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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깃대는 목표가 아니라 목표 설정의 참고 정보

최혜진
최혜진한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샷이 정확하기로 따를 사람이 없는 최혜진 선수. 연합DB

프로 선수들의 연습량은 주말 골퍼가 흉내낼 엄두조차 낼 수 없을 만큼 많다. 하루에 500개가량 연습 볼을 치는 건 기본이다. 한창 스윙을 가다듬을 땐 1천 개씩 때리기도 한다.

최경주는 대회 때도 하루에 200개는 넘게 친다고 밝혔다. 임성재는 라운드 전에 보통 100개가량 연습 볼을 친다고 말했다.

이렇게 많은 시간을 연습에 들이는 이유는 공을 정확하게 때리려면 연습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수백 번, 수천 번 연습을 통해 프로 선수는 정확한 임팩트를 완성한다.

프로 선수들의 임팩트는 놀랍도록 정확하다. 드라이버든 아이언이든 대개 항상 똑같은 지점에 볼이 맞는다. 정확도도 정확도지만 일관성도 뛰어나다. 이 덕분에 프로 선수들은 원하는 지점에 볼을 떨구는 능력을 발휘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정교한 샷을 구사하는 프로 선수라도 아이언을 칠 때마다 홀에 볼을 집어넣지는 못한다. 홀 주변 3m 이내에만 떨궈도 굉장한 샷이라는 칭찬을 받는다.

한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상금, 대상, 다승, 평균 타수 1위 등 4관왕을 석권한 최혜진은 샷이 정확하기로는 따를 선수가 없다. 최혜진은 장타력과 함께 그린 적중률 1위에 오를 만큼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유명하다.

그렇지만 최혜진은 140야드가 넘는 거리에서는 깃대를 곧장 보고 때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핀 위치가 좀 더 어려우면 140야드 안쪽이라도 그린 중앙을 겨냥한다고 한다.

작년에 한국여자프로골프 상금 왕과 평균 타수 1위를 차지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올해 LPGA 투어 신인왕에 오른 이정은 역시 같은 질문에 같은 대답을 내놨다. 140야드가 넘으면 깃대가 아니라 그린 중앙쯤을 보고 친다고.

왜 그럴까. 멀면 멀수록 샷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혜진이나 이정은에게 140야드면 8번 아이언 거리다. 8번 아이언이면 얼추 홀 주변 3∼5m에 볼을 안착시킬 수 있다. 하지만 7번이나, 6번 또는 5번 아이언이면 그게 어렵다는 걸 프로 선수도 안다. 핀 포지션이 어려우면 이렇게 안심하고 칠 거리가 더 짧아진다.

그런데 연습량은 프로 선수의 100분의 1, 아니 1천 분의 1도 되지 않아 샷 정확도나 일관성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주말 골퍼 가운데 깃대를 겨냥해 샷을 날리곤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들에게 물어보면 이렇게 말한다. 깃대가 곧 목표 방향 아니냐고. 그들은 그린을 공략할 때 깃대 방향으로 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긴다.

아니다. 적어도 미들 아이언이나 롱 아이언으로 때려야 다다를 수 있는 거리에서는 깃대는 목표 방향이 아니라고 프로 선수도 말한다.

메이저대회 18승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가진 잭 니클라우스는 파3홀에서는 깃대가 어디에 꽂혔든 거의 대부분 그린 중앙을 겨냥해 티샷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아무리 샷이 정확한 프로 선수도 상황에 따라 자신 있을 때만 깃대를 겨냥한다는 사실을 잘 새겨두자.

거리와 방향이 칠 때마다 달라지는 주말 골퍼의 샷으로, 조금만 빗나가도 볼이 연못이나 벙커 등 장애물에 빠지게끔 계획된 핀 위치에도 아랑곳없이, 깃대를 겨냥하는 플레이는 한마디로 만용이다.

깃대는 항상 목표 방향이 아니다. 깃대는 목표를 설정하는 데 참고할 정보일 뿐이다.

권훈 연합뉴스 스포츠부 대기자 kho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9/12/02 10: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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