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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난맥상 고발한 익명의 美관리 "대선 전 신원 공개"

송고시간2019-11-27 16:25

레딧 포럼서 네티즌들과 대화…"탄핵 대신 투표로 트럼프 멈춰 세워야"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익명의 신문 기고문과 책 출간 등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난맥상을 고발해온 미국 정부 고위 관리가 내년까지 신원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혀 관심이 모아진다.

CBS뉴스 등에 따르면, 익명의 이 관리는 26일(현지시간) 미국의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포럼에 참석, 내년 대선 전에 실명을 밝힌 채 트럼프 대통령에 공개적으로 반대 발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26일(미국 현지시간) 플로리다 선라이즈에서 유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26일(미국 현지시간) 플로리다 선라이즈에서 유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이 자리에서 "나는 내 정체를 영원히 숨기지는 않을 것이다. 실명을 사용해 백악관의 현 '입주자'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는 게 두렵지 않다"며 곧 신원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익명성은 미국 정치에서 미합중국의 탄생으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다"며 자신이 그동안 익명으로 트럼프 정부를 비판해온 것을 옹호했다.

그는 "미합중국 창시자들은 신원을 숨긴 채 익명으로 논쟁적인 주제에 대해 글을 썼다"며 "특정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의하길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대중이 그 문제를 주장하는 사람이 아닌, 메시지에 집중하길 원했기 때문에 그들은 정체를 숨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는 주의를 분산시키는 데 능하다"며 "익명성이야말로 '인신공격'이라는 논점을 흐리기 위한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를 빼앗아 주제에 관심을 집중하게끔 하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름은커녕 성별도 공개되지 않은 채 미국 정부의 고위 관리로만 알려진 그는 작년 9월 뉴욕타임스(NYT) 익명 기고문에 이어 지난 19일 신간 '경고'(A Warning)를 발간해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식 통치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국정 난맥상을 익명으로 고발해 온 미국 정부의 관리가 쓴 책 '경고(A Warning)'가 미국 서점가에 비치돼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정부의 국정 난맥상을 익명으로 고발해 온 미국 정부의 관리가 쓴 책 '경고(A Warning)'가 미국 서점가에 비치돼 있다. [EPA=연합뉴스]

공적인 인물들을 상대로 네티즌이 다양한 질문을 하는 레딧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포럼의 이날 행사는 신간 출간에 맞춰 이 책의 출판사인 트웰브(Twelve)가 기획한 것이다.

책의 저자 자격으로 포럼에 참여한 그는 이날 신원 공개 계획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상태, 탄핵에 대한 의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NYT 기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악의 성향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 막후에서 묵묵히 일하는 내부 관료들의 '조용한 저항'이 존재한다"고 밝혔던 그는 이날 대화에서는 그런 저항이 별다른 효력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그는 "정부의 고위 관료들의 '정상적인 상태'(Steady State)가 트럼프의 판단 실책을 완화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내가 완전히 틀렸다"며 "누구도 잘못된 길로 나아가는 트럼프를 막을 수 없다"고 한탄했다.

미국 의회의 트럼프 탄핵 조사와 관련해 그는 "트럼프는 의심할 여지 없이 우크라이나로부터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대가)를 요구했다"면서도 의회가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을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는 "트럼프를 멈추기 위한 단 하나의 신뢰할 만한 방법은 투표이며, 확실한 표차가 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는 패배를 순순히 인정하지 않고, 음모론을 계속 들먹일 것"이라며 "공화당원들이 부정투표로 몰아가려는 트럼프의 주장을 지지할 수 없을 만큼 큰 표차로 트럼프가 패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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