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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마약 보고서]② SNS 마약 광고, 지워도지워도 끝이 없다

정부 통제권 밖 SNS 강제할 방법 없어…정기적 삭제 요청만
전문가들 "전문 인력 보강하고 다크웹 등 추적 기술 개발 시급"
SNS 통한 마약거래
SNS 통한 마약거래[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탐사보도팀 = # "첫 번째로 보이는 것 아이스입니다. 둘째는 명반(백반)입니다. 구별 잘하시고 구매하세요. 서울서 선드랍 합니다."

# "요즘 사기가 많지요. 어디 가서 '멍술'에 당하지 말고 연락하세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무조건 안전이 최고입니다."

# "000에서 명반 구별법 알려드립니다. 투명한 건 무조건 거르세요. 그 정도로 순도 높은 건 대한민국에 없습니다."

26일 한 외국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메스암페타민(일명 필로폰) 판매 광고들이다.

필로폰을 의미하는 은어 한 개를 넣고 검색하자 '아이스' 등의 은어들이 포함된 판매 광고가 줄줄이 나타났다.

대부분 광고는 실물을 인증하는 사진과 백반 등 다른 물질과 진짜 필로폰을 구분하는 동영상까지 곁들이며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한다고 주장한다.

마약류 투약·판매·공급은 국내법상 엄연히 불법이고 처벌도 가볍지 않지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유명 SNS에는 마약 홍보성 게시글이 넘쳐난다.

그러나 이들 SNS는 외국 기업이 운영하는 데다 서버도 외국에 있어 우리 정부와 사법 당국이 강제적으로 규제하고 통제할 권한이 없다.

페이스북, 트위터, 텔레그램, 구글 등 다양한 외국계 SNS 업체가 한국에서 공식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운영방식과 서비스 형태는 각 업체의 독자적 정책과 판단에 따르고 있다.

김승주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도 마약, 음란물 등과 관련해서는 외국 업체에 예전보다는 신속하게 삭제요청을 하는 편"이라며 "다만, 당국의 삭제 요청을 받아줄지 또 받아준다면 얼마나 빨리 처리(삭제)할지는 전적으로 SNS 운영회사의 결정에 달려 있고 강제력을 행사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방심위는 외국 SNS 업체에 마약 관련 게시물 삭제를 정기적으로 요청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관련 게시물은 계속 늘고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방심위의 요청으로 삭제된 마약 관련 광고성 메시지는 2017년 3천561건에서 지난해 1만1천545건으로 3배 이상으로 급증했고, 올해도 지난 14일까지 7천7건에 달했다.

게시물 삭제 요청과 실제 삭제 시점 사이에 시차가 있기 때문에, 마약 광고는 청소년을 비롯한 SNS 이용자들에게 아무런 제약 없이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중국처럼 국가 차원에서 외국 SNS를 전면 차단하는 방법을 동원한다면 문제가 간단하게 풀리겠지만, 이는 인터넷 이용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여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 교수는 "기본적으로 인터넷은 자유공간이고 자율정화 기능에 따라 문제가 처리된다. 정부의 강제력이 개입하면 안 된다는 철학에 따라 운영된다"면서 "(이런 업체들에 대해) 모든 것을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굉장히 무리한 요구"라고 분석했다.

특정 단어를 자동으로 걸러내는 '필터링' 기법을 동원해 마약 광고를 걸러낼 수 있고, 실제로 이런 방법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이 역시 한계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마약을 지칭하는 은어 중 가령 '얼음' 같은 단어는 일상적으로도 많이 사용하는데, (판매상들이) 이런 단어를 이용해 교묘하게 접근한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보안업체 이스트시큐리티 문종현 이사는 "필터링 자체가 어려운 기술은 아니지만, 외국업체는 한국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서 필터링의 효율이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특정 키워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막는 건 할 수 있지만 교묘하게 띄어쓰기를 하거나 단축어를 쓰면 얼마든지 (단어 형태를) 피해갈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방심위 관계자는 "해외 사업자와 만나 지속해서 필터링 요청은 하지만 해외사업자라서 한계는 있다"며 "통신비밀보호법 때문에 1 대 1 메신저 서비스의 개인 간 (대화) 내용도 들여다보거나 제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다만 "관계기관과 함께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해 단속했고 올해도 삭제요청 건수가 많이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계속 이런 정보들을 찾아내서 주소 차단과 삭제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SNS 날개 달고'…마약사범 사상 최다(CG)
'인터넷·SNS 날개 달고'…마약사범 사상 최다(CG)[연합뉴스TV 제공]

김 교수는 인터넷 게시물에 대해 심의를 하고 삭제요청 여부를 결정해 조치하는 현 시스템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인터넷이 빨리빨리 변하는 상황에 '선심의 후 차단'은 조금 안 맞는다고 봐야 한다"며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도 있는데 불법 패턴이 뻔하게 예측되는 것들은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잘못 차단된 것들은 바로바로 심리해서 풀어주는 시스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웅 경찰대 치안 정책연구소 연구관은 "중국식으로 SNS를 일거에 차단하는 사이버 규제가 어려운 만큼, 법 집행기관이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다크웹 등을 추적하는 전문 인력을 점차 늘려가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밝혔다.

정 연구관은 이어 "2017년 개정된 마약류 관리법은 마약의 제조, 판매 외에 관련 광고도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만큼 이를 준용해 볼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위터 측은 마약 광고 메시지에 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트위터를 불법적인 목적이나 활동에 이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면서 "만약 특정 계정이 이를 한 번 이상 이 규정을 위반하거나 불법 상품 거래에 이용된 것으로 확인되면 해당 계정은 영구적으로 정지될 수 있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ohye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1/27 06: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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