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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재복 공공외교대사 "국민간 소통으로 돌파구 찾자"

송고시간2019-11-13 06:58

"지금은 소프트파워 경쟁시대…공공외교 예산 대폭 확충해야"

내년은 공공외교 추진 10년…"국민 참여로 외교역량 높이겠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장재복 외교부 공공외교대사가 12일 오후 외교부 청사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장재복 외교부 공공외교대사가 12일 오후 외교부 청사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국제무대에서 민족주의와 자국우선주의가 고개를 들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정세도 물리적 힘을 앞세운 대결 구도로 되돌아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강대국들의 힘겨루기 속에 놓인 우리 외교가 위기를 맞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장재복(55) 외교부 공공외교대사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집무실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럴 때일수록 공공외교를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주변국 각계 각층과의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소통을 강화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한 장 대사는 1988년 외무고시(22회)에 합격해 주 유엔 2등 서기관, 가나 1등 서기관, 스위스 참사관, 프랑스 참사관, 유네스코대표부 공사 참사관, 밀라노 총영사, 외교부 의전2담당관, 인권사회과장, 의전기획관, 의전장 등을 지낸 뒤 5월 24일 공공외교대사로 부임했다.

부임 6개월째를 맞은 그에게 공공외교의 의미와 최근 국제 추세, 정부의 추진 방향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장재복 외교부 공공외교대사가 1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공외교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장재복 외교부 공공외교대사가 1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공외교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 아직도 상당수 국민은 공공외교란 말을 생소하게 여기는 듯하다.

▲ 공공외교란 문화·예술, 언어, 정책 등을 내세워 외국 국민의 이해와 신뢰를 증진시키는 외교 활동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다양한 매력 자산으로 외국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냉전 시절에도 공공외교 활동은 있었으나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이 군사력이나 경제력을 앞세운 하드파워의 한계를 인식하고 문화 예술 등 소프트파워를 활용한 공공외교를 새로운 외교 패러다임으로 강조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게 됐다.

-- 우리나라 공공외교의 연혁을 설명해 달라.

▲ 내년이면 정부가 공공외교를 강화하기 시작한 지 10주년을 맞는다. 2011년 공공외교대사가 임명된 데 이어 2016년 공공외교법 제정과 함께 정책공공외교 전담 부서가 갖춰지면서 범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공공외교 기반이 마련됐다. 선진국들보다는 한발 늦었으나 공공외교를 정무외교, 경제외교와 함께 3대 외교 축의 하나로 정하고 '국민과 함께, 세계와 소통하는 매력 한국'이란 비전 아래 1차 공공외교 기본계획(2017∼2021년)을 수립해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 구체적인 사례를 든다면.

▲ 140여 개 재외공관에서 K-팝 페스티벌이나 한국 영화 상영회 등을 여는가 하면, 외국 교과서의 한국 관련 오류를 바로잡기도 하고, 주요국에서 정책 설명회를 개최한다. 지난달 16∼17일 인천에서는 '제7차 한중 공공외교 포럼'을 열었다. 사전 행사로 '한중 시민 100인 열린 미래 대화'도 마련했는데,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불거진 양국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25일 부산에서는 '한-아세안 문화혁신 포럼'을 개최한다.

장재복 외교부 공공외교대사가 10월 16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7차 한중 공공외교 포럼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장재복 외교부 공공외교대사가 10월 16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7차 한중 공공외교 포럼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 공공외교대사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 정부의 공공외교 관련 대내외 협력을 총괄한다. 15개 부처가 참여하는 공공외교위원회(의장 외교부 장관) 안건을 사전에 조정·협의하는 실무위원회를 주재하는 것을 비롯해 해외 여론 주도층이나 차세대 리더에게 외교 정책을 설명하고 수교 기념식 등 외교 행사에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다. 지난주에는 한국과의 수교 70주년 기념식이 열린 필리핀과 미얀마를 방문했으며 이번 주에는 미국 중남부를 돌며 한반도 주요 이슈를 설명할 예정이다.

-- 이웃 나라의 공공외교 움직임은 어떤가.

