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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교황청 '텔레비전 전도사' 美대주교 시복식 연기

'복자'로 인정된 풀턴 신 대주교 관련…이유는 언급안해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령에 따라 이달 진행하기로 한 미국인 추기경의 복자(福者) 추서 의식이 돌연 연기돼 그 배경에 궁금증이 인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주(州) 피오리아교구는 당초 오는 21일 '최초의 텔레비전 전도사'로 불린 풀턴 신 대주교(1895∼1979)의 시복(諡福) 의식을 열기로 했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6월 신 추기경이 '하느님의 종'으로서 성덕과 기적을 행한 점을 인정해 시복 교령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시복은 거룩한 삶을 살았거나 순교한 이에게 복자 칭호를 허가하는 교황의 공식 선언이다.

교황청은 사제에 대해 영웅적 덕행 정도와 기적(miracle)의 유무를 조사·검증한 뒤 교황의 승인을 받아 가경자(可敬者), 복자, 성인(聖人) 등의 호칭을 수여한다.

가경자는 성덕만 인정된 사제에게 부여되고 이후 한 번의 기적이 인정되면 복자, 두 번 이상의 기적이 검증되면 성인으로 각각 추서된다.

그런데 피오리아교구의 대니얼 젠키 주교가 이날 돌연 시복식을 연기하겠다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젠키 주교는 시복식이 차후 언제 열릴지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시복식 연기는 바티칸 교황청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교황의 교령에 따라 확정된 시복식이 연기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프란치스코 교황. [바티칸 A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바티칸 AP=연합뉴스]

연기 이유에 대해 젠키 주교는 많은 미국 주교들이 재고를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하면서도 구체적인 내막은 공개하지 않았다.

아울러 최근 가톨릭계에서 잇달아 불거진 사제의 미성년자 성 추문 의혹을 의식한 듯 신 대주교에 대해선 그러한 의혹 제기가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도 없다고 강조했다.

1919년 피오리아교구에서 사제품을 받은 신 대주교는 전 세계적으로 미디어를 통한 복음 전파를 선도한 인물로 꼽힌다.

그가 1930∼1950년 진행한 미국 NBC 라디오 프로그램 '가톨릭 시간'(The Catholic Hour)은 400만명의 청취자를 사로잡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TV로 옮겨 1957년까지 '가치 있는 삶'(Life is Worth Living)이라는 프로를 진행했다. 이 프로 역시 3천만명의 시청자를 확보하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전 80여권의 책을 저술하기도 한 신 대주교는 해당 프로에서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 나치의 아돌프 히틀러와 옛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을 맹렬히 비판하는 등 사회 참여적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luc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2/04 19:5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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