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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배우자] ① 생각 만큼 쉽지 않은 국제결혼 부부생활

송고시간2019-11-18 07:00

韓배우자. 이상과 현실 속 고민…나이 차 10살 이상 부부 40%

"가족 부양·배우자 적응돕기·자녀 교육 부담 등 과중한 역할맡아"

다문화 가족, 다문화 가정 (PG)
다문화 가족, 다문화 가정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 편집자 주 =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 사옥 17층 연우홀에서 '건강한 다문화 가정을 위한 한국인 배우자의 역할'을 주제로 2019 연합뉴스 다문화포럼을 개최합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다문화 혼인건수도 2만4천여건으로 2014년 이후 최대를 기록할 정도로 다문화가정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매년 다문화 부부가 1만쌍 이상 이혼하는 등 어두운 그림자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문화 가정이 우리나라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대책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 지, 건강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한국인 배우자의 역할이 무엇인 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볼 때입니다.

연합뉴스는 다문화 가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과 한국인 배우자들이 겪고 있는 혼란. 전문가 제안 등을 담은기획물 3편을 제작, 일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아기 엄마가 '베트남 사람들은 남자가 엄청나게 도와주는데 한국 사람은 안 도와준다' 그런 불만 섞인 이야기를 했었는데 나는 '이만큼 도와주면 됐지 얼마나 더 도와줘야 하나' 생각했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다문화가족 내 성 불평등 실태와 정책 방향' 보고서 내용)

우리나라 다문화 가정의 결혼 지속 기간은 지난해 기준으로 8.3년으로, 2008년(3.7년)과 비교하면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다문화 이혼 건수는 2008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적은 건수인 1만254건을 기록했다.

다문화 부부의 결혼 지속 기간이 꾸준히 늘고 이혼 건수도 줄어드는 것은 대다수의 가정이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많은 다문화 가정은 상대방 문화 이해 부족과 소통의 부재로 내국인 가정보다 많은 갈등을 겪는다.

이 같은 갈등을 주로 새로운 환경에 둥지를 튼 결혼이민자 당사자가 털어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배우자와의 의견 충돌과 이로 인한 갈등은 한국인 남편에게도 큰 과제다.

대다수 다문화 남편의 고민은 '행복한 가정'이라는 이상과 현실 결혼 생활의 혼란이 교차하며 '좋은 남편·아버지'의 역할은 무엇인지 찾지 못하는 막막함에서 시작된다.

결혼 이주여성 가정폭력 지난해만 1,273건 (CG)
결혼 이주여성 가정폭력 지난해만 1,273건 (CG)

[연합뉴스TV 제공]

◇ 연령차 10세 이상 부부가 40%…소통의 부재, 각종 폭력으로 이어져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한 다문화 가정(한국 국적자가 외국인 아내, 외국인 남편, 귀화자와 결혼하는 경우를 모두 포함)의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6.4세, 여성 28.3세다.

같은 해 우리나라 남성의 평균 초혼 연령이 33.2세, 여성이 30.4세인 점을 고려하면 다문화 남편은 평균보다 더 늦게, 다문화 아내는 이른 나이에 결혼하는 셈이다.

특히 남편이 10살 이상 많은 다문화 부부는 전체 40.9%에 이를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18년 여성가족부의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다문화 가정 형성 동기로는 친구·동료의 소개(31.7%)가 가장 많았고. '스스로(24.8%) 배우자를 찾았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다문화가정 부부 10쌍 중 2쌍의 인연은 결혼중개업체(21.4%)에서 시작됐다.

결혼 중개업체에서 맺어진 결혼이 많은 다문화 가정 특성상 한국인 배우자는 '결혼, 출산' 자체에만 관심을 가질 뿐 외국인 배우자 출신국가의 언어와 문화에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같은 조사 결과에서 한국인 배우자 55.3%는 지난 1년간 문화적 차이를 느꼈다고 말했으며, 63.8%는 상대방과 다툰 경험이 있고 답했다.

부부간 이해 부족은 가족 관계 악화는 물론 상대방에게 언어적·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로 이어진다.

한국에서 15년째 생활 중인 몽골 출신 결혼 이주여성 A씨(43)는 "몽골에서는 여자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도 당연히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가사에도 남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며 "결혼 초기 남편이 이를 이해해주지 않으며 무시했다"고 털어놨다.

결혼식
결혼식

[연합뉴스TV 제공]

◇ '좋은 남편·아버지' 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글쎄'

이들의 갈등은 '가정 내 아버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두고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온 남편과 아내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는 가정 내 남편과 아내가 공평하게 가사를 맡고, 경제권을 행사하는 데도 남녀 구분을 두지 않는다.

국내 결혼 이민자 출신국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베트남, 중국, 몽골 출신 이주 여성이 남편과 갈등을 겪는 지점도 이 부분이다.

김이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문화가족의 성 불평등 실태와 가족갈등 양상'이라는 보고서에서 "상당수 외국인 아내들은 불평등한 가족생활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만, 한국인 남편들은 돈 버느라 바쁘고 힘들어서, 돈을 더 많이 버니까, 이제까지 살아왔던 방식을 바꾸기 싫다는 이유로 변화에 미온적"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행복한 다문화 가정생활이 이어지는 전제조건 중 하나가 한국인 남편들이 경제권 이외에 자녀 교육에서도 아내의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기 위해 보다 많은 부담을 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영 공주대 교수도 최근 열린 가정을건강하게생각하는모임 주최 제34차 가족정책포럼에서 "다문화가정 한국인 가장들이 과중한 역할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며 "한국어가 서툰 아내의 한국 사회 적응 지원에서부터 외국인 아내를 대신해 자녀 양육·교육 지원은 물론 처갓집에 경제적 지원까지 하는 한국인 배우자들도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전정숙 평택대 교수는 "부부사이에는 평등 관계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한국인 배우자들의 역할이 매우 크다"며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상대방을 배려해야 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외국인 아내보다 나이가 많은 한국인 배우자들이 보다 노력을 해서 건강한 가족을 만들게 되면 그들 부부의 삶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주게 된다"고 덧붙였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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