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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이렇게 생생한데 진짜 아니고 홀로그램?

송고시간2019-12-01 10:30

홀로그램 콘서트
홀로그램 콘서트

4월 10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내셔널 오디토리움에서 '전설의 소프라노' 고(故) 마리아 칼라스(1923-1977)가 홀로그램 기술로 되살아나 노래를 부르고 있다. EPA_연합뉴스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입체영상 '홀로그램'으로 강화슈트 설계도를 만든다. 허공에 띄워진 입체 설계도는 손짓으로 돌아가고, 확대·축소도 되며, 심지어 몸에 착용도 된다. 평면 설계도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상상 속 홀로그램이 현실의 기술로 다가오고 있다. 특수 안경이 필요한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과 달리 맨눈으로 볼 수 있어, 보다 편하고 유용하다. 시장조사업체 GIA에 따르면 세계 홀로그램 시장규모는 2019년 310억 달러에서 2025년 743억 달러로 급팽창할 전망이다.

◇빛의 간섭현상으로 만드는 홀로그램

홀로그램은 두 개 이상의 빛이 한 점에서 만날 때 서로 합해지거나 상쇄되는 '간섭현상'이 원리다. 스티커나 지폐의 위조방지 무늬에 쓰이는 '아날로그 홀로그램'은 레이저 하나는 피사체에 쏘고, 또 하나는 거울에 쏜 뒤 양쪽에서 반사된 빛을 합쳐 필름에 담은 것이다. 필름에 맺힌 간섭무늬가 빛을 휘어 입체감과 원근감을 느끼게 한다.

'디지털 홀로그램'은 수많은 레이저를 여러 각도에서 쏴서 허공에 빛 입자를 찍어내는 방식이다. 아직은 기술적 한계로 영상 크기가 최대 5cm에 불과하다.

그래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플로팅 홀로그램', 이른바 '유사 홀로그램'이 나왔다. 원본 영상을 바닥의 반사판에 쏴서 45도 기울기로 설치된 반투명 스크린에 투사하는 구조다. 무대에 사람이 등장한 듯 보이지만 실제론 스크린에 맺힌 영상이다. 상업 홀로그램의 대부분이 이것이다.

홀로그램 강의
홀로그램 강의

한양대 화학과 김민경 교수가 세계 최초로 홀로그램 강의를 시연하고 있다. [한양대 제공]

◇세 곳에서 동시 강의하고 서울-LA 원격회의

올 1학기 한양대 김민경 교수가 세계 최초로 홀로그램 강의를 시연했다. 수업은 세 개의 강의실에서 동시에 이뤄졌다. 김 교수는 혼자 스튜디오에서 강의했지만, 각 교실의 강단 스크린에는 김 교수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실물 크기여서 강단에 선 것처럼 보인 데다, 질문을 받고 토론도 가능해서 기존 수업과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일방적인 인터넷 강의와 달리 쌍방향인 홀로그램 강의는 수업의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다. 수강 신청이 아무리 많이 몰려도 얼마든지 소화할 수 있고, 해외에 거주하는 유명 교수도 간단하게 원격으로 초빙할 수 있다.

회의도 홀로그램을 이용하면 공간의 제약을 쉽게 뛰어넘을 수 있다. 올 3월 KT는 서울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사람을 홀로그램으로 불러와 회의를 시연했다. 무려 9천500km나 떨어졌지만 마주 보고 대화하는 듯 자연스러웠는데, 전송 지연시간이 불과 0.2초에 불과해서다. 영화 '킹스맨'에 나오는 홀로그램 원탁회의가 현실화한 것이다.

홀로그램 강의나 회의 실현은 작년 말 상용화한 5G(5세대 통신)의 공이 컸다. 기존 4G로도 구현할 수 있지만 그보다 최대 20배 빠른 5G에 비하면 영상 해상도가 확연히 낮아 생동감이 뚝 떨어진다.

또 홀로그램은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잡아먹는다. 불과 1cm 크기 영상 구현에 1GB가 넘는 데이터를 소모한다. 때문에 4G로는 반응속도가 너무 늦어져, 실시간 화상 대화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홀로그램 내비게이션
홀로그램 내비게이션

제네시스 G80의 전면유리에 구현된 '홀로그램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 운전자에게 길 안내를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타임머신 타고 온 홀로그램 콘서트

'유사 홀로그램'이 개발된 덕분에 작고한 유명 가수들의 무대를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첫 무대는 2012년 미국에서 열린 투팍의 공연이었다. 1996년 사망한 투팍이 생존한 후배 가수들과 함께 노래하는 모습에 많은 관객이 감회에 젖었다.

2014년 미국 빌보드 시상식에서 펼쳐진 고(故) 마이클 잭슨의 공연은 홀로그램 콘서트 상업화의 신호탄이 됐다. 최근엔 '전설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홀로그램 콘서트가 크게 흥행했으며, 국내에서도 지난해 고(故) 유재하와 남성그룹 스윗소로우의 협연이 펼쳐져 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올 3월 미국에서 열린 CES(소비자가전쇼)에선 현대기아차와 홀로그램 강자인 스위스 웨이레이가 함께 개발한 홀로그램 내비게이션이 공개됐다.

기존 내비게이션을 보려면 짧게나마 전방에서 시선을 떼야 한다. 반면 홀로그램 내비게이션은 앞유리에 경로와 주의구간, 현재속도 등이 모두 표시돼 주의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작은 화면이 아니라, 시야 위에 그대로 덧그려지는 방식이라 알아보기도 훨씬 편하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앞유리에 표시해주지만 '유사 홀로그램' 방식이라 좁은 부분에만 정보가 나온다. 하지만 홀로그램 내비게이션은 '디지털 홀로그램' 구조여서 앞유리 전체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상용화 예정은 2020년, 바로 내년이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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