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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제보] 삼청동 인도 곳곳에 유료주차 팻말…얌체 상혼 '눈살'

송고시간2019-12-28 06:30

[이 기사는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시민 이모(50대)씨가 보내주신 제보를 토대로 연합뉴스가 취재해 작성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김민호 인턴기자 = "사람이 지나다니는 인도를 유료 주차장으로 쓰는 경우가 어디 있나요. 가뜩이나 외국인 관광객이랑 미술관 관람객 등 인파가 몰리는 곳인데…"

사업을 위해 경복궁 주변을 1주일에 한두차례 찾는 이모(50대)씨는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뒷길을 지날 때마다 인도의 절반을 점령한 차들에 불편함과 불쾌함을 느낀다.

인근 식당과 카페, 제과점 등과 계약을 맺은 발렛파킹(주차대행) 업체가 유료 주차 팻말을 설치한 채 폭 3m 정도에 불과한 인도에서 주차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대가 되면 180m 길이의 편도 1차선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한다.

이씨는 "더 화가 나는 점은 인도 곳곳에 버젓이 '유료 주차'라고 써 붙여 놓은 표지판"이라며 "공유지인 인도를 특정 주차 대행업체가 독점해 돈을 받고 있는데 이게 봉이 김선달이 아니고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삼청동의 인도 곳곳에 세워진 '유료 주차' 팻말
서울 삼청동의 인도 곳곳에 세워진 '유료 주차' 팻말

[촬영 이상서, 김민호)

지난 24일 오후 1시께 찾은 이곳의 인도 곳곳에는 '유료 주차'라고 써 붙인 원형 주차금지 팻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식당 손님이 도로에 대놓은 차와 주차 대행업체 직원이 넘겨받은 차 등 10여대가 뒤엉키면서 도로 전체가 혼잡했다. 주차된 차량 탓에 인도가 막혀 행인들이 차도로 돌아가는 위험한 상황도 종종 연출됐다.

삼청동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도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한국에 출장 온 홍콩인 케닉스 추(50)씨는 "공유지를 사유지로 유용하는 건 말도 안 된다. 불법이 당연하다"며 "수십개국을 다녔지만 이런 경우는 못 봤다"라고 말했다.

해당 주차 대행업체는 문제 될 게 없다는 설명이다.

이 업체에서 일하는 A씨는 "삼청동 주변 식당과 카페 10여곳과 대리 주차 계약을 맺고 있다"라며 "대리주차비 3천원과 시간당 6천원의 요금을 받고 있으며 넘겨받은 차는 주차장이나 인근 인도에 세운다"고 말했다.

그는 "구청과 다 협의해 놨으니 인도에 대도 상관이 없다"라며 "도로 전체를 사업자 등록을 해놔서 단속에 걸릴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종로구청 측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종로구 주차관리과 관계자는 "(단속을 안 하겠다고) 협의한 적도 없고 어떤 상황이라도 인도 주차는 허가해줄 수 없다"며 "오히려 주민 신고를 독려하고 단속을 늘리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현장 단속시 이를 눈치챈 업체가 차를 빼는 경우가 많아 매번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는 한계는 있다"며 "주차 관련 민원이 더 심해질 경우 고정형 단속 카메라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행인들이 인도를 점령한 차량을 피해 차도로 지나가고 있다
행인들이 인도를 점령한 차량을 피해 차도로 지나가고 있다

[촬영 이상서]

근본적인 문제는 상점들이 주차 공간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은 데 있다. 주변 식당과 카페 8곳의 주차 공간은 총 10면에 못 미쳤으며, 제대로 차를 댈 수 있는 공간은 절반에 불과했다.

2013년 개정된 서울시 주차장 설치 및 관례조례법에 따르면 일반음식점을 세울 때 시설면적 134㎡당 주차면수 1면을 마련해야 하지만 개정 이전에 지어진 건물은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인근 식당들은 주차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인정하면서도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곳에서 22년째 한식당을 운영하는 한모(51) 대표는 하루 평균 20명 이상이 차를 갖고 식당을 찾지만 주차장이 5대만 수용할 정도로 작은 점을 5년 전 주차 대행업체와 계약한 이유로 들었다.

한 대표는 "주차난가 심화한지 오래인데 지자체는 나 몰라라 하고 주민들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이라며 "주변 상인들이 겪는 상황을 고려해 달라"고 하소연했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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