▲ 미국은 9·11 이후 반미주의 확산에 대응하고자 국무부에 '공공외교·공보담당 차관직'을 신설했다. 미국의 한 해 공공외교 예산은 15억 달러(약 1조7천450억 원) 규모에 달한다. 일본도 2차대전 이후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경제력에 걸맞은 문화적 위상을 갖추고자 공세적 공공외교를 펼치고 있다. 올해 공공외교 예산은 우리의 34배인 712억 엔(약 7천588억 원)이고 내년에도 100억 엔 이상 늘릴 예정이다.

-- 최근 강대국들이 인권이나 공정무역 등의 보편적 가치를 포기하고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고 있다.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다자주의보다는 양자주의, 자유무역보다는 보호주의 경향을 띠면서 주변국과의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환경일수록 공공외교를 전략적으로 추진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주변국 각계각층과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우호 관계 복원을 꾀하고 지속적인 소통으로 호혜적인 담론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미·중·러·일 4강을 상대로 맞춤형 정책 메시지를 개발, 수혜자 친화적인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반도 문제를 놓고 주변국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만큼 전쟁 불응, 상호 안전보장, 공동 번영이란 우리의 3대 원칙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노력을 다각도로 기울이고 있다.

-- 아세안도 중요한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 아세안은 두 번째 교역 파트너이자 우리의 한반도 정책을 지지해온 우호 그룹이다. 정부도 신남방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5∼26일 부산에서 열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관계가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한다. 아세안은 한류의 전진기지지만 우리 문화만 일방적으로 전달해서는 진정한 소통을 하기 어렵다. 2017년 부산에 문을 연 아세안문화원은 쌍방향 공공외교의 플랫폼 구실을 하고 있다.

7월 8일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중 우호 카라반' 발대식에서 장재복 공공외교대사, 강경화 외교부 장관, 한완상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왼쪽부터)이 대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7월 8일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중 우호 카라반' 발대식에서 장재복 공공외교대사, 강경화 외교부 장관, 한완상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왼쪽부터)이 대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 국민의 참여와 협조가 중요할 것 같다.

▲ '국민외교·공공외교를 활용한 국익 증진'은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인 만큼 국민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반영하려고 한다.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영사조력법' 발효를 앞두고 시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국민참여단 200명을 선정했으며, 지난달 24∼27일에는 국민이 공공외교를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공공외교 주간' 행사도 개최했다. 국민외교센터 개소, 국민외교 UCC(User Created Conten·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 공모전, 청소년 공공외교 캠프, 국민 공공외교 프로젝트 등도 국민 참여를 끌어내려는 노력의 하나다.

-- 750만명의 재외동포와 245만명의 국내 체류 외국인도 공공외교의 소중한 자산이다.

▲ 동포사회의 세대교체에 따라 차세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정·재계 진출이 활발한 미주 지역에서는 차세대 한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한반도 정책에서 미국 주류사회의 지지를 끌어내고자 한다. 재한 외국인은 친한파·지한파가 될 수 있는 인적 자본이다. 유학생을 상대로 토크 콘서트를 개최하는 한편 외국인 교수 모임을 자문 그룹으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장재복 외교부 공공외교대사가1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재임 기간에 이루고 싶은 목표를 털어놓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장재복 외교부 공공외교대사가1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재임 기간에 이루고 싶은 목표를 털어놓고 있다.

-- 공공외교대사 재임 기간에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 올해 우리나라 공공외교 예산은 211억 원이다. 5년 전보다 갑절 이상이고 내년 예산안도 321억 원으로 잡혀 있지만 미국과 일본은 물론 영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에 비해서도 많이 부족하다. 예산을 확충해 공공외교 인프라 확대에 역점을 둘 생각이다. 여러 부처가 해외에서 다양한 공공외교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일관성과 효율성을 위한 통합적·체계적 공공외교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다.

-- 지금까지의 외교관 생활 가운데 가장 기억나는 일은 무엇인가.

▲ 2008년 주프랑스 참사관으로 부임한 뒤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 때 폐쇄한 유네스코대표부를 재창설하는 업무를 맡았다. 고생은 많았지만 보람이 컸다. 유네스코대표부 공사참사관이던 2010년 11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5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정부간위원회에 부의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5일간의 회의 일정 가운데 이틀간 의장을 대신해 국제회의를 주재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그때 한국 전통 가곡(歌曲), 대목장(大木匠), 매사냥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는 성과를 거뒀다.

hee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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