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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자 큰 스승"…김우중 빈소에 총집결한 대우맨들(종합)

로열티 유독 강한 대우…김우중 사단이 장례 맡고 온라인 추모도
"언젠가 재평가 기대"…서정진·김현중 등 스타경영인 산실

(수원=연합뉴스) 김영신 권준우 기자 = "김우중 회장님은 저희와 평생을 함께한 가족이자 큰 스승님이었습니다. 엄격하지만 동시에 자상했고, 부하들을 아주 끔찍이 사랑하셨습니다"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측근인 김태구(81) 전 대우자동차 회장은 10일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김 전 회장 빈소에서 이같이 고인을 추모했다.

김 전 회장은 아주대병원에 숙환으로 11개월 간 입원하다 전날 오후 11시50분 별세했다. 이날 오전 10시 조문이 시작되기 전부터 옛 대우그룹 출신 인사들이 속속 빈소에 도착했다.

김우중 전 회장 빈소 조문하는 조문객들
김우중 전 회장 빈소 조문하는 조문객들(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에서 조문객들이 조문하고 있다. 2019.12.10

김태구 전 회장을 비롯해 장병주 전 ㈜대우 사장, 장영수·홍성부 전 대우건설[047040] 회장, 강병호·김석환 전 대우자동차 사장, 유기범 전 대우통신 사장, 추호석 전 대우중공업 사장, 신영균 전 대우조선공업 사장 등 '김우중 충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우그룹 해체 후 뿔뿔이 흩어졌던 '대우맨'들이 2009년 김 전 회장을 중심으로 모여 설립한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장례 절차 전반을 맡았다.

㈜대우의 마지막 사장이자 김 전 회장의 최측근인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은 김 전 회장이 평소 밝힌 유지와 최근의 건강 상황 등을 상세히 전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대우맨'들은 백발 노인부터 아직 현직에 있는 중년까지 다양했다. 전날 밤 부고가 전해진 후 전국에서 대우맨들이 줄지어 장례식장을 찾고 있으며, 온라인으로도 애도를 표했다.

공항에서 눈 붙이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공항에서 눈 붙이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서울=연합뉴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11시50분 숙환으로 향년 83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출장을 위해 찾은 공항에서 눈을 붙이고 있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모습. 2019.12.10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페이스북에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만든 '김우중 회장님 사이버 분향실' 페이지도 "회장님이 저희 세대를 위하는 마음 덕에 직장 생활을 하고 있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첫 직장 대우에서 배운 자산으로 인생의 기반을 단단히 했다" 등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빈소에 삼삼오오 모여 고인을 추모하던 대우맨들은 김 전 회장이 '후세를 위한 희생'을 강조했다고 일제히 입을 모았다.

김태구 전 회장은 "우리 다음 세대가 잘 살기 위해 지금 우리가 희생하자는 것이 그 양반(김 전 회장)의 생각이었다"며 "그 뜻을 이어서 세계경영연구회가 해외에서 활발하게 청년 사업가들을 양성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우맨들은 김 전 회장이 지독한 '워커홀릭'이었다고 추억했다. 김 전 회장은 1990년대 해외 시장 개척을 기치로 선언한 '세계 경영'에 따라 1998년 말 현지법인 396개를 포함해 해외 네트워크 589곳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회사를 키웠다.

당시 김 전 회장을 수행한 인사들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이 1년의 3분의 2 이상을 해외에 머물면서 밤늦게까지 거의 잠을 자지 않고 일정을 소화하는 탓에 비서나 수행 직원들이 1년 이상을 못 버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힘들어했다고 한다.

자전거 타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자전거 타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서울=연합뉴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11시50분 숙환으로 향년 83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1988년 옥포에서 자전거를 타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모습. 2019.12.10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 전 회장은 재계 2위 그룹의 총수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부도를 내고 해외도피 생활을 하는 등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보냈다. 불미스럽게 그룹이 해체됐지만, 몸 담았던 대우맨들의 회사에 대한 로열티는 당시 어깨를 겨눴던 삼성, 금성(현 LG), 현대 등 다른 그룹보다 높기로 유명하다.

대우맨들은 김 전 회장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대우전자 사장 시절 가전을 탱크처럼 견고하게 만든다는 '탱크주의'로 전성기를 이끌었던 배순훈 글로벌경영협회장은 "김 전 회장은 우리나라 경제가 지금 이렇게까지 발전하는 동력을 제공한 분으로, IMF 때 정부와 잘 타협했으면 해체까지 안해도 됐을 것"이라며 "그 공로를 세상 사람들이 별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1984년 ㈜대우에 입사해 회사가 부도난 1999년까지 재직하다 부장으로 퇴직한 한 인사는 "다른 기업보다 자유롭고, 특히 김 전 회장이 평직원들과도 스스럼없이 직접 교류를 하며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김 전 회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우리에게는 좋은 분으로 기억된다. 언젠가 재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질문에 답하는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사장
질문에 답하는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사장(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0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에서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사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2.10

김 전 회장은 일찍부터 학연이나 지연 등이 아닌 능력과 성과로 인재를 발탁한 것으로 유명했다. 대우맨들 중 일부는 그룹이 해체된 후에도 재계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셀트리온[068270] 서정진 회장, 한화그룹 김현중 전 부회장, 바이오리더스[142760] 박영철 회장, 아주그룹 이태용 부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서정진 회장은 대우그룹 컨설팅으로 김 전 회장을 만났다가 당시 34세에 대우그룹 임원으로 영입됐다.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하면서 실직한 이후 대우 동료들과 셀트리온 전신인 넥솔바이오텍을 설립, 셀트리온을 시가총액 20조원이 넘는 '바이오 신화' 기업으로 일궈 김 전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를 중심으로 김 전 회장 주변인들은 고인의 뜻을 받들어 해외 청년 사업가 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대우세계경영회는 현재 회원 4천700여명, 해외 지회 37개소 규모다.

"가족이자 큰 스승"…김우중 빈소에 총집결한 대우맨들(종합) - 7

shin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2/10 15: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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