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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도 안 다니는데" 공공부문 차량 2부제에 대덕특구 볼멘소리

송고시간2019-12-01 07:05

"보안상 민가와 떨어져 섬이나 다름없어…일괄 적용은 비합리적"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전경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전경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전철도 버스도 안 다니는데 자가용 없이 어떻게 출퇴근하라 건가요."

1일부터 수도권과 특·광역시에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시행된 가운데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 연구기관(이하 출연연) 과학자들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내년 3월까지 공공기관 관용차, 임직원 자가용은 차량 끝 번호에 따라 홀·짝수 2부제가 적용된다.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대덕특구 출연연도 대상이다.

시청이나 구청, 정부청사 등은 지하철역이 가깝거나 운행하는 시내버스가 많아 큰 혼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대전 유성구 도룡동에서 어은동, 전민동까지 이르는 대덕특구 내 출연연들이다.

원자력·핵융합·화학 등 분야 연구개발 과제를 다루는 업무특성상 보안등급이 높아 외부인 출입이 통제될 뿐 아니라 지하철역,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군 무기체계를 연구·실험하는 국방과학연구소의 경우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1급 보안시설로, 자가용이 없으면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정문까지 600m를 걸어야 한다.

내부 부지 규모도 330만㎡가 넘기 때문에 정문에서 연구실까지 이동하는 것 역시 문제다.

셔틀버스는 정문까지만 운행해 차량 2부제에 걸리는 날에는 카풀을 하는 수밖에 없다.

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는 "2주 동안 계도 기간을 두기로 했다"며 "정문에서 동료를 기다려 카풀하는 방법으로 운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 차량 2부제 시행
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 차량 2부제 시행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원자력연구원도 시내버스가 정문 앞까지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시내버스에서 내려 600m 정도 떨어져 있는 입구까지 걸어간 뒤 각자 연구실로 가야 한다.

제한된 인력 때문에 셔틀버스를 증차하기는 어렵고 임시방편으로 카풀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읍·면 등 대중교통이 불편한 지역은 시·도지사가 2부제에서 제외할 수 있지만, 대덕특구는 도시에 있어 적용되지 않는다.

출연연들은 '도심 속 섬'이라 불릴 만큼 외따로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차량 2부제를 일괄 적용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처사라고 지적했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연구자들은 공무원처럼 '나인투식스'(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 형태로 근무하지 않는데 근무 패턴이 다른 이들끼리 무조건 카풀을 하라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다른 관계자도 "정부가 공장이나 석탄화력발전소 같은 거대 미세먼지 배출원은 놔둔 채 애먼 서민들만 불편하게 하고 있다"며 "특히 고급 연구인력을 양성하겠다면서 연구기관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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