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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제보] CD 1장 배송에 포장만 다섯겹…택배상자 가득채운 포장지 어쩌나

[이 기사는 서울시 강서구 독자 구현모(가명)씨가 보내주신 제보를 토대로 연합뉴스가 취재해 작성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김민호 인턴기자 =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구현모(가명·45)씨는 최근 아내가 주문한 택배 상자를 열다가 절로 한숨이 나왔다.

사과와 바나나, 요거트 등 주문한 제품을 꺼내기 위해 몇겹의 포장지를 뜯어내야 했기 때문이다. 택배 상자에 붙여진 스티커와 테이프를 차례로 뜯어내고 상자를 열자 등장한 것은 절반 넘게 채운 비닐 충격 완충재 한꾸러미였다.

완충재를 걷어내자 보냉팩이 나왔고, 속비닐 포장을 한겹 더 풀자 그제야 주문한 요거트가 나왔다. 과일은 종류별로 제각각 포장됐다. 바나나는 비닐과 충격 완충재로 둘러싸여 있었고, 사과는 플라스틱과 종이로 만든 상자에 담겨 있었다.

구씨는 지난 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편리함 때문에 일주일에 두세차례 인터넷 쇼핑을 하는데 물건을 받을 때마다 쌓이는 포장지는 생각하지 못한 골칫덩어리"라며 "택배가 한번 오면 버리는 포장지만 최소 6개"라고 말했다.

그는 "은박지를 씌운 상자처럼 재활용이 힘든 재질의 포장지가 더 큰 문제"라며 "대형마트에서는 올해부터 비닐봉지 한장도 엄격하게 규제하던데 온라인 쇼핑에 대해서도 대책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과일 상자에 함께 포함된 포장지
과일 상자에 함께 포함된 포장지[독자 제공]

정부가 일회용품 사용과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기 위해 지난 4월부터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했지만 온라인 쇼핑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인기를 끄는 새벽 배송의 경우 밑반찬이나 과일 등 신선식품 변질을 막기 위해 기존 택배보다 더 많은 포장이 쓰인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SNS에서도 과도한 택배 포장을 지적하는 글이 쉽게 발견된다. 트위터 아이디 'rach*****'은 4일 "(DVD 1장을 주문했는데) 종이 상자, 뽁뽁이(비닐완충재), 비닐 등 5중 포장을 해서 왔다"고 전했다. 네이버 아이디 'best**'은 "10월 온라인 쇼핑몰에서 화장품 6개를 주문했는데 제각각 큰 봉투에 담겨서 왔다"고 말했다.

1주일에 한두차례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박모(37)씨도 "새벽 배송으로 반찬 하나를 주문하면 포장지 서너개가 따라온다"며 "이용이 늘고 있는 온라인(배송)은 규제가 거의 없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하는 만큼 대형마트처럼 포장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약 11조8천55억원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최대치였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새벽 배송 시장 규모는 2015년 100억원에서 지난해 4천억원으로 40배가량 늘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연구소 소장은 "온라인 쇼핑몰은 대형마트에 비해 상품도 다양하고 품목도 제각각이라 일괄적인 규제를 적용하기가 힘들다"면서도 "다만 업체 스스로 포장 재질을 분리배출이 가능한 소재로 바꾸고 포장지를 경량화하는 등 현실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 업계는 과도한 포장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선호해 불가피한 면도 있다는 반응이다.

유명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는 "과대포장을 줄이기 위해 주간에는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봉투에 담아 배송을 하고, 새벽 배송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보냉가방을 무상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형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는 "택배 상자 크기를 26개로 세분화해 포장 부피를 최소화하고, 소재도 자연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온라인 쇼핑몰을 개업한 박모 대표는 "초반에는 택배 포장을 최소화해서 배송을 했는데 고객으로부터 '성의가 없어 보인다', '물건이 손상되면 책임질 거냐' 등 항의를 수차례 들었다"며 "판매자뿐만 아니라 소비자도 함께 과대 포장을 지양하는 데 고민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1월 유통 포장재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 종이 상자 재사용 활성화 ▲ 비닐 재질 완충재를 종이로 전환 ▲ 유통회사의 포장재 사용 감축 유도 등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앞서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현장에 적용했고 보완점 등을 분석했다"며 "이를 토대로 내년 1월 중 법적인 규제를 마련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hlamazel@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2/07 09: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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