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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제1 노총' 위상 커진 민주노총,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져야

송고시간2019-12-26 11:46

(서울=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조합원 수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앞질렀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8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민주노총 조합원(96만8천여명) 수가 한국노총(93만2천여명)보다 3만5천여명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노총이 창립(1995년) 이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노총을 누르고 '제1 노총' 자리를 차지했다. 민주노총이 노동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결과다.

우리나라 양대 노총인 민주·한국노총은 '노동 존중 사회'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빠르게 몸집을 불려 왔다. '조합원 100만명 돌파'의 선수를 친 쪽은 한국노총이었다. 한국노총은 지난 2월 대의원대회에서 작년 말 기준 자체 집계로 조합원 수를 103만명으로 보고했다. 민주노총은 3월 말 기준으로 그 수가 100만3천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공식 통계는 작년 말에 이미 민주노총이 조직 규모 면에서 한국노총을 추월했음을 보여 준다. 노동부와 양대 노총의 조합원 수 집계는 기준과 방식이 달라 편차가 있지만, 노동부의 집계가 보다 객관적이라고 볼 수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 수는 2016년까지만 해도 70만명에 못 미쳤으나 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71만1천명으로 뛴 데 이어 1년 만에 96만8천명으로 36%나 급증했다. 민주노총은 공공 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정책 전환 정책 등에 힘입어 이처럼 '고속' 성장할 수 있었다.

민주노총이 제1 노총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면서 노정관계와 사회적 대화 기구의 구도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양대 노총 중에서도 제1 노총은 노동계가 참여하는 정부 기구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지분을 가질 수 있다. 한국노총은 위상이 변하면서 지금까지 누려온 '프리미엄'도 내놔야 할 처지가 됐다. 최저임금위원회의 경우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은 9명이며 이중 한국노총 추천 위원은 5명, 민주노총 추천 위원은 4명이다. 앞으로는 그 반대가 될 수 있다. 재정운영위원회와 노동위원회도 마찬가지다. 한국노총이 참여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무게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노동계의 대표성을 민주노총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경사노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지만, 민주노총은 불참을 고수하고 있다.

'인간다운 삶과 존엄성'을 기치로 내건 민주노총은 창립 이후 20여년간 노동기본권 쟁취부터 산업재해 추방까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주력해왔다. 민주화와 통일운동에도 앞장섰다. 창립선언문에서 다짐한 것처럼 '생산의 주역이면서 사회개혁과 역사 발전의 원동력'으로서 우리 사회의 일익을 담당해 온 점은 평가할 부분이다. 하지만, 이제 민주노총은 제1 노총 진화를 계기로 거듭나야 한다. 양적 성장을 통해 스스로 '권력'이 되려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뼈를 깎는 자세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과거 독재정권 하에서 벌였던 투쟁 일변도의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불법과 횡포의 구태를 벗어 던져야 한다. 특히 제1 노총의 위상에 걸맞게 사회적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청년실업·일자리·양극화·고령화 등 특정 이익·사회 단체의 울타리를 넘어 각계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올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기에 "민주노총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절대 회피하지 않겠다"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의 신년사를 되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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