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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주의' 논란 노벨문학상 한트케, 시상식 연회 자리배치 소외

송고시간2019-12-11 02:23

터키와 크로아티아 등 보이콧 잇따라…스웨덴 왕가와 멀찍이 배치

노벨평화상 에티오피아 아비 총리 "전쟁은 지옥"

노벨상 시상식장에서의 한트케(右) [AP=연합뉴스]

노벨상 시상식장에서의 한트케(右) [AP=연합뉴스]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올해 노벨상 시상식에서 '인종주의 옹호' 논란을 일으킨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페터 한트케가 수모를 겪었다.

터키와 크로아티아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시상식을 앞두고 공개적으로 한트케의 수상을 비판하면서 불참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한트케를 '인종주의자'라면서 "인권침해에 대해 상을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고 내전으로 큰 피해를 본 크로아티아도 외무부 성명을 통해 한트케를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의 '위대한 세르비아' 정책의 지지자"라며 시상식 불참 입장을 밝혔다.

앞서 크로아티아와 마찬가지로 내전의 참화를 입은 코소보와 알바니아도 한트케의 수상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오스트리아 출신인 한트케는 대표작 '관객모독'을 집필했으며, 유고 내전을 주도한 세르비아계를 두둔하고 인종 청소를 부정하는 등의 언행으로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2006년 전범으로 체포돼 구금 생활을 하던 중 사망한 밀로셰비치의 장례식에서 그를 '비극적인 인간'으로 묘사하는 조사를 낭독하기도 했다.

유고 대통령 출신인 밀로셰비치는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자극해 내전을 일으킨 인물로, 크로아티아·보스니아·코소보 등에서 벌어진 대학살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됐다.

한트케는 지난 6일 한림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유고 내전의 인종학살에 대한 질문에 "당신의 무지한 질문보다 화장실 휴지가 낫다"고 답하기도 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한트케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이 전통적으로 초청받는 스톡홀름 교회의 고등학교 행사에 초청받지 못했다.

이 고등학교 학생들은 다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한트케와 달리 노벨문학상 공동 수상자인 폴란드의 올가 토카르추크는 초청받았다.

더구나 시상식 연회장에서 한트케는 스웨덴 왕가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좌석에 앉았다.

역시 한트케와 달리 토카르추크는 스웨덴 국왕인 칼 구스타프 16세와 다니엘 왕자 사이에 앉았다. 주최 측은 좌석 배치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여기에 스톡홀름에서는 한트케의 수상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한편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린 노르웨이 오슬로에서는 올해 평화상 수상자인 아비 아머드 알리(43) 에티오피아 총리가 자국 내 민족 간 단합과 이웃 국가인 에리트레아와의 화해 노력을 호소했다.

아비 총리는 지난 10월 20여년 간 국경분쟁을 벌여온 에리트레아와의 화해를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전쟁은 모든 관련된 이들에게 지옥"이라며 "나는 지옥에서 돌아왔기 때문에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비 총리는 군인으로서 에리트레아와의 전투에 참전한 바 있다.

그는 "20년 전에 에티오피아군에서 무선통신병이었다"면서 "잠시 안테나 신호를 잡기 위해 부대를 떠났는데, 다녀오니 부대원들이 모두 폭격을 받아 전멸한 것을 발견하고 소름 끼쳤다"고 말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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