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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발표로 '김기현 비위' 처리경위 일부 공개…檢수사는 지속

비위 제보 '가공·전달 경위' 추적 이어갈 듯…"문서 가공은 인정한 셈" 해석도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PG)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PG)[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박재현 기자 = 청와대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주변의 비위 첩보를 외부에서 제보받았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른바 '하명수사 의혹'의 출발점인 첩보 생성과 이첩 과정이 일부 드러났다.

청와대는 민정수석실이 적극적으로 수집한 첩보가 아니고 경찰에 이첩한 과정도 일상적인 제보 처리 절차에 불과하다고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반면 검찰은 최초 접수된 제보가 민정비서관실에서 일부 가공된 점에 주목해 전달까지의 과정에 개입한 인물이 더 있는지 추적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자체조사 결과가 각종 증거에 비춰 실체적 사실에 부합하는지도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4일 청와대에 따르면 김 전 시장 관련 첩보는 2017년 10월 민정비서관실에 파견된 A 행정관이 휴대전화 SNS를 통해 제보받아 문서로 정리했다. A 행정관은 경찰 출신 또는 특별감찰반 소속이 아니며, 제보자는 과거 캠핑장에서 만나 알게 된 공직자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A 행정관은 제보 내용을 문서파일에 옮겨 일부 편집하는 식으로 사실관계를 정리했다. 이후 반부패비서관실과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거쳐 같은해 12월28일 울산지방경찰청에 이첩됐다.

이 과정에서 백원우 당시 비서관을 비롯한 민정비서관실 직원이 관여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백 전 비서관뿐만 아니라 A 행정관 역시 기억이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만큼 일상적으로 첩보를 전달하는 과정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민정비서관실이 반부패비서관실과 별도로 운영한 특별감찰반에서 일했다가 지난 1일 극단적 선택을 한 B 수사관은 김 전 시장 첩보와 무관하다는 게 청와대의 결론이다. 그러나 청와대 자체조사가 보관된 일부 문건과 당사자들의 기억에 의존해 이뤄진 만큼 의문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검찰은 A 행정관이 SNS 제보를 스스로 정리했다는 청와대 해명을 주목하고 있다. 이른바 '백원우 특감반'에 소속됐는지와 관계없이 고위공직자 감찰은 민정비서관실 업무 범위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A 행정관 등 청와대 내부 인사가 제보에 손을 댔다면 경찰에 건네진 문건의 명의는 달라지게 된다.

[그래픽] 전 울산시장 비위 첩보 전달 과정
[그래픽] 전 울산시장 비위 첩보 전달 과정

검찰은 최초로 접수된 SNS 제보가 A 행정관의 '정리 작업'을 거쳐 반부패비서관실·경찰청·울산지방경찰청으로 전달되는 과정에 누가, 얼마나 손을 댔는지를 면밀히 추적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 해명에 대해 "제보를 원문 그대로 전달한 게 아니라 정리하는 과정을 거쳤으므로 비위 첩보에 대한 가공이 있었다는 점은 사실상 인정한 셈이 아니냐"라고 해석했다.

제보자의 신원과 제보 의도를 민정수석실이 어디까지 파악하고 있었는지도 수사 초점 가운데 하나다. 청와대는 제보자가 과거에도 A 행정관에게 김 전 시장 관련 비리를 제보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제보자가 김 전 시장과 정치적 이해관계로 얽힌 인물이고, 민정수석실이 이를 파악하고도 경찰에 내려보냈다면 선거개입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항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검찰은 첩보 생성·이첩 과정뿐 아니라 지난해 6·13 지방선거 직전까지 이어진 경찰 수사에 청와대가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전반적으로 살피고 있다. B 수사관과 경찰 출신의 또다른 '백원우 특감반' 소속 행정관의 관여 여부는 여전히 핵심 수사대상이다.

법조계에서는 청와대 해명에도 불구하고 민정수석실 '윗선'이 소속 직원들 업무와 경찰 수사에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밝히려는 검찰의 수사 방향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 법원이 이 같은 혐의를 적용해 검찰이 청구한 B 수사관의 휴대전화·유류품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점으로 미뤄 이미 상당 부분 증거가 수집됐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비춰 검찰이 압수한 B 수사관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물적 증거가 향후 수사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검찰은 잠금 패턴 풀기가 어렵기로 악명높은 아이폰 기종이어서 디지털 포렌식에 애를 먹고 있다. B 수사관의 변사 사건을 조사 중인 서초경찰서 형사 2명이 포렌식 과정을 참관하고 있다.

dad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2/04 17:4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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