품에 대한 허위 정보를 게시한 점에 대해서는 "군청 관할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온라인판매중개업체 사이트 후기에 올라온 비교 사진. 각각 오른쪽이 해당 제품.
온라인판매중개업체 사이트 후기에 올라온 비교 사진. 각각 오른쪽이 해당 제품.

[G사이트 캡처]

해당 화장지 생산·판매업체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화장지 길이가 실제와 다르게 표기, 판매된 것을 인정한다"며 "군청의 조치를 따르고 온라인 등의 잘못된 정보를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 쇼핑 사이트 중 일부와 최근 10여일간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제품을 사용했더라도 환불해주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제보자 김씨가 화장지를 구매한 온라인판매중개업체는 지속적인 항의가 계속되자 취재가 시작된 시점인 지난 26일 "배송된 화장지를 회수하고 환불해주겠다. 화장지 길이 표시도 수정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 내용대로 이후 상품 정보에서 길이를 15m가 아닌 14m로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가 화장지를 구매한 온라인 판매중개업체는 홈페이지에 올린 약관을 통해 "회사가 제공하는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는 구매자와 판매자 간 거래와 관련해 등록 물품의 품질, 완전성, 적법성, 판매자가 입력하는 정보와 게재된 자료의 진실성 등 일체에 대해 보증하지 않고 일체의 위험과 책임은 해당 회원이 전적으로 부담한다"고 밝히고 있다.

해당 화장지를 판매한 다른 온라인판매업체 관계자는 "오픈마켓은 통신 중계 매체다 보니 분쟁을 책임지기보다는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며 "그러나 품질 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높을 경우를 모두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아니고 각사 규정에 따라 문제가 심한 판매업체에 대해 광고 제한 등 제재를 가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제보자 김씨는 "휴지 만드는 기계가 거짓말을 할 리도 없는데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시원한 설명을 듣기가 너무 힘들다. 물건을 산 사람이 직접 재보고 지속해서 문제로 삼지 않았으면 이런 조치가 이뤄졌을지도 의문"이라며 "문제를 제기하는 특정 개인뿐 아니라 속아서 물건을 구매한 소비자 전체에 대한 배상과 공식 사과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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