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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이 2억6천400만원 싸게 산 주식…조국 뇌물 의혹 실체 있나

검찰 "미공개 호재 이용해 부당이득"…'정보제공 자체가 뇌물' 해석도
조국 소환 앞두고 '딸 장학금 의혹' 노환중 부산의료원장 조사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구속기소) 동양대 교수가 상장사 주식을 2억6천400만원 싸게 사들였다고 검찰이 판단했다. 검찰은 정 교수의 주식거래 정황에 비춰 조 전 장관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두고 법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이 2억6천400만원 싸게 산 주식…조국 뇌물 의혹 실체 있나 (CG)
부인이 2억6천400만원 싸게 산 주식…조국 뇌물 의혹 실체 있나 (CG)[연합뉴스TV 제공]

검찰은 딸 조모(28)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받은 장학금의 성격도 정밀 수사 중이다. 가족에게 주어진 금전적 혜택에 대해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가 조 전 장관의 사법처리 수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2일 정 교수에 대한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정 교수는 작년 1월부터 11월 사이 수차례에 걸쳐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의 호재성 정보를 미리 입수한 뒤 이 회사 주식 14만4천304주를 차명으로 매입했다.

이 가운데 13만6천772주는 작년 1월초 WFM 운영에 관여한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구속기소)씨로부터 "WFM이 차세대 2차전지 음극소재 양산을 본격화하기 위해 공장을 곧 가동할 예정"이라는 미공개 정보를 듣고 샀다. 1만6천772주는 1월 3∼5일 장내에서, 12만주는 1월말 장외에서 주당 5천원에 매수했다.

정 교수는 공장가동 정보가 공개되기 전인 1월 9∼22일 장내매수한 1만6천772주를 팔아 1천683만3천109원의 차익을 얻었다. 5천원 안팎에 머물던 WFM 주가는 정보가 공개된 2월9일 7천200원까지 뛰었다.

검찰은 정 교수가 2월9일 종가와 매입가의 차액인 2억6천400만원, 미리 팔아 남긴 1천683만3천109원 등 모두 2억8천83만2천109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계산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부인의 차명 주식거래를 알았는지 집중 추적하고 있다. 정 교수는 남편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되자 2017년 7월4일부터 모두 790차례에 걸쳐 주식은 물론 선물옵션·ETF(상장지수펀드) 파생상품 등에 차명으로 투자했다. 차명거래는 남편이 장관에 취임한 이후인 지난 9월30일까지 계속됐다.

공직자의 직접투자 제한을 피하려는 의도가 비교적 명확한 만큼 조 전 장관이 법적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교수가 주식 12만주를 장외매수한 날 조 전 장관 계좌에서 5천만원이 빠져나간 거래내역도 조 전 장관에게 불리한 정황이다.

법조계에서는 정 교수의 차명 주식거래가 남편의 민정수석 재직 때 이뤄진 점, 원래 영어교육업체였던 WFM이 문재인 정부 국책사업인 2차전지 분야에 뛰어든 점 등을 고려하면 정 교수가 미공개 정보로 얻은 부당이익을 뇌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 직무와 관련해 WFM으로부터 직접 청탁을 받거나 사업에 도움을 주지 않았더라도, '경제공동체'로 볼 수 있는 부인에 대한 묵시적 청탁으로 미공개 정보를 넘겨주지 않았겠느냐는 논리다. 액수를 따져볼 수 있는 부당이익뿐 아니라 미공개 정보를 흘려주는 식으로 투자이익을 볼 기회를 제공하는 행위 자체를 뇌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법원도 뇌물죄의 직무 관련성을 갈수록 폭넓게 해석하는 추세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만 조 전 장관이 부인의 주식투자 내역을 전혀 몰랐다면 뇌물죄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주식을 직접 주는 식으로 경제적 이익의 이동이 없었다면 주식이나 부당이득에 곧바로 뇌물죄를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미공개 정보 제공 자체를 뇌물로 볼 수는 있다. 조 전 장관이 부인의 주식거래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얼마나 탄탄하게 확보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딸이 부산대 의전원에서 장학금을 받게 된 경위 역시 조사하고 있다. 딸 조씨는 2015년 입학 학기에 유급한 뒤 휴학했지만 이듬해부터 6학기 동안 200만원씩 모두 1천200만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외부장학금에 대한 예외규정이 추가되는 등 조씨에게 '맞춤형 장학금'이 나간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부인이 주식투자를 통해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의혹보다 부산대 의전원 장학금을 딸이 지급 받은 것에 대해 뇌물죄를 적용하기가 더 수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딸의 지도교수로 장학금을 줬던 노환중 현 부산의료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주치의 선임 과정에 자신이 '일역(一役)'을 담당했다는 문건을 스스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가 지난 6월 부산의료원장에 선임되는 과정에 조 전 장관의 영향력이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지난 8월말 임명권자인 오거돈 부산시장 집무실 등지를 압수수색했다.

조 전 장관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는 검찰은 전날 노 원장을 처음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를 두고 딸에 대한 장학금 지급과 청와대 민정수석의 직무 사이에서 연관성을 포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에 임명된 2017년 5월 이후 장학금에는 최소한 부정청탁금지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부정청탁금지법은 직무 관련성이나 명목과 무관하게 공직자가 1회 100만원, 연 300만원 이상 금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공직자나 그 배우자가 아닌 가족이 받은 금품에는 청탁금지법이 적용되지 않지만, 장학금 지급 대상을 계약·인허가·감독 등 직무 관련성 있는 특정 공직자 등의 자녀로 한정하면 공직자가 직접 수수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게 국민권익위원회의 해석이다.

dad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1/12 15:5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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