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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 재건 사이…한국당·변혁, '보수 새판짜기' 동상이몽

'보수통합' 한국당 "분열해선 정권 재창출 고사하고 내년 총선도 필패"
'보수재건' 변혁 "신당 창당 계획대로…'3대 원칙' 진정성 있어야 통합논의"
양측 온도차 뚜렷…'통합개혁보수신당'으로 접점 찾을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의 보수통합 논의가 초반부터 예상보다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6일 황교안 대표의 보수통합 공개 제의 이후 '통합추진단'(가칭) 등 실무진을 지정하는 등 서두르는 모양새이지만, 변혁 측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신당기획단까지 발족한 만큼 '제3지대'에서의 중도보수 신당 창당에 우선 매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온도차는 양측이 주로 내세우는 '통합 구호'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운데)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yatoya@yna.co.kr

한국당은 '보수통합'을, 변혁 측은 '보수재건'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당의 '보수통합'은 현재 존재하는 차이를 극복하고 반문(反문재인)연대라는 대의 아래 우선 힘을 합치자는 뜻이 담겨 있다. 갈갈이 찢어져 흩어진 보수진영이 다시 뭉쳐야만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11일 최고위회의에서 "보수통합만이 대한민국을 망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보수통합이 두려워 악의적으로 비난하고 있다"며 "많은 어려움과 이간질이 있겠지만 어려운 길을 묵묵히 헤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순례 최고위원도 "야권이 통합에 실패한다면 정권 재창출은 고사하고 21대 총선에서도 필패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며 "서로의 작은 이해와 조건만 내세우지 말고 자유·안보를 바탕으로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모든 정당의 인재들이 조건 없이 빅텐트에 모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재원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통합은 절대적인 과제로, 우리가 작은 차이는 극복하고 반드시 통합을 이뤄야 한다"며 "바른미래당에서 '통합은 없다'고 했는데 아마 통합 과정에서 주도권을 상실할 것에 대해 걱정을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반면 변혁 측의 '보수재건'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이어진 2017년 대선·2018년 6·13 지방선거 패배를 거치면서 무너진 보수 진영을 일으키려면 기존의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내고 혁신적인 보수로 거듭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한다.

덮어놓고 통합할 것이 아니라 보수의 가치와 지향점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탄핵을 인정하지 못하는 '가짜보수'인 한국당 일부와 우리공화당을 허물고 '개혁보수'의 새집을 지어야 한다는 주장과도 맞닿아 있다.

변혁의 이혜훈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혁신 없는 통합은 해봐야 의미도 없고 국민들은 선거용 야합이라고 본다"며 "지금 한국당에 대고 혁신 먼저 하라고 얘기했는데 그 부분에 대한 답이 아직 없는 상황이라서 변혁이 '통합은 없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한국당과 통합 논의가 삐걱대는 이유는 공천룰 때문인가'라는 질문에는 "총선 국면에서 공천과 인재영입에 따라 혁신이 되느냐 안 되느냐를 결정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며 "공천룰에 따라 어떤 사람이 들어오느냐가 결정된다"고 답했다.

변혁의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렵사리 신당 창당의 길을 내딛고 있는데, 통합을 얘기하면서 신당을 만들 수는 없다"며 "유승민 의원이 언급한 3대 원칙이 진정성 있게 논의된다면 이에 대해선 (한국당과) 진지하게 논의해 볼 수 있다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변혁의 또 다른 의원은 보수통합 움직임 과정에서 '물밑접촉'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데 대해 "떠다니는 이야기로 주고받는 것이지 실제로 차분히 앉아서 의견을 주고받았던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변혁 측의 이같은 부정적인 기류에는 현재 모습의 한국당과는 통합을 추진할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연합뉴스TV 제공]

한국당이 '탄핵의 강'을 건너자고 한 유승민 의원의 통합 3대 원칙에 좀 더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면서도 현재의 비호감도를 떨칠 수 있는 내부 쇄신도 함께해야 보수통합이 가능하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양측이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당은 우리공화당을, 변혁 측은 안철수계를 통합 대상에 포함한 상황에서 해당 세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당이 탄핵에 좀 더 분명한 태도를 취하지 못하고, 변혁 측이 통합에 미온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 안팎에서는 결국 한국당이 보수통합의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 조만간 탄핵 등을 포함해 우리공화당과 변혁 사이에서 양자택일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회의에서 "그동안 과거에 매몰돼 미래를 보지 못했다. 이제 우리에겐 미래비전이 필요하다"며 "우리 에너지를 하나로 모으면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크게 도할 수 있다. 정상으로 가는 길의 핵심은 국민 중심"이라고 말했다.

탄핵에 매몰돼 보수의 미래를 보지 못했다는 점을 되짚으며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국민의 요구를 앞세운 '국민 중심 대통합'을 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공화당과의 통합은 당분간 언급을 아예 안 했으면 좋겠다"며 "분열된 야당으로는 희망이 없기 때문에 야권통합은 통합개혁보수신당의 모습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신념"이라고 말했다.

wis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1/11 11:5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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