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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은 사람의 마음뿐만 아니라 사회도 병들게 합니다"

송고시간2019-11-27 14:00

베트남 아내와 결혼 11년째 맞는 박창덕 씨 "우리도 해외에선 외국인·이민자"

(서울=연합뉴스) 류일형 기자 = "우리도 해외에 나가면 외국인이고, 이민자입니다. 차별은 사람의 마음 뿐만아니라 사회도 병들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족 소풍 나왔어요'
'가족 소풍 나왔어요'

2016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가족 소풍[박창덕 씨 제공]

27일 연합뉴스 사옥 17층 연우홀에서 '건강한 다문화 가정을 위한 한국인 배우자의 역할'이란 주제로 열린 2019 연합뉴스 다문화포럼 토론자로 참석한 박창덕(45·경기다문화협동조합 이사장) 씨는 결혼생활과 갈등, 극복방안, 한국인 배우자의 바람직한 역할 등을 차분하게 이야기해 나갔다.

그는 2008년 베트남 아내와 결혼, 11년째를 맞고 있다.

2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아내와 단둘이'
2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아내와 단둘이'

2019년 11월 2일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협동조합과 함께 하는 제5회 글로벌리더전국사생대회'에 출전한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가 아내 당두티엔씨와 단둘이 포즈를 취했다.[박창덕 씨 제공]

"맞선 방식이 이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밖에 나와 앉아 있는데, 건너편 예쁜 아가씨를 보는 순간 심장이 떨리기 시작해 만난 여인이 지금의 아내가 됐다"

국제결혼으로 베트남 아내를 처음 만나던 순간을 박 씨는 이렇게 회상했다.

어렸을 때 교통사고 후유증 등으로 키가 작은 데다, 사귀던 여자친구와도 헤어지면서 '이러다가 노총각으로 늙어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에 사로잡혀 있던 차에 회사 사장으로부터 '처남이 베트남 아가씨와 결혼했는데 행복하게 잘 살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베트남에서 맞선을 보게 된 것이다.

2008년 결혼한 박 씨는 "눈에 콩깍지가 씌어 베트남에 관련된 책을 사 베트남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 베트남에 갔을 때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 아내에게는 한국 음식을 강요하지 않는 등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집 근처 공원에서 아내와 함께
집 근처 공원에서 아내와 함께

[박창덕 씨 제공]

대신 시장 구경을 시켜주면서 먹을 만한 게 무엇이 있는 지, 돈은 어떻게 사용하는 지 등을 가르쳐줬다. "다행히 잘 따라주고 배워서 나중에는 물건값을 깎는 선수가 됐다"며 활짝 웃었다.

인터넷을 찾아 베트남인들과 결혼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카페에 가입하고 활동하면서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노하우를 배우게 됐다.

아내 당티두엔(31)씨와의 결혼생활도 어언 11년째. 그 사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 준석(11.초등4)이와 딸 준이(9.초등2)도 태어났다.

어릴 적 추석날 한복 입은 아들 준석이와 딸 준이.
어릴 적 추석날 한복 입은 아들 준석이와 딸 준이.

[박창덕 씨 제공]

그러나 언어 문제, 문화적 차이 등에서 오는 결혼 초기 어려움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그는 "선배로부터 예방접종을 안 하고 한국에 와 임신상태에서 질병이 생겨 문제가 될 뻔한 일이 있었다는 조언을 들었다"며 "산전 검사를 위해 병원에 갔는 데 아내가 피를 안 뽑겠다고 울면서 강하게 저항해 많이 당황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나중에 아내는 피를 뽑으면 영혼이 빠져나간다고 생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병원에 데리고 가서 내가 무슨 나쁜 짓 하는 줄 알았다는 다소 어이없는 답변을 내놓았다"고 했다.

'애썼어요. 졸업을 축하해요~'
'애썼어요. 졸업을 축하해요~'

2019년 건양사이버대학교 다문화한국어학과를 졸업한 아내의 졸업식에서[박창덕 씨 제공]

박 씨는 "초창기에는 주로 내가 술 마시고 늦게 귀가하는 것과 아내의 정리정돈과 위생 문제 때문에 많이 다퉜다"며 "그렇지만 서로 이해하는 마음으로 극복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생대회에 출전한 아이들과 함께
사생대회에 출전한 아이들과 함께

2019년 11월 2일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협동조합과 함께 하는 제5회 글로벌리더전국사생대회'에 출전하는 아이들 데리고 왔다가 아내와 포즈를 취했다.[박창덕 씨 제공]

ryu62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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