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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이냐 현대상선이냐' 부산신항 서컨부두 차지할 선사는

"물동량 위해 2M 이탈 막아야" vs "국적선사 경쟁력 제고 우선해야"
부산신항 서컨테이너부두(2-5, 2-6단계)
부산신항 서컨테이너부두(2-5, 2-6단계)[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 신항 서컨테이너부두 운영사 선정 절차가 시작됨에 따라 어느 선사가 이 부두를 전용 터미널로 이용할지에도 항만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서컨부두가 물동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지난달 29일 공고한 운영사 입찰 조건에 선사 지분 참여를 명시했다.

글로벌 선사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화물 창출 능력 항목에 절반에 가까운 45점을 배정하고, 컨테이너 처리 실적(10점), 화물 유치계획(15점), 신규 화물 창출계획(10점), 선사 출자 비율(10점)을 포함했다.

부산항 이용 선사들 가운데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과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이 이 부두에 관심을 두고 있다.

2M과 현대상선은 직간접으로 부산항만공사와 해수부에 출자 의사를 밝히거나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항 서컨부두에 설치 예정인 기종과 비슷한 로테르담항의 더블 트롤리 안벽 크레인
신항 서컨부두에 설치 예정인 기종과 비슷한 로테르담항의 더블 트롤리 안벽 크레인[부산항만공사 제공]

입지와 시설 면에서 신항 부두들 가운데 가장 우수한 이 부두를 어느 선사가 차지할지를 두고 항만업계 의견이 엇갈린다.

2M을 지지하는 쪽은 물동량 유지 내지 확보를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세계 1위 머스크와 2위 MSC가 손잡은 2M이 부산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부산 신항에 입항하는 2만3천TEU급 컨테이너선 MSC 이사벨라호
부산 신항에 입항하는 2만3천TEU급 컨테이너선 MSC 이사벨라호[부산항만공사 제공]

항만업계가 추정하는 2M의 부산항 물동량은 지난해 기준 440여만개로 신항 전체의 30%에 이른다.

현재 신항 1부두(PNIT)와 3부두(HJNC)에서 이 물동량을 나눠 처리하는 2M은 환적화물 부두간 이동(ITT)에 시간이 비용이 많이 든다고 불만을 제기하며 물동량 이탈 가능성을 내비쳐왔다.

일부 관계자들은 부산항이 물동량을 유지하려면 최대 고객인 2M이 ITT 부담 등을 덜고 안정적으로 물량을 처리할 서컨부두를 제공해 이탈을 막아야 한다고 말한다.

세계 경기침체로 인한 해상 교역량 축소, 미중 무역갈등으로 최근 부산항의 물동량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한 데다 중국의 항만 통합과 카보타지(외국 선사에 의한 연안 운송금지) 해제 움직임으로 환적화물이 급격히 줄어들 우려마저 있어, 대형 외국 선사가 전용 터미널을 확보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주장도 한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2M은 그동안 난립한 신항 부두 이용사 간 경쟁 구도를 이용해 하역료 등 비용을 낮추는 데만 주력했고, 터미널 지분 확보를 통해 ITT를 줄이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그래서 2M이 이제와서 서컨 지분 참여를 거론하는 배경과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신항의 기존 5개 부두 운영권 대다수가 외국계에 넘어간 상태에서 서컨부두를 외국 선사에 제공하는 데 대한 거부감도 적지 않다.

막대한 돈을 들여 지은 부두를 외국 선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지원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터미널 운영사 관계자는 "이익이 된다면 언제든 다른 나라 항만으로 옮길 수 있는 외국 선사에 상생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당장 아쉽다고 부산항의 미래를 외국 선사 손에 맡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대상선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한진해운 파산 이후 추락한 한국 해운산업 재건을 위해선 현대상선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현대상선 제공]

현대상선은 지분 50%를 보유한 신항 4부두(PSA HPNT)를 전용 터미널로 쓰고 있지만, 신항의 다른 부두들에 비해 입지와 시설이 열악하다.

신항 가장 안쪽에 위치해 접안시간이 많이 걸리는 데다 컨테이너 장치장 면적이 다른 부두들보다 13만~28만㎡나 좁아 화물처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적선사의 든든한 뒷받침이 있어야 부산항의 장기적인 발전도 가능하다"며 "국적선사를 구석에 방치해 두고 가장 좋은 부두를 외국 선사에 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한다.

구조조정 후유증으로 선복량이 줄어 세계 3대 해운동맹에 끼지 못하고 2M과 낮은 단계의 협력 관계에 있는 현대상선은 내년 4월부터 독일 하파그로이드 등으로 구성된 디 얼라이언스 해운동맹의 정식 멤버로 활동하며 2M과 경쟁 관계에 서게 된다.

이들은 "국적선사는 부산항이 모항인 만큼 같은 해운동맹 소속 외국 선사들이 부산항에서 환적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과거 한진해운이 CKYHE 해운동맹, 현대상선이 G6 해운동맹의 한축으로서 부산항 환적 물동량 증대를 견인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현대상선이 시설이 좋은 서컨부두를 기반으로 해운동맹 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이 2016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했던 신항 4부두 지분 50%를 공적자금으로 되산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서컨부두에 지분 출자하려는 데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현대상선이 서컨부두를 쓰게 되면 기존 4부두와 디 얼라이언스 해운동맹이 이용하는 2부두 등 3곳으로 화물이 분산돼 과도한 ITT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서컨부두 운영사는 공개입찰을 거쳐 내년 1월 초 선정될 예정이다.

현재로선 10%의 가산점을 확보한 북항통합운영사가 가장 유력하지만, 다른 국내외 업체가 경쟁에 뛰어들 수도 있다.

부산 북항의 부산항터미널 전경
부산 북항의 부산항터미널 전경[부산항만공사 제공]

아직은 북항통합운영사와 선사들 사이에 접촉은 없는 상태다.

현대상선은 내부적으로 지분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며,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2M도 저울질을 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측한다.

이달 5일 항만공사가 운영사 선정 설명회를 연 이후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선사의 지분 비율, 물동량과 하역료 수준, 의결권 행사 여부 등 다양한 조건을 놓고 밀고 당기는 작업이 벌어지고 그 결과에 따라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항만공사와 해수부는 2M, 현대상선 어느 쪽이 서컨부두를 이용하게 되더라도 다른 쪽에 대해서 원활한 물량 처리를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신항 운영사 재편에도 나서 부산항 전체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2/03 11:3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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