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연합시론] '하명수사 의혹'속 극단선택…엄정수사로 비극 되풀이 막아야

(서울=연합뉴스)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출신 검찰 수사관이 소환을 앞두고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정확한 경위는 따져봐야 알겠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사건 관계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이 되풀이된 것이어서 안타깝다. 지인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검찰 수사관 A씨는 청와대에 파견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밑에서 특별감찰반원으로 일했던 인물이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지방경찰청이 김 전 시장 관련 비위 의혹을 수사할 때 청와대에 근무 중이었고, 수사가 진행 중이던 울산에도 직접 내려갔던 특감반원 2명 중 1명이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은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이 '별동대'를 운영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에 나섰다. 당시 경찰 수사가 청와대 지시로 진행된 게 아니냐는 하명수사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로서는 A씨가 핵심 조사 대상이었던 셈이다.

A씨의 사망으로 하명수사 의혹을 둘러싼 파장은 검찰과 경찰, 정치권에 이르기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양상이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관련 여야 대치로 국회가 멈춰선 상황에서, 야당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청와대가 표적수사 지시를 통해 지방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터라 연말 정국을 뒤흔드는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한국당은 권력 핵심이 연루된 범죄가 아니라면 단순 참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며 '부정선거' 주장을 편다. 하지만 청와대는 민정수석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을 뿐 '백원우 별동대'는 사실이 아니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A씨가 울산에 간 것도 '고래고기 사건'을 둘러싼 검·경 갈등 조정 차원이었다는 것이다.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현 대전경찰청장)은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 중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공개함으로써 자신의 피선거권을 침해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헌법소원 방침을 밝힌 데 이어 김 전 시장도 선거무효 소송을 낼 태세여서 소송전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극단적 선택의 배경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A씨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 또 안타까운 희생이 다시 일어나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모든 의혹을 한 점 남김없이 철저히 규명하는 게 맞다. 서울중앙지검이 최근 울산지검에서 넘겨받은 이른바 '하명수사 의혹' 사건의 핵심은 청와대가 김 전 시장의 당선을 막으려고 경찰 수사 과정에 개입했는지와 당시 수사가 무리한 측면이 없었는지로 압축된다. 따라서 검찰 수사의 초점은 김 전 시장과 관련한 경찰의 수사 착수 경위와 함께 첩보 내용의 신빙성에도 맞춰져야 한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이 2일 밝힌 내용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청와대 첩보와 별개로 김 전 시장 주변 인물들에 대한 자체 첩보나 고발로도 수사가 이뤄졌고, 울산지검도 관련 사건을 내사하다가 경찰의 수사 착수 사실을 인지한 뒤 중단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의 기저에 검찰과 경찰의 갈등이 놓여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경찰 내 대표적 수사권 조정론자인 황 청장이 지방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울산에서는 공교롭게도 '고래고기 사건', 피의사실 공표 문제 등을 놓고 검·경 간 충돌이 잇따랐다. 총선이 내년 4월로 다가온 점을 고려하면 신속한 검찰 수사가 필요하지만, 속도 못지않게 객관성과 공정성 또한 중요하다. 크게 보면 경찰뿐 아니라 검찰도 이번 사건의 한 당사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번 수사 결과의 신뢰를 얻기가 여간 어렵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 거라고 믿는다. 그런 만큼 공명정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2/02 15:53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AD(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산업/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연예ㆍ문화
세계
더보기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