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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사재기 의혹 재점화…소모적 논란 넘어 실체파악 가능할까

송고시간2019-11-27 18:19

8월 콘진원에 신고창구 개설…"표본추출 통한 청취여부 조사도 검토"

소송전•역주행…사재기 의혹에 가요계 '들썩' (CG)
소송전•역주행…사재기 의혹에 가요계 '들썩'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오보람 기자 = 가수 박경(27)의 트위터 한 줄이 가요계 해묵은 논란인 '음원 사재기' 의혹에 다시 불을 붙였다.

박경이 음원 사재기를 했다며 '실명 저격'한 가수들이 박경을 상대로 실제 고소에 나서면서 사태는 이례적인 가수 간 법적 다툼으로 비화했다.

박경이 거론한 남성 듀오 바이브와 발라드 가수 송하예 등은 27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박경을 고소했다. 박경도 전날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에 정면 공방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다가 일부 다른 가수가 구체적인 사재기 정황을 들었다며 논란에 가세하고 나섰다.

밴드 '술탄오브더디스코' 멤버 김간지는 전날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음원 사재기를 실제 제의받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년에 술탄오브디스코 앨범 냈을 때 (브로커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페이스북에서 바이럴 마케팅을 한 다음에 새벽에 음원을 사는 것이다. 이런 계정이 페이스북에 많다"고 말했다. 수익을 '8(업자) 대 2(가수)'로 나누자는 제안이었다고도 언급했다.

가수 성시경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사재기 업체에서) '전주를 없애라, 제목을 이렇게 하라' 등 작품에도 관여한다는 이야기가 있더라"고 말했다.

브로커들이 특정 음원을 불법 스트리밍해 차트 순위를 올린다는 음원 사재기 논란은 가요계에서 수년째 의혹으로만 나돌았을 뿐 사실로 확인된 적은 없다.

음원 사재기가 사실이라면 이는 음악시장의 공정성과 직결하는 문제다. 음악산업진흥에관한법률에 따르면 음원 사재기로 적발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정부나 관련 단체들도 그간 여러 차례에 걸쳐 사재기 대책을 발표했지만, 비난 대상이 된 가수들이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가운데 뚜렷한 실체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사재기로 지목받은 가수들은 타당한 근거가 없는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라며 반발한다.

가수들의 상호 비난전으로까지 번진 소모적 논란을 끝내려면 실체 파악을 위한 더 강력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연제협)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실체는 없고 정황만 있는 상태"라며 "음악산업이 녹록지 못한 상황인데 무작정 의심을 받는 일도 있으니 제작자들로서는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부, 국내 음원사이트 모니터링(PG)
정부, 국내 음원사이트 모니터링(PG)

[이태호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은 지난 8월 음원 사재기 근절을 위해 콘진원 산하 콘텐츠공정상생센터(이하 센터)에 신고 창구를 개설했다.

음악 관련 사업자가 증빙자료와 함께 신고하면 문체부가 음원 차트 업체들에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하고 행정조치를 할 수 있다. 행정조치 결과에 따라 필요하면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도 있다. 센터에서는 음원 차트 데이터 등도 모니터링한다.

그러나 음악 사용자 개인정보 접근에 한계가 있고, 이상 패턴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비교할 만한 데이터가 축적돼야 하는 등 애로사항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합리적 의심에 의해 논의가 이뤄지다 보니 어떻게 조사해야 할지 어려움이 있다"며 "제보나 신고의 구체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콘진원은 개인정보 보호 법령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표본 추출 등을 통해 음악 사이트 아이디의 실사용 여부 등 실제 청취 여부를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콘진원 관계자는 "(조사를 위한) 표본 추출 등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 방법에 대해 다각도로 고민해 검토하고 있다"며 "의혹이 너무 많이 제기되니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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