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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회장, 일본판 알리바바 키운다"

닛케이 '야후재팬·라인' 경영통합 추진 배경 분석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포털업체인 야후재팬이 네이버 일본 자회사인 라인(LINE)과의 경영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손 마사요시(孫正義·한국명 손정의) 소프트뱅크(SB) 회장 겸 사장이 중국 최대 인터넷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성공을 일본에서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지난달 서비스명인 '야후 재팬'을 그대로 두고 사명을 Z홀딩스(ZHD)로 변경한 야후 재팬의 대주주는 40%의 지분을 보유한 소프트뱅크다.

Z홀딩스와 라인은 산하에 새로운 회사를 설립해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로 두는 방식으로 경영통합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닛케이는 손 회장이 일본 내 인터넷 시장을 독식해 1억명이 사용하는 일본 내 최대 '플랫포머'의 출범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 교도/AP=연합뉴스) 손 마사요시(孫正義·한국명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6일 도쿄에서 실적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 교도/AP=연합뉴스) 손 마사요시(孫正義·한국명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6일 도쿄에서 실적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 6일 올해 3분기(7∼9월) 연결 재무제표기준으로 7천1억엔(약 7조4천42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사상 최악의 실적을 발표했다.

'10조엔' 규모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출자한 사무실 공유업체인 '위워크' 등 신사업을 전개하는 투자기업의 실적이 부진해 지분가치가 하락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이와 관련, 손 회장은 직접 나선 실적 발표 기자회견에서 "(잘못된 투자에) 반성은 하지만,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격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고 나서 ZHD와 LINE의 경영통합 구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손 회장은 채팅 플랫폼을 기반으로 일본에서 확고한 고객 기반을 구축한 라인에 관심을 갖고 오래전부터 ZHD를 키우기 위해 양사 간 자본제휴 가능성을 물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통합을 추진한 계기도 ZHD 측이 먼저 라인 모기업인 네이버에 제의해 마련됐다는 것이다.

네이버 본사 로고 [연합뉴스TV 제공]
네이버 본사 로고 [연합뉴스TV 제공]

닛케이는 소프트뱅크 간부를 인용해 "손 회장이 야후(ZHD)를 중심으로 일본에서 '알리바바'를 실현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리바바는 소프트뱅크그룹의 최대 투자처로 손 회장의 오랜 투자 경력 가운데 최대 성공 사례로 평가되는 기업이다.

중국에서 압도적인 플랫포머로 성장한 알리바바는 전 세계에서 약 12​​억명이 이용하는 결제 서비스를 바탕으로 전자상거래(EC) 등 중국 사람들의 생활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로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닛케이는 알리바바의 모습이 손 회장을 자극한 것이 틀림없다면서 일본 인터넷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플랫폼 구축을 위해 지난 6월 야후(ZHD)를 일본 내 휴대전화 자회사인 소프트뱅크의 연결 대상으로 재편했다고 상기했다.

일본 모바일 시장이 포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야후와 소프트뱅크를 묶어 성장의 견인차로 키우는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야후재팬이 소프트뱅크와 공동 출자해 2018년 10월 시작한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인 '페이페이'(PayPay)도 그룹 차원의 역량을 투입해 키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ZHD는 지난 9월 의류 판매 사이트인 '조조타운'을 운영하는 '조조'(ZOZO) 인수를 결정한 데 이어 이번에 라인과의 통합 추진으로 일본 인터넷 시장에서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선 야후재팬보다 앞서는 아마존재팬과 라쿠텐은 라인과 비교해 뒤떨어진 대화응용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이 때문에 야후재팬이 라인을 활용해 성장 분야인 결제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라인의 대화 앱 이용자는 약 8천만명이고, 야후재팬 서비스 이용자는 5천만 명에 이른다.

양사 간 통합이 실현되면 금융과 소매 분야를 아울러 1억명 규모가 이용하는 서비스 기반이 탄생하는 셈이다.

야후재팬 홈페이지
야후재팬 홈페이지[야후재팬 홈페이지 캡쳐=연합뉴스]

결제 서비스 분야에서 라인의 '라인페이' 등록자는 약 3천700만명이고 페이페이는 1천900만명 수준이다.

두 회사의 결제 서비스가 합쳐지면 이용자 수가 NTT도코모 'd페이'의 5배를 넘어서는 규모여서 압도적인 우위에 오를 공산이 커진다.

닛케이는 은행·증권 분야의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내다봤다.

ZHD는 재팬네트은행을 끌어들여 지난 10월 SBI홀딩스와 금융사업 분야의 포괄적 제휴를 발표했다.

또 LINE은 노무라증권과 손잡고 '라인증권'을 출범시킨 데 이어 미즈호파이낸셜그룹과 내년에 새로운 은행을 개업할 계획이다.

뉴스검색 서비스와 전자상거래 사이트 등에서도 협력이 기대된다. 두 회사 고객 간에 보완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 사이트 등에서 ZHD 이용자는 40대 전후가 많은 반면에 라인 앱은 10~20대 젊은이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닛케이는 양사 통합에 따른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과제도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양사가 합쳐 일본 시장에서 막강한 플랫폼을 구축하더라도 연구개발비 등에서 미국과 중국의 거대 IT 기업에 필적하기에는 여전히 역량이 부족해 이들 거대 기업에 대항하기 위해는 소프트뱅크그룹이 전개하는 인공지능(AI) 투자에서 얻은 기술과 노하우를 투입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또 ZHD와 라인을 묶는 새로운 회사가 소프트뱅크의 자회사가 되고 네이버도 새로운 회사에 50%를 출자하는 대주주가 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런 구조가 소프트뱅크그룹 내에서의 의사 결정 과정에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일본 소비자의 대부분이 이용하는 데 따른 데이터 과점(寡占)에 대한 반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닛케이는 예상했다.

parksj@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1/14 15:2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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