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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겨누는 검찰…'조국 민정수석실' 상대 두 갈래 수사(종합)

송고시간2019-11-27 22:12

유재수 감찰무마·울산시장 표적수사 의혹 수사선상

검찰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김기현 첩보 전달" 진술 확보

청와대 특별감찰반 사무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청와대 특별감찰반 사무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검찰이 대통령의 핵심 참모조직인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을 상대로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 1년차 때 민정수석실이 관여한 감찰과 수사가 되레 적법성 문제로 인해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민정수석실과 검찰·경찰 등 사정라인 간 내부 충돌이 빚어낸 사건이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이 최근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고소·고발 사건을 울산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하기로 결정한 데에는 민정수석실의 선거 개입 정황 등 사안의 중대성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검찰이 사건 관련자들의 주거지 등을 고려해 울산에서 서울로 사건을 가져온 것이지만 그간 수집해 온 여러 정황에 비춰 선거 개입이 의심된다고 보고 베테랑 선거 사건 수사부서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에 넘겼다는 것이다.

검찰은 황 청장이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지난해 6·13 지방선거 직전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을 낙선시키려고 청와대 지시에 따라 '하명수사'를 벌였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투표일을 한 달 앞두고 김 전 시장의 비서실장 등을 아파트 건설사업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이보다 앞서 송치된 동생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 모두 3건의 김 전 시장 관련 비리 사건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어갔다. 이 가운데 2건은 검찰에서 무혐의 결론이 났지만 김 전 시장은 이미 낙선한 뒤였다.

검찰은 황 청장이 직권을 남용하고 선거에 개입했다는 내용의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하다가 경찰이 김 전 시장 측근을 수사한 단서가 청와대에서 출발한 사실을 확인했다. 2017년 연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생산된 첩보가 경찰청을 거쳐 울산지방경찰청에 이첩됐다는 것이다.

대통령령인 대통령비서실 직제에 따르면 민정수석실 감찰반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 소속 고위공직자와 대통령 친족·특수관계인을 감찰대상으로 한다. 규정대로라면 선출직인 김 전 시장 관련 비위 의혹 감찰은 청와대 감찰반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울산지검은 경찰에 여러 차례 공문을 보내 첩보의 출처와 생산 경위를 물은 끝에 '청와대에서 하달받았다'는 답변을 들었다. 또 청와대 감찰반을 총괄하는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으로부터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이 첩보를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경찰이 김 전 시장 관련 수사 진행 상황을 청와대에 수차례 보고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청은 지난해 3월 울산시청 압수수색 계획을 청와대에 사전 보고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압수수색이 시작되고, 다수 언론사에서 압수수색 사실을 취재해 보도된 이후에 압수수색 사실을 청와대에 통보했다"며 "사전에 압수수색 계획을 알려준 바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청와대 감찰반의 직권남용 여부에 더해 청와대가 지방선거에 개입할 의도를 갖고 첩보를 넘겼는지를 중점적으로 수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첩보를 전달한 뒤에도 수사상황을 지속적으로 보고받거나 지시를 내렸다면 선거 개입으로 볼 여지가 커진다. 이에 따라 검찰은 황 청장과 경찰청 수뇌부,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전 특별감찰반장 등이 김 전 시장 주변 수사를 두고 주고받은 의사소통 전반을 추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찰의 기소 의견이 법률적으로 얼마나 타당했는지, 여기에 청와대가 관여했는지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 전 시장 첩보 이첩과 비슷한 시기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이 석연찮게 중단된 과정도 들여다보고 있다.

청와대 감찰반은 2017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던 유 전 시장의 비위 정황을 포착해 사실상 자백을 받고도 같은 해 12월 감찰을 돌연 중단했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 유 전 시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비리 혐의를 법원이 어느 정도 인정하는 셈이어서 감찰 중단 과정이 위법했는지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왼쪽)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왼쪽)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법조계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전략적 동맹관계를 유지해온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이 이번 수사로 인해 '봉합 불능' 수준으로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는 2년여 동안 국정과제인 보수정권 적폐 청산은 수사를 검찰에 맡겨놓고, 한편으로는 검찰 힘을 빼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추진해왔다. 적폐 청산은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시점에 검찰이 조 전 장관 수사에 나서면서 잠재돼 있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등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몸담은 검찰 출신 인사들이 이번 두 갈래 수사의 키를 쥐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검찰 근무 시절 윤석열 현 검찰총장과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한 박 비서관은 최근 검찰에 "상부의 지시로 유 전 시장 감찰이 중단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 업무에 밝은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수사와 감찰 작동 구조를 잘 알고 민정수석실에서 사정라인의 내밀한 의사결정에 참여한 검사 출신들이 결국에는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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