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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트럼프 행정부는 '방위비 과잉청구' 견제한 미의회 뜻 새기길

(서울=연합뉴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4차 회의가 미국 워싱턴DC에서 3~4일(현지시간) 열리는 가운데 한미의 장외 사전 기 싸움이 팽팽하다. 내년부터 적용하는 분담금 규모를 두고 지난달 3차 회의가 파행을 겪을 정도로 현격한 입장차를 보여 막판까지 명분 쌓기와 협상력 끌어올리기가 절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회의 하루 전 미국에 도착한 정은보 협상대사는 이 문제가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틀 안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예상되는 미국의 거친 공세에 미리 방어막을 쳤다. SMA에 따르면 한국의 부담 범위는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 건설비, 군수 지원비가 돼야 한다. 하지만 미국은 이 틀을 벗어나 주한미군 인건비,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까지 합해 총 50억 달러에 이르는 규모를 요구한다. 현재의 5배에 이르는 막대한 액수를 두고 동맹의 호혜 정신을 어긴 과도한 요구, 동맹을 돈으로 사려는 행위 등의 비판이 한국은 물론 심지어 미국 내에서도 이어진다. 이런데도 '대폭 증액 불가피'라는 미국의 입장이 요지부동이어서 유감스럽다.

'비즈니스 마인드'로 무장한 듯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을 상대로 한 '방위비 압박'은 가위 전방위적이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일본에는 현재의 3~5배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도돼 논란이 됐다. 3~4일 런던에서 정상회의를 하는 나토의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로 늘리기로 했다고 한다. 미국은 여세를 몰아 변함없이 한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4차 회의를 앞두고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방위비 압박 대열에 가세했다. 그는 한 세미나에서 한국과 일본의 능력이 최근 수십년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는 수사까지 동원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한국 측 반대 논리도 이어졌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미국 국방전문 매체 디펜스뉴스 기고문을 통해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윈윈하는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기지 건설비용 대부분을 부담한 것은 물론 무기 구매 등으로 방위비 분담금 이상의 기여를 해왔음을 부각하는 언급도 했다. 미국의 대폭 증액 요구가 부당함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미국 조야를 상대로 한 여론전이 중요한 시기에 맞춰 적절히 펼쳐진 것으로 평가된다.

방위비 과잉청구에 대한 비판은 미국 내에서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엔 미국이 요구하는 50억 달러가 트럼프 대통령이 느닷없이 던진 금액이어서 정부 당국자들조차도 액수를 정당화할 근거를 찾느라 괴로워했다는 보도가 나와 과잉 청구의 불합리성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에는 미국 의회가 한국에 호의적인 평가를 해 주목된다. 상·하원이 심의 중인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서 상원은 한국과 관련해 "상당한 부담 분담 기여에 대해 칭찬한다"며 "GDP의 약 2.5%인 국방비 지출은 미 동맹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방위비 협상은 한국의 상당한 기여를 적절히 고려하는 정신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한다. 하원도 법안에서 국방장관에게 한국과 일본에 요구할 분담금의 세부 내용을 제출하도록 요구하며 정부 견제에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는 방위비 과잉청구와 관련해 자국 내에서 잇따라 제동을 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미국 측 태도 변화가 없으면 연내 타결이 어렵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리되면 책임은 미국 측에 훨씬 더 있을 것이다. 이번 4차 회의에선 미국 대표단이 합리와 상식선에서 산출한 규모를 들고 협상 테이블 앞에 앉길 바란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2/03 11:5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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