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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아스콘 공장 들어오고 '암 발병'…전국 곳곳 피해 호소

발암물질 배출 공장 인근 주민 "암 발병 연관성" 주장
환경부 "익산 암 집단 발병, 비료공장과 관련" 결론에 법적 대응 등 관심
'집단 암' 원인지 비료공장
'집단 암' 원인지 비료공장(익산=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주민 집단 암 발병의 원인지로 지목된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인근 비료공장. kan@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전북 익산의 장점마을 암 집단 발병이 인근 비료공장에서 배출한 유해물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환경부의 공식 조사 결과가 14일 발표되면서 그동안 유사한 민원이 제기됐던 다른 지역의 사례와 대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장점마을에 대한 조사 결과는 정부가 환경오염으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의 역학적 관련성을 현장 조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한 첫 사례여서, 이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유사한 피해를 호소한 주민들이 법적 대응과 함께 정부 조사를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질환 등의 특이성 질환과 달리 그동안 비특이성 질환은 질병을 유발한 요인이 다양해 역학적 관련성을 인정받기가 매우 어려워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공장 인근 주민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환경부는 이날 '장점마을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암 집단 발병의 원인으로 마을에서 500여m 떨어진 비료공장에서 배출한 오염물질을 지목했다.

조사에 따르면 장점마을 인근 비료공장인 금강농산은 KT&G로부터 사들인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퇴비로만 만들어야 하지만, 불법으로 유기질 비료로 만들었다.

연초박을 유기질 비료로 만들기 위해서는 건조하는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와 담배 특이 나이트로사민이 배출된다.

법으로 엄격히 금지되는 행위임에도 금강농산은 이를 무시하고 오염을 걸러내는 방지시설 없이 발암물질을 그대로 공기 중에 흘려보냈다.

퇴비보다 훨씬 비싸게 팔리는 유기질 비료를 만들기 위해 주민 건강 위협은 물론 환경 오염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이윤만을 추구한 것이다.

금강농산이 불법을 서슴지 않고 비료를 생산한 10여년 동안 99명이 사는 장점마을에서는 22명이 암에 걸려 이 가운데 14명이 사망했다.

장기간에 걸쳐 주민 피해가 나타났지만, 익산시는 공장의 법 위반 사례를 확인하고도 가동 중단이나 폐업 등 강력한 처분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익산 장점마을 비료공장 확인
익산 장점마을 비료공장 확인(익산=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주민들이 각종 암에 걸린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인근 비료공장 내 발암물질 함유 등을 확인하기 위해 중장비가 식당 주변을 파헤치고 있다. kan@yna.co.kr

남원 내기마을에서도 이와 비슷한 피해가 발생했다.

주민등록상 50여명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에 재앙이 닥친 것은 인근에 아스콘 공장 등이 들어선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섬진강 유역에 있어 맑고 깨끗한 환경으로 이름났던 마을에서 최근 10년 동안 주민 15명이 폐암과 식도암, 방광암 등 암 판정을 받았다.

역학조사 결과 마을 지하수에서 기준치의 최고 26배에 달하는 라돈이 검출됐고,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인근 아스콘 공장과 채석장·고압 송전탑 등이 암 발병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이후 조사에서 공장이 가동될 때 발암물질 배출이 늘어나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암 집단 발병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입증되지 않으면서 현재까지도 명확한 원인 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전북이 아닌 타지역에서도 이러한 피해는 적지 않았다.

제주 서귀포시 서광동리 마을은 아스콘 공장 4곳과 레미콘 공장 2곳이 마을을 감싸고 있다.

주민들은 수년간 공장 가동으로 분진과 매연 등이 발생해 호흡기 질환을 비롯해 암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2016년 주민들은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암 환자는 10만명당 455명꼴이지만, 서광동리 주민 200명 중 암 환자가 10명이나 된다"면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가 아스콘 공장 설립을 반대했다.

하지만 결국 아스콘 공장이 추가로 지어졌고, 암 환자는 1년도 채 안 돼 3명이나 더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공장 굴뚝
공장 굴뚝[연합뉴스TV 제공]

경남 함안군 칠북면 가연리 가동마을 주민 30여명 중 절반 정도도 뚜렷한 원인 없이 각종 질병을 앓고 있다.

항공 부품 제조업체 및 주물 공장과 인접한 곳에 살던 한 주민은 식도암이 발병해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 암세포가 위, 간, 췌장 등 곳곳에 퍼졌다.

가족 내 암 병력도 없었고, 공장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감기도 잘 걸리지 않았다던 그는 2017년 76세 나이로 세상을 떴다.

다른 주민들도 녹내장, 혈액암, 폐 질환 등을 앓으며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청주시 북이면 반경 2㎞ 이내에 있는 6개의 폐기물 소각장도 암 집단 발병의 주범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전국 폐기물의 약 18%를 처리하는 이 시설들은 매일 540t 이상을 소각하고 있다.

북이면 주민들은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로 작년에만 주민 45명이 암에 걸려 고통받고 있다"며 "최근 10년 동안 수십명이 암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 충남 태안, 서천의 화력발전소와 경북 봉화의 제련소 주변 주민들도 시설에서 배출하는 유해물질로 암과 백혈병 등이 발병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특정 시설이 마을 인근에 들어선 뒤 암 집단 발병 등 주민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원인 규명과 조사가 있어야 한다"며 "장점마을 이외에도 발암물질 무단 배출 등 시설의 불법행위로 주민이 피해를 보는 곳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우열, 이승형, 형민우, 김재홍, 양영석, 백나용, 한지은, 정경재 기자)

jay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1/14 17:5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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