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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절도사건' 독일 박물관은 바로크 예술 정수

송고시간2019-11-27 14:55

18세기 세운 드레스덴 '그뤼네 게뵐베'…2년전 국내서도 전시

도난 보물 공개 수배한 독일 박물관, 피해액 1조3천억원
도난 보물 공개 수배한 독일 박물관, 피해액 1조3천억원

(서울=연합뉴스) 독일 작센 경찰이 지난 26일(현지시간) 공개수배 전단을 통해 드레스덴 '그뤼네 게뵐베' 박물관에서 도난당한 고가의 보석 장식품 10점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번 피해액은 1조3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사진은 독수리 모양의 보석 공예품. 2019.11.27
[독일 작센 경찰.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피해액이 1조3천억원으로 추정된다는 희대의 박물관 절도사건이 발생한 독일 드레스덴 '그뤼네 게뵐베'(영어명 그린 볼트)는 바로크 종합예술 정수로 꼽히는 문화시설이다.

독일 동부 드레스덴은 작센주 주도. 작센 공국은 한때 폴란드를 지배할 정도로 동유럽에서 큰 영향력을 떨쳤다. 작센 선제후는 15세기 말부터 16세기 초 사이에 도서관과 무기박물관을 설립하며, 다양한 물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뤼네 게뵐베는 '강건왕'으로 불린 작센 선제후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1세(폴란드 왕명 아우구스트 2세·1670∼1733, 이하 아우구스트 1세)가 드레스덴을 대표하는 건축물인 츠빙거 궁전을 짓고, 서관 1층에 마련한 전시 공간이다.

드레스덴박물관 소장품,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칼
드레스덴박물관 소장품,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칼

[국립중앙박물관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뤼네 게뵐베는 녹색의 둥근 천장을 의미한다. 명칭은 후기 바로크양식 궁륭 천장이 녹색이라는 사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궁륭은 서양 건물에서 반원형 천장이나 지붕을 이루는 곡면 구조체를 뜻한다.

지난 2017년 드레스덴박물관들이 소장한 자료 130건을 국내에 선보인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도록에 따르면 그뤼네 게뵐베가 있던 궁전 서관은 본래 작센 제후가 수집품을 보관하는 비밀 창고였다.

아우구스트 1세는 1701년 그뤼네 게뵐베 공사를 시작했고 1729년 전시실 8개와 로비, 사무실을 갖춘 박물관을 완성해 대중에 공개했다. 당시 이곳은 강건왕의 권력과 위엄을 상징하는 공간이었다.

그뤼네 게뵐베는 상아의 방, 청동의 방, 은의 방, 도금은의 방, 금은보화의 방, 면적이 16㎡에 불과한 코너 캐비닛, 보물의 방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보물의 방은 그뤼네 게뵐베에서 가장 화려한 공간으로 꼽힌다. 아우구스트 1세는 방 가운데에 거울 기둥을 두고, 기둥 사면에 금을 입힌 자신의 모노그램을 배치했다. 거울에는 그가 받거나 제정한 기사단 훈장을 새겼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5년 2월 공습으로 보물의 방은 완전히 파괴됐으나,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이어진 공사를 통해 복원했다.

2017년 9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한 드레스덴박물관 전시
2017년 9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한 드레스덴박물관 전시

[연합뉴스 자료사진]

2년 전 국내 전시에는 보물의 방 유물 가운데 1780년대 제작한 96㎝ 길이 칼,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단추, 다이아몬드 193점을 붙인 모자 장식, 브라질산 토파즈와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황금양모기사단 훈장 등이 출품됐다. 국내 전시에 나온 문화재와 작센 경찰이 공개한 사진을 비교하면 칼과 칼집은 이번 도난품 목록에 포함돼 사라진 것이 확실해 보인다.

전시는 또 그뤼네 게뵐베 초고화질 사진을 진열해 관람객이 마치 드레스덴에서 유물을 관람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디르크 진드람 그뤼네 게뵐베 박물관장은 전시 도록에서 요한 게오르크 카이슬러가 쓴 유럽 여행 안내서를 인용해 "드레스덴을 방문한다면, 그뤼네 게뵐베라 불리는 보물창고를 가장 먼저 가보아야 한다"고 소개하고 "아우구스트 1세가 수십 년에 걸쳐 그뤼네 게뵐베를 만든 것은 예술품 수집가로서 이룬 가장 뛰어난 성취"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18세기 초 그뤼네 게뵐베는 유럽 군주의 보물 컬렉션 중 가장 방대한 규모를 자랑했으며, 동시대 방문객들에게 진정한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고 강조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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