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백제불교의 시작' 마라난타 스님의 수행처를 가다

파키스탄 서북부 탁트히비히 사원 탐방…불법 전파 한뜻으로 머나먼 고행
만당스님 "고승들의 숭고함 되새기는 장소가 탁트히비히"
탁트히비히 사원 찾은 만당스님
탁트히비히 사원 찾은 만당스님(탁트히비히[파키스탄]=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불갑사 주지인 만당스님이 2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간다라 유적인 탁트히비히 사원을 찾았다. 이곳은 384년 백제에 불교를 전한 마라난타 스님이 수행을 했던 곳으로 추정되는 사원이다. 마라난타 스님은 법성포를 통해 백제에 도착한 뒤 불갑사를 지었다. 2019.11.24 eddie@yna.co.kr

(탁트히비히[파키스탄]=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2천년에 가까운 역사를 간직한 불교 사원. 백제에 불교를 전파한 마라난타 스님의 수행처.

파키스탄 서북단 간다라 유적의 중심 탁트히비히 사원은 듣던 대로 웅장했다.

22일(현지시간) 사원으로 통하는 수백계의 계단을 빠른 걸음으로 오르자 스투파(stupa·탑)를 시작으로 내부가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이 스투파는 부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모신 곳이다. 아쉽게도 정방형 모양 스투파는 기단만 남아있었다. 역사 속 부침이 없었다면 장엄함은 더했을 것이다.

사원의 승방(僧坊)은 스투파의 삼면을 감싸듯 가지런했다. 승방마다 부처의 가르침을 배웠을 승려들 모습이 떠올랐다. 책을 보다 앉은 다리가 조여오면 방 한쪽에 난 창문 앞에 다가가 하늘과 소통했을 것이다.

마라난타 스님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이곳에서 차로 1시간가량 떨어진 초타 라호르(Chota Lahore)가 고향인 스님이 불법을 공부한 곳은 당연히 당시 최고, 최대 규모였던 탁트히비히였을 것이다.

스님은 고향을 떠난 뒤로는 전 생애를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데 쏟았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백제에 불법을 전한 것으로 가장 유명하다.

파키스탄에서 백제까지의 여정은 고행 자체였다.

탁트히비히서 예불 올리는 스님들
탁트히비히서 예불 올리는 스님들(탁트히비히[파키스탄]=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한국 불교 방문단이 2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간다라 유적인 탁트히비히 사원을 찾았다. 이곳은 384년 백제에 불교를 전한 마라난타 스님이 수행을 했던 곳으로 추정되는 사원이다. 2019.11.24 eddie@yna.co.kr

간다라 지역인 스와트를 출발한 마라난타 스님은 길기트, 훈자를 거쳐 중국 신장(新疆) 지역인 쿠차, 장안(長安), 항저우(杭州)에 다다른다. 이어 배를 타고서 현재의 전남 영광군 법성포(法聖浦)에 도달했다.

법성포의 법(法)은 불교를, 성(聖)은 마라난타 스님을 의미한다. 성인으로 평가받는 마라난타 스님이 불교를 들여온 곳이라는 뜻이다.

고행 끝에 법성포에 온 마라난타 스님은 불법을 전파하고 이곳에 불갑사(佛甲寺)를 세웠다. 한국 불교 첫 사찰이다.

탁트히비히 사원의 전경에 빠진 기자를 이끈 곳은 지하 공간에 마련된 명상실이었다. 사원 한쪽 작은 출입문을 지나니 지하로 통하는 계단이 나왔고, 깊지 않은 곳에 명상실 여러 개가 자리하고 있었다.

명상실로 들어가는 출입구는 비좁고 낮아 한사람이 드나들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고개를 푹 숙이고 출입구를 빠져 안으로 들어가니 명상실은 생각보다 위로 탁 트인 구조였다. 내부는 여러 명이 서 있을 정도로 넉넉했다.

내부는 창문이 없는 탓에 비좁은 출입구가 외부와 소통하는 유일한 문이 됐다.

탁트히비히 사원에서 수행했던 스님들은 이곳에서 명상에 들며 무아지경(無我之境)에 빠졌을 것이다.

명상실을 나와 마당에 있던 불갑사 주지 만당스님에게 사진촬영을 부탁하자 기자를 사원 뒤편 산꼭대기로 안내했다. 이곳에 올라야 탁트히비히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탁트히비히 사원
탁트히비히 사원(탁트히비히[파키스탄]=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파키스탄 간다라 유적인 탁트히비히 사원. 오른쪽에 명상실 입구가 보인다. 탁트히비히 사원은 384년 백제에 불교를 전한 마라난타 스님이 수행을 했던 곳으로 추정되는 사원이다. 2019.11.24 eddie@yna.co.kr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에 부지런히 스님을 따라 산꼭대기에 도달하자 그의 말처럼 탁트히비히가 한눈에 들어왔다. 스투파, 승방을 중심으로 지어진 사원 주변으로는 별도의 수행처들도 있었다. 수행 도량이 높은 승려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게 만당스님의 설명이다.

만당스님은 이전에도 탁트히비히를 여러 번 다녀왔다고 했다. 한국 시원(始原) 사찰인 불갑사 주지로서 영광군에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를 조성하기 위해서였다. 도래지에는 사면대불을 비롯해 마라난타 스님의 불법 전파를 기념하는 사찰이 건립돼 있다.

만당스님은 "탁트히비히는 한국 불교의 시원지로 볼 수 있다. 의미가 아주 깊은 곳"이라며 "불갑사 주지로서 제가 느끼는 감회는 남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간다라 지역을 방문하며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며 "앞선 스님들의 숭고한 정신을 마음에 되새기는 장소가 바로 탁트히비히"라고 설명했다.

eddi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1/24 09:01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광고
AD(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산업/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연예ㆍ문화
세계
더보기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