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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 발주하고 '셀프자문'…前법제처 국장 '파면 정당' 판결

송고시간2019-12-01 08:00

뇌물수수 혐의로 집행유예 확정…파면 처분에 불복 소송 냈지만 패소

서울행정법원

서울행정법원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법무법인 등에 용역을 의뢰한 대가로 자문 업무를 맡았다가 파면된 전직 법제처 고위 간부가 파면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성용 부장판사)는 전직 법제처 국장 한모씨가 법제처를 상대로 "파면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한씨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법제처가 발주한 법령 관련 연구용역 등을 자신과 친분이 있는 변호사 등이 속한 법무법인 등에 맡긴 뒤 해당 용역 내용을 검토하는 자문 업무를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연구용역 발주의 책임자였던 한씨가 용역을 수행할 법무법인 등으로부터 자문 업무를 다시 수주하는 이른바 '셀프 자문' 형식이었기 때문에 검찰은 한씨가 뇌물을 챙긴 것으로 간주해 재판에 넘겼다.

한씨는 2018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형사 재판과 별도로 한씨는 2017년 파면됐고, 이에 불복하는 소송을 냈다.

한씨는 자신이 정당하게 자문용역을 제공했을 뿐 뇌물을 받은 게 아니고,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도 아니니 청렴·성실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설령 의무를 어긴 면이 있더라도 파면은 지나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한씨가 뇌물을 받은 것이 인정되며 파면이 한씨의 잘못에 비해 과중하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형사 판결이 확정된 이상 이와 배치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뇌물을 수수했다는 확정된 유죄 판결을 뒤집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수수한 유·무형의 이익은 종류를 불문하고 모두 청렴 의무 위반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수주처에 먼저 용역에 대한 협업을 제안하고, 자문용역비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했다"며 "원고가 대통령 표창 등을 받은 사실이 있지만 이를 이유로 파면을 해임이나 강등 등으로 감경하지 않은 것이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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