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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갑 교수 "모든 종교, 편애없이 다룬게 '장수'의 비결이죠"

송고시간2019-11-18 16:20

창립 10년 만에 100회 맞은 한국종교발전포럼 창립자

명의에서 인문학 학습자로…"암 안 걸리려면 '중용의 지혜' 필요"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내가 행복하려면 제 주변의 모든 것들이 다 행복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박재갑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는 18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한 호텔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종교발전포럼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한국종교발전포럼은 오는 21일 '인간 유전체와 종교' 편에서 100회째를 맞는다.

박 교수는 평생을 암 연구에 매진한 학자다. 서울대 암연구소장, 국립암센터 원장, 세계대장외과학회 회장, 국립중앙의료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국립암센터장 원장으로 금연 운동을 주도했고, 1995년 암 정복 10개년 계획을 제안해 국가 암검진 사업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도 한몫했다.

대장암 분야의 권위자이자, 의료계에서 잔뼈가 굵은 박 교수는 지난 2009년 한국종교발전포럼을 만들며 뒤늦은 '외도'를 시작했다. 느지막이 찾아온 인문학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다.

설명하는 박재갑 서울대 명예교수
설명하는 박재갑 서울대 명예교수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박재갑 서울대 명예교수가 18일 서울대 암연구소에서 암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19. 11. 18 buff27@yna.co.kr

"의대 교수로 생활에 쫓기다 보니 여유롭게 공부할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러면서 그동안 마음속으로는 인문학적으로 무식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서정돈 성균관대 전 총장이 유학대학원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저도 용기를 내어서 인문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가족 구성원들의 다양한 신앙생활도 포럼 창립에 영향을 미쳤다. 박 교수의 어머님은 교회에 다녔지만, 아버지는 성경을 태울 정도로 반 기독교 정서가 강한 인물이었다. 아내는 성당을 다녔다. 박 교수는 그런 복잡한 '종교적 가계도' 탓에 종교에 관해 공부하려는 욕망이 커졌다고 한다.

그는 지난 10년간 99회 포럼을 진행했다. 과학과 인문학의 '통섭'을 큰 줄기로 유교, 불교,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 등 다양한 종교를 "편애 없이" 다루었다고 한다. 그는 "모든 종교를 똑같은 비중을 가지고 다룬 점"을 10년간 이어진 장수의 비결로 꼽았다.

"내 욕심만 가지고, 종교를 강요하지 않았어요. 프로그램에 증산교, 통일교 등 모든 종교를 다 넣으려고 했습니다. 모든 종교가 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진행했어요. 한가지 종교만 회원들에게 강요했다면 바로 포럼이 깨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이런 종교적 '박애정신'은 각 종교에 내포한 '황금률'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는 간단한 황금률만 지켜도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어라'라는 예수님 말씀,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己所不欲勿施於人)는 공자님 말씀, 자기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라'(自利利他)는 부처의 말씀은 모두 비슷한 말입니다. 이게 '황금률'인데, 제가 공부하며 내린 결론은 행복하게 살려면 이런 황금률을 지켜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죠."

그는 '황금률'의 대상이 비단 사람뿐이 아니라고 했다. 우리 주변 나무, 돌, 물, 심지어 모기와도 잘 지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인문학 박사학위 논문도 '상생'을 주제로 했다고 한다.

한국종교발전포럼
한국종교발전포럼

박재갑 서울대 명예교수 제공

전문인 암과 관련해서는 의학 기술과 검진 기술의 발달로 "암 정복의 8부 능선은 넘었다"고 했다. 다만 100% 정복은 신의 영역인 만큼 인간이 '암 정복 100%'에 도달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일단 담배 안 피우고, 자궁경부암, 간암 백신 등을 미리 맞고, 탄 음식을 안 먹는 정도만 해도 암 발생 가능성을 3분의 1 정도 줄일 수 있어요. 나머지 3분의 1은 조기 검진으로 걸러낼 수 있고요. 나머지 중 일부는 3대 표준치료(수술·항암·방사선)로 고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암 정복의 80%는 넘었다고 볼 수 있죠."

그는 암에 걸리지 않기 위해선 '중용'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너무 과하게 먹거나 짜게 먹거나, 편식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규칙적이고 적절한 운동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운동으로는 매일 30분 이상 꾸준히 걷는 게 효과적이라고 했다.

설명하는 박재갑 서울대 명예교수
설명하는 박재갑 서울대 명예교수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박재갑 서울대 명예교수가 서울대 암연구소에서 '세포주'를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2019.11.18 buff27@yna.co.kr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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