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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포착] 묘한 표정 짓고 퇴장하는 이세돌

송고시간2019-12-07 07:00

500전 499승 알파고한테 유일한 패배를 안긴 인간

묘한 표정의 이세돌
묘한 표정의 이세돌

이세돌 9단이 2016년 3월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기자회견을 마친 뒤 묘한 표정을 지으며 퇴장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인류와 인공지능이 겨룬 세기의 대결이 펼쳐진 지 약 3년 9개월이 지났다. 바로 '인류 대표' 이세돌과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대결이다.

사진은 말쑥한 정장 차림 이세돌 9단이 2016년 3월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5국을 마치고 기자회견이 끝난 뒤 퇴장하는 장면을 포착한 것이다.

이날 오후 8시에 발행한 사진은 제목이 '<세기의 대국> 밝은 표정의 이세돌'. 사진부 한종찬 기자는 "이세돌 9단이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기자회견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란 설명을 달았다.

그런데 '밝은 표정'이란 제목과 달리 이세돌은 표정이 묘하다. 살짝 미소가 감돌면서도 쓸쓸해 보인다. 이런 표정은 기자회견에서 한 "실력 우위는 인정 못하겠지만 집중력은 역시 사람이 이기기 어려운 것 같다"는 말속에 실마리가 있을 것 같다.

그는 이튿날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어제 아쉬운 마음으로 밤을 보냈다. 이기고 싶고,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울컥했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역사적인 대국은 9일 시작했다. 인류의 승리를 점친 이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이세돌이 1국에서 불계패를 당하자 전 세계에서 모여든 취재진은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는 보도를 잇달아 내보냈다. 이어진 두 차례 대결에서도 이세돌은 돌을 던져 5판 3승제 승부는 이미 결정나버렸다.

하지만 13일 열린 4국은 달랐다. 이세돌은 이날 대결에서 기적 같은 첫 승리를 거뒀다. 슈퍼컴퓨터 1천202대가 연결된 최신 알고리즘 기술로 무장한 알파고를 인간 능력으로 무너뜨린 아름다운 승리였다. 첨단 인공지능프로그램과 500번 대국해 499승을 거둔 알파고한테 안긴 유일한 패배였다.

이세돌은 이날 인터뷰에서 "정말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1승"이라고 했다.

이세돌이 최근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달 19일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24년 4개월에 걸친 프로기사 생활을 마감했다. 지난달 2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는 "인공지능이 나오니, 미친 듯이 해서 다시 일인자가 돼도 제가 최고가 아니더라. 내가 지독하게 해도 컴퓨터에 밀린다는 것을 느꼈다"는 은퇴 소감을 피력했다.

이어 그는 알파고를 무너뜨린 '신의 한 수' 백 78수에 대해 ""꼼수죠, 뭐"라며 "정확히 받으면 안 되는 수였다. 지금도 '절예'(중국의 바둑AI)에서 그런 버그(오류)가 일어난다. 절예가 사람에게 두 점 바둑에서 잘 안 지는데, 질 때는 묘하게 진다. 버그다"라고 했다.

12세 때인 1995년 7월 입단 후 18차례 세계대회 우승, 32차례 국내대회 우승 등 모두 50회 우승한 그는 인공지능 알파고를 이긴 최후의 인간으로 남았다. 알파고도 2017년 5월 중국 커제 9단과 대국을 마지막으로 은퇴했기 때문이다.

그는 오는 18일과 19일, 21일에 걸쳐 서울과 전남 신안에서 NHN 바둑 인공지능 '한돌'과 고별 대국을 펼친다. 마지막 대국을 끝내고 그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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