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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이공대 사태 마무리 국면…도심 점심 시위도 '시들'

송고시간2019-11-27 19:23

이공대 내 잔류 시위자 못 찾아…경찰, 이르면 이주 내 봉쇄 해제

시위대 향후 진로 놓고 고민…'3파 투쟁' 격론 끝 무산되기도

경찰에 침뱉은 시위자 10개월형…시위 대학, '괘씸죄'로 지원 못 받아

일상 되찾아가는 홍콩
일상 되찾아가는 홍콩

(홍콩=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7일 오후 홍콩 시위 사태로 폐쇄됐던 크로스하버 터널 통행이 재개되고 있다. 2019.11.27 yatoya@yna.co.kr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24일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둔 가운데 시위대 '최후의 보루'로 불렸던 홍콩이공대 내 시위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홍콩 곳곳에서 벌어졌던 '점심 시위'도 시들해지는 분위기여서 홍콩 시위 사태가 조금씩 진정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공대학 출입 통제하는 홍콩 경찰
이공대학 출입 통제하는 홍콩 경찰

(홍콩=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홍콩 시위사태로 폐쇄됐던 크로스하버 터널 통행이 재개된 27일 오후 홍콩 이공대학교 주변에서 경찰들이 학교로 향하는 길을 통제하고 있다. 2019.11.27 yatoya@yna.co.kr

◇이공대 사태 마무리 국면…'점심 시위'도 참가자 줄어

2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이 11일째 원천 봉쇄하고 있는 이공대에서는 전날 이 대학 교수들과 의료진 등 50여 명이 7개 팀으로 나뉘어 교내 건물 곳곳을 샅샅이 수색했으나, 단 한명의 여성 시위자만 찾아냈다.

이 시위자는 의식이 불안정한 탈진 상태로 발견됐으나, 학교 밖으로 나가기를 거부했다.

이어 이날 오전에도 이공대 직원 등 100여 명이 수색을 재개해 학교 안을 샅샅이 뒤졌으나, 교내에 남아 있는 시위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학교 측이 끝내 교내에 남은 시위자를 발견하지 못할 경우 이공대 시위 사태는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공대 내 시위대는 지난 13일부터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으나, 지난 17일 밤부터 경찰이 이공대를 원천 봉쇄한 후에는 1천100여 명의 시위대가 학교를 탈출하려다가 체포되거나 경찰에 투항했다.

경찰은 교내에 잔류 시위자가 없다는 학교 측의 최종 통보를 받은 후 교내에 진입해 화염병 등 위험물질을 제거할 방침이다.

홍콩 경찰은 법원 명령을 발부받아 이공대 내로 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이공대 봉쇄가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센트럴 등 홍콩 도심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벌였던 '점심 시위'도 갈수록 시들해지는 분위기이다.

이날도 센트럴, 쿤퉁, 카오룽베이 등에서 점심 시위가 벌어졌으나, 참여 규모는 3곳을 모두 합쳐 수백 명 수준에 불과했다.

한때 수천 명 수준에 달했던 점심 시위 참여자가 이렇듯 줄어든 것은 구의원 선거 후 이제 시위보다는 제도권 내 개혁에 힘써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30대 시민은 "홍콩인들은 구의원 선거를 통해 분명하게 (시위대에 대한 지지의) 뜻을 밝혔다"며 "이제 남은 일은 구의원 당선자들이 각 지역구 내에서 주민들의 삶을 위해 힘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런치 위드 유 시위
홍콩 런치 위드 유 시위

(홍콩=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7일 오후 홍콩 센트럴 랜드마크 앞 육교에서 열린 '런치 위드 유(점심 함께 먹어요) 시위'에서 홍콩 시민과 직장인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쫙 펴 보인 다섯 손가락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을 의미한다. 2019.11.27 yatoya@yna.co.kr

◇시위대, 향후 진로 고심…경찰에 침 뱉은 시위자 징역 10개월

홍콩 시위대는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후 향후 진로를 놓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강경한 투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제 구의회 등 제도권 내에 발판을 마련한 만큼 거리 시위보다는 정치개혁과 내년 9월 총선 승리를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날 홍콩 시위대의 온라인 토론방인 'LIHKG' 등에서는 총파업(罷工), 동맹휴학(罷課), 철시(罷市) 등 '3파(罷) 투쟁'을 전개하자는 주장도 나왔으나, 격론 끝에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시위 도중 경찰에게 침을 뱉은 홍콩 시위자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전날 홍콩 법원은 지난 6월 26일 완차이의 경찰본부 포위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관에게 침을 뱉고 경찰본부 유리창에 페인트를 칠한 응팅퐁(43)에게 불법집회 참가, 경찰관 공격 등의 혐의로 징역 10개월 형을 선고했다.

이는 지난 6월 초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불법집회 혐의로 첫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이다. 또한, 시위 참가자가 받은 가장 높은 수위의 처벌이기도 하다.

법원은 응팅퐁이 경찰본부 유리창 청소비로 1670홍콩달러(약 25만원)를 지불하라는 판결도 내렸다.

전날 다른 법원에서 열린 불법집회 관련 재판에서는 3명의 피의자가 모두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선고를 받았다.

한편 홍콩대와 중문대가 의대 교육시설 확충 등을 위해 정부에서 받기로 예정됐던 2억5천만 홍콩달러(약 380억원)의 예산 지원이 취소됐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SCMP는 "홍콩이공대가 받기로 했던 의료시설 건립비 14억 홍콩달러(약 2천100억원)도 지원이 취소됐다"며 "이는 최근 대학 내에서 시위 사태가 잇따르자 친중파 진영이 '괘씸죄'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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