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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입법마비 언제까지…교착 타개위한 지혜 짜내야

(서울=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지난달 29일 무더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신청 탓에 불거진 국회의 입법 마비 우려가 이어져 한숨만 나온다. 오는 10일까지 회기인 정기국회가 다시 이렇게 허송세월하다 끝난다면 정당들이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는지 알 길이 없다. 국회를 비판하는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된 2일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신청을 거둬들여야 원포인트 본회의 개의 등 의사 일정을 정상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한국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등 이른바 패스트트랙 법안의 철회 약속이 우선이라며 예의 평행선을 달렸다. 걱정이 앞서는 지점은 한국당의 패스트트랙 입법 저지 태도는 황교안 대표의 단식 이후 더욱더 강고해졌고, 민주당의 합의 처리 의지는 그에 비례하여 약해졌다는 점이다. 게다가 한국당이 '유재수 감찰 무마·울산시장 선거 불법 개입·우리들병원 거액 대출 친문(친문재인) 관여' 의혹을 호재 삼아 연일 강공드라이브를 거는 것이 두 당의 대화와 타협을 한층 어렵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런데도 시급한 내년도 슈퍼예산안과 민생, 개혁 법안 처리는 국회의 미룰 수 없는 책무라는 점을 되새기며 정치권은 입법 교착을 풀 지혜를 짜내야 할 때다. 저성장을 제어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할 예산안은 이날 법정처리 기한을 넘겼고, 이는 5년째 국회의 연례 위헌 행위였다고 한다. 어린이 보호구역에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민식이법 의결도 미뤄졌다.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대상으로 적시한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도 본회의 문턱에 걸렸다. 유치원 3법은 최장 숙려기간 330일이 지난 패스트트랙 법안이어서 본회의를 열면 자동 상정, 처리돼야 하는데 만일 본회의가 열려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시작하고 이를 다른 당이 힘을 합쳐 강제 종료하는 의결(현 의석수 기준 177석 이상 필요)을 하지 못하면 남은 정기국회 회기 전체가 단 한 번의 본회의 필리버스터로 소요될 공산이 크다. 일이 이렇게 꼬이게 된 것은 한국당이 자당 소속 의원들이 발의하거나 여야가 합의한 법안에 대해서까지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필리버스터가 합법적 수단이라고는 하지만 한국당의 원내 전략은 애초 모순을 안은 선택이었다는 지적이 따른다. 한국당은 혹시라도 있을 문희상 국회의장의 변칙적 의사 진행이나 여권의 기습적 입법 전술에 따라 필리버스터 권한을 잃을 수 있다고 보고 그리했다고 하지만 그건 부실한 해명이다.

두 당의 대치 상태로 미뤄볼 때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방침을 철회하지 않거나 적어도 그 대상 안건을 특정하고 나서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한국당과 의사 일정 등 여러 현안에 대해 타협할 여지는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패스트트랙 입법 포기 관철은 민주당뿐 아니라 이에 공조한 여러 정당이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 봐선 현실적이지 않기도 한다. 민주당이 여당의 입법 책임을 의식하여 예산안과 민생·개혁 법안,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위한 정기국회 운용 전략과 정기국회 이후 여러 차례 쪼개기식 임시국회 개의 전술을 다듬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의회주의의 기본은 물론 대화와 타협이고 최선은 언제나 합의 처리다. 민주당이든 한국당이든 끝까지 이 원칙을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다. 그러나 대화와 타협이 완전히 막히고 합의가 불가능할 땐 다수결로 갈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으니 이에도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악의 국회라고 손가락질받은 20대 국회가 마지막까지 파행으로 일관하며 입법 성과 없이 시간을 허비한다면 그 피해는 온전히 국민 몫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2/02 17: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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