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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여왕 성탄메시지 "꽤 험난한 해였다"

송고시간2019-12-24 22:50

"신뢰와 희망 속에 내디딘 작은 발걸음들이 차이와 분열 극복할 것"

브렉시트 혼란상, 차남 앤드루 왕자 문제 등에 따른 고뇌 담은 것이란 해석

올해 성탄절 메시지를 녹화하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성탄절 메시지를 녹화하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로이터=연합뉴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93)이 성탄절 메시지를 통해 올 한해가 "꽤 험난한 해"였다면서도 분열을 극복하려는 작은 발걸음들이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BBC 방송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여왕은 사전 녹화한 크리스마스 특별 메시지를 성탄절인 오는 25일 오후 3시(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을 통해 발표한다.

24일 주요 언론에 사전 공개된 메시지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은 "신뢰와 희망 속에 내디딘 작은 발걸음들이 해묵은 차이와 깊이 뿌리박힌 분열을 극복해 화합과 이해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길이 물론 항상 평탄한 것은 아니고, 올해는 때때로 꽤 험난하게 느껴졌지만, 작은 발걸음이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왕의 이런 메시지는 올 한해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영국 정치권이 극심한 대립과 혼란을 겪은 이후 최근 총선에서 보수당이 압승함으로써 내년 1월 31일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가 험난했다고 한 것에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상에 더해 여왕의 가정사로 인한 고뇌도 담긴 것으로 풀이됐다.

대표적인 것이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의 성 추문이다.

성범죄 혐의로 체포된 뒤 숨진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던 앤드루 왕자는 과거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안마사와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언론과 소셜미디어에서 맹렬한 비난에 직면했다.

결국 그는 왕실 일원으로서 공식 임무를 중단할 것이며 사법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에든버러 공작)의 건강도 여왕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문제다.

올해 98세의 고령인 필립공은 숙환에 따른 진료와 치료를 위해 나흘간 입원했다가 이날 아침 퇴원, 여왕과 다른 왕실 가족이 있는 노퍽의 샌드링엄 영지에 합류했다.

여왕은 또한 이날 메시지에서 2차 세계대전이라는 참화를 통해 쟁취한 자유와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켜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과거의 차이를 뒤로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감으로써 우리는 예전에 엄청난 비용을 치르고 얻어낸 자유와 민주주의를 영예롭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차대전 당시 직접 장교로 참전했던 엘리자베스 여왕은 지난 6월 5일 영국 포츠머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행사에 테리사 메이 당시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과 함께 참석한 바 있다.

여왕의 이번 성탄절 메시지는 지난 12일 영국에서 총선이 치러진 직후 녹화됐다.

여왕은 윈저궁에서 가족들의 사진이 놓인 책상 앞에 앉아 디자이너 앤젤라 켈리가 디자인한 로열블루 색의 캐시미어 드레스를 입고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 브로치를 착용하고서 녹화했다. 이 브로치는 빅토리아 여왕이 1840년 결혼 선물로 남편인 앨버트 공에게 받은 것이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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