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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좀체 안 풀리는 패스트트랙 체증, 막판 대타협 기대한다

송고시간2019-12-13 17:40

(서울=연합뉴스) 국회 신속처리 안건인 패스트트랙(패트) 법안이 몹시 덜컹대면서 종착지를 향하고 있다. 여야가 본회의 의결 절차에 관한 원칙에 합의하며 막판 가속이 붙을지 주목되지만, 대치 상태가 이어져 여간 답답한 게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13일 패트에 나란히 실려있는 선거법 개정안과 검찰 개혁 법안의 본회의 상정 원칙에 뜻을 모았다.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뼈대로 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등을 일괄 상정한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지난 본회의 때 미처 처리하지 못한 예산 부수 법안과 민생법안, 그리고 최장 숙려기간 330일이 지난 또 다른 패트 법안인 유치원 3법도 상정하기로 했다. 패트 법안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은 그러나, 선거법 개정안 등 해당 안건에 대해서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의사진행 방해)를 하기로 했다. 여야가 국회법 테두리 안에서 절차를 밟아나가며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나선 것으로 보여 그나마 다행스럽다.

이번 합의로 여야가 대충돌의 위험을 일단 줄인 듯하지만, 패트 법안의 운명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민주당은 짧은 회기의 임시국회를 여러 차례 열어 선거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하나하나 법안을 순차적으로 통과 시켜 나갈 방침이다. 쪼개기식 임시회 전략은 필리버스터에 걸린 안건은 다음 회기 때 반드시 표결해야 한다는 국회법을 활용한 고육지책이다. 민주당은 다수결 처리에 대비하여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의 단일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물론, 한국당에 협상의 문은 계속 열려있다는 태도를 보이면서다. 이에 맞서 한국당은 법안 결사 저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선거법 개정안은 좌파 장기집권으로 가는 길이고 공수처는 그 정권의 보위 수단이 될 거라고 주장한다. 법안의 세부 내용을 놓고서 '주고받기'하여 타협할 성질이 아니라고 보는 셈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이날 합의도 불안정하기 짝이 없다. 당장 한국당은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됐던 본회의 첫 안건인 임시회 회기 결정 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이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다는 게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의 말이었다. 한국당이 이러고 나와 3당 교섭단체 간 재협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본회의는 계속 지연됐다.

이날 국회가 돌아가는 꼴을 보면 여야가 입법 마비와 국회 무능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해 미봉책을 무리하게 내놓은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이후, 각자 갈 길을 가기 위해 알리바이를 만들고 있다는 의심도 떨칠 수 없다. 민주당은 '끝까지 노력했으나 한국당이 협상에 임하지 않아 다수결 처리는 불가피했다'는 시나리오를, 한국당은 '명색이 제1야당인 우리 당을 민주당이 철저하게 협상에서 배제하고 수의 횡포로 내달렸다'는 각본을 준비하고 있다면 비관적이다. 그런 만큼 지금처럼 꽉 막힌 정국에서는 여야가 여론을 의식해 서로 정치적 시늉이라도 하고 나서는 것이 실낱같은 가능성을 보이는 희망일 수 있다. 패스트트랙 법안들은 앞으로 한국 사회에 끼칠 영향이 매우 큰 중대 의제다. 내년 4월 총선의 예비후보등록이 오는 17일 시작하는데, 아직도 총선 룰을 마련하지 못한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이기도 하다. 이들 의제는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국회가 한담을 나누는 살롱이 아닌 이상, 치열하게 다투고 요란하게 부딪히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결정의 순간에 닥쳐서는 서로 다른 이익과 견해를 협의하고 조정해서 타협하는 것이 필수다. 여야의 대타협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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