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신간] 우연과 과학이 만난 놀라운 순간

송고시간2019-11-27 14:11

세상을 바꾼 기술, 기술을 만든 사회

이러다 지구에 플라스틱만 남겠어·습지주의자

(서울 = 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 우연과 과학이 만난 놀라운 순간 = 라파엘 슈브리에 지음, 손연지 옮김.

인류의 삶을 개선한 획기적 발견과 발명이 오랜 연구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연한 기회에 의도치 않게 탄생한다는 것을 과학기술사 14개 순간을 들어 설명한다.

순수하게 과학적 호기심을 풀기 위해 개발한 현미경으로 미생물 존재를 발견한 안톤 판 레이우엔훅이나 기적의 약 페니실린을 개발하고 생산의 한계에 부딪혔으나 썩은 멜론에서 대량생산의 해법을 찾은 알렉산더 플레밍, 빅뱅 이론의 첫 신호를 감지한 로버트 윌슨과 아노 펜지어스 등의 경우는 우연한 기회에 이루어진 발견 같아 보여도 그 안에는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이 숨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와 대조적으로 호밀에 기생하는 맥각균을 연구하던 중 환각제 LSD를 개발하게 된 알베르트 호프만과 협심증 치료제를 개발하다 발기라는 부작용을 나타내는 물질을 발견해 비아그라 개발로 연결한 화이자 연구팀처럼 전혀 의도치 않았는데 뜻밖에도 위대한 결과물이 나온 경우도 있다.

저자는 이런 우연을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1951년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은 세렌디피티에 대해 "새로운 이론을 탄생시키거나 기존 이론을 더 확장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발견이며 모순적인 상황에서 오히려 중요한 정보를 얻게 된다는 특징이 있다"고 정의했다.

저자는 "'운이 좋다'는 평가가 싫어서 세렌디피티를 부정하는 과학자도 종종 있지만 세렌디피티는 기술이고 재능이며 극소수의 사람만이 소유할 수 있는 능력이다. 시야를 가로막는 눈가리개를 벗어 던질 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세렌디피티다"라고 썼다.

북스힐. 224쪽. 1만3천원.

[신간] 우연과 과학이 만난 놀라운 순간 - 1

▲ 세상을 바꾼 기술, 기술을 만든 사회 = 김명진 지음.

미래의 기술이 어떤 양상을 보이고 어떤 문제를 가져올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지금은 낡은 기술이 돼 버린 과거의 기술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고 그것이 몰고 온 기회와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갔는지를 살펴본다.

과학기술사 전문가로 여러 관련 서적을 낸 저자는 이 책에서 산업혁명 이후 서구 기술사에서 핵심이 된 10가지 주제를 다룬다. 대별하면 다양한 분야의 기술(생산, 노동, 커뮤니케이션, 모빌리티), 사건(인쇄술혁명, 산업혁명, 운송혁명), 인물(제임스 와트, 토머스 에디슨, 헨리 포드) 등이다.

기계나 장치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거나 특정 기술이 도입된 당대 분위기를 엿보게 하는 그림, 도면, 사진 등을 풍부하게 실었고 필요한 경우 기계나 장치의 동작을 보여주는 동영상 링크를 첨부했다.

궁리. 308쪽. 1만7천원.

[신간] 우연과 과학이 만난 놀라운 순간 - 2

▲ 이러다 지구에 플라스틱만 남겠어 = 강신호 지음.

플라스틱이라는 물질의 모든 것을 완전히 해부하면서 '플라스틱 사회'를 유지하는 시스템까지 분석한다.

우리는 미세먼지 흡입을 막기 위해서는 공기를 정화하고 마스크를 쓰는 등 노력하지만 미세 플라스틱에는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관련 업계는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인용해 "미세 플라스틱은 인체에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된다"고 주장하나 가습기 살균제, 생리대 발암물질 사태 등을 겪은 입장에서는 적어도 환경과 인체 영향 문제에서 업계 입장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공학박사로서 전문 분야인 가스터빈 기술 연구에 매진하다가 이런 기술이 살찌우는 것은 산업계일 뿐 개별 인간의 삶은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은 뒤 연구와 삶의 방향을 바꾸게 됐다는 저자는 우선 플라스틱이라는 물질을 정확히 아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이런 문제 인식으로 플라스틱이 어떻게 만들어지며 원료와 첨가제 속에 담긴 합성화학물질이 어떤 것들이고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세히 분석한다.

아울러 플라스틱 문제의 당면 해법이라고 할 수 있는 재활용의 필요성과 방법 등을 설명하고 '미래의 플라스틱'이라고 불리는 재생 가능 플라스틱의 정체와 실효성에 대해서도 짚어본다.

북센스. 260쪽. 1만6천원.

[신간] 우연과 과학이 만난 놀라운 순간 - 3

▲ 습지주의자 = 김산하 지음.

픽션 형식으로 습지라는 공간을 생명의 서식지이자 다양한 생각과 감수성, 상상력의 원천으로 조명한다.

생태학 관점에서 습지가 지닌 독특한 위상을 탐구하는 한편 습지가 선사하는 충만한 감각들을 도시 사람들에게 일깨워 줌으로써 생태적 관점을 체감하게 한다.

책은 영화 만드는 일을 하며 커피 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나'라는 인물이 영상 작품을 만드는 이야기가 '장'이라는 축으로, '나'가 듣는 습지 팟캐스트 '반쯤 잠긴 무대'가 '무대'라는 축으로 교차 배치되는 독특한 형식을 취한다.

'나'는 팟캐스트를 들으며, 또 세상 곳곳을 연결하는 것으로만 보이던 인간의 도로가 두꺼비나 개구리에게는 차단과 죽음을 뜻한다는 모순을 깨닫고 내면에 변화를 겪기 시작한다.

한국 최초의 야생 영장류학자이며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인 저자는 과학적 탐구와 인문학적 사색을 결합한 글쓰기에 주력한다.

사이언스북스. 312쪽. 1만9천500원.

[신간] 우연과 과학이 만난 놀라운 순간 - 4

cwhyna@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