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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신화는 이제 그만"…GDP의 정체를 밝히다

송고시간2019-12-26 11:28

데이비드 필링의 저서 '만들어진 성장', 기존 믿음에 도발적 제언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GDP(Gross Domestic Product·국내총생산)의 실체는 과연 뭔가? 누가, 언제, 왜 만들었을까?

지난 70여 년 동안, 세계 경제를 주도한 것은 GDP라는 지표였다. 이는 경제성장의 현주소를 보여주며 우리의 경제와 사회가 얼마나 성숙해가는지 측정하고 판단해주는 핵심 도구가 됐다.

하지만 그 실체를 정확히 아는 이는 드물다. 그저 오르면 오를수록 좋다고 여길 뿐이다. GDP가 성장하면 세상이 잘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이게 떨어지면 그렇지 못하다며 불안감에 빠져든다.

'만들어진 성장' 저자 데이비드 필링은 "우리가 보고 있는 GDP라는 거울은 세면대 거울처럼 사물을 말끔하고 또렷하게 비춰주는 도구가 아니다"고 경계한다. 오히려 사물을 상당히 왜곡시켜 보여주는 놀이동산의 거울과 비슷하며, 이는 현실과의 괴리를 점점 키운다고 비판한다. 이를테면 '깨진 겨울'이라는 것이다.

저서 '만들어진 성장'은 흔히 말하는 경제성장률 척도인 GDP를 면밀히 분석하며 그 오류를 짚어낸다. 그리고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보도록 새로운 경제 비전을 제시한다.

흔히 GDP에 근거해 우리 경제가 성장했다고 말하지만 실제의 삶은 그만큼 나아지지 않아 의아스러울 때가 많다. 이는 경제학자들이 만들어내고 발표하는 공식 수치가 대중이 느끼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경제학자들이 정한 전문적인 수치가 현실과 얼마나 다른지 보여주며 우리의 삶과 진정한 행복을 위해 무엇을 따라야 할지 생각게 한다. 사용되고 있는 경제성장 측정법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며 이를 신성시하는 문화를 깨고자 하는 것이다.

GDP라는 개념이 맨 처음 등장한 것은 1930년대였다. 당시 세계를 휩쓴 대공황에 대응키 위해 만들어졌고, 제2차 세계대전을 준비하고자 개정됐다. 미국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가 만든 GDP 개념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생산만 되면 무조건 측정할 뿐 도덕과 윤리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제조업 시대에 탄생한 이 개념은 오로지 돈에만 관심을 쏟는다. 돈이 오가지 않는 거래 행위 따위에는 그야말로 오불관언이다. GDP가 문명 발전을 측정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는 정반대라는 것. GDP에 기반한 경제성장은 불평등 심화나 무역수지 불균형에 대해선 설명해주지 못한다.

저자는 "경제성장의 문제는 끝없는 생산과 소비를 요구한다는 것이다"며 "현대 경제학은 인간의 물욕에 끝이 없다고 기본적으로 가정한다. 경제성장에 대한 과도한 믿음의 명백한 문제 중 하나는 소득의 불평등한 분배를 가려버린다"고 안타까워한다.

"경제라는 관점에서 보면 세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좋은 상황이다. 인류의 구매력 역시 사상 최대 수준이다. 하지만 부자들만 점점 더 부자가 되고 당신의 생활 수준에는 변화가 없다면 이렇게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대체 이 성장이 무엇을, 그리고 누구를 위한 것인가? 우리는 이제 데이터를 숭배하는 사이비 종교에 갇혀버렸다."

"경제성장에 대한 숭배는 거의 도착증의 수준에 이르렀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라면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해도 된다는 생각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끝없는 경제성장의 추구는 결국 인류를 멸종으로 몰아갈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건강한 미래를 위해 GDP가 속수무책인 '자연'과 '행복'에 주목하자"고 당부한다. 공리주의자 제러미 벤담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기치로 창안한 행복론과 국가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 지수를 중심으로 행복에 대해 본격 논의해보자는 얘기다.

이콘. 조진서 옮김. 360쪽. 1만8천원.

만들어진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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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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