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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로 전학 오면 집 줍니다" 화순 아산초의 특별한 실험

안 쓰는 관사 철거해 주택 2가구 짓고 전학생 가족에 제공
전남 화순 아산초등학교 전경
전남 화순 아산초등학교 전경[아산초등학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도시를 벗어나 자연에서 교육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아요."

해발 800m가 넘는 백아산 자락의 전남 화순군 북면 아산초등학교는 전교생이 26명에 불과한 아주 작은 시골 학교다.

교육청에서 학교 통폐합 말이 나올 때마다 입에 오르내렸다.

이 학교에 최근 서울과 광주 등 도시에서 전학을 상담하는 학부모들의 전화가 심심치 않게 오고 있다.

화순 읍내에서도 한참 떨어진 곳이지만 입시와 성적 경쟁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특화 교육을 바라는 학부모들이 늘어나면서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아산초 김경순 교장은 올해에만 10여건의 전학 상담을 했다.

"나들이 온다고 생각하고 학교에 한 번 와보세요"

김 교장은 전화 상담을 해오는 학부모에게 별다른 말 없이 학교 방문을 권한다고 했다.

도시 학교보다 시설과 환경이 낙후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바꾸려는 의미에서다.

실제 아산초는 천연 잔디는 물론 전교생에게 개인 태블릿 PC를 지급하는 등 스마트스쿨을 조성해 도시 학교보다 더 나은 교육 환경을 갖추고 있다.

미니학교의 장점을 살려 개인별 특화 교육, 다양한 악기 교습도 도시학교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다.

시골 학교의 매력을 느낀 일부 학부모들은 "당장 보내고 싶다"며 전학을 추진하지만 가족이 함께 살 집이 발목을 잡았다.

워낙 시골 오지다 보니 마을 전체가 70여가구에 불과하고, 도시와 달리 임대나 매매도 어렵다.

광주나 화순읍내에서도 통학하는 것은 더더욱 여의치 않다.

이런 집 고민 해결을 위해 행정과 교육 당국이 한뜻이 됐다.

전학 오는 가족이 살 집을 마련해주기로 했다.

학교 규모가 줄면서 오랫동안 비어있는 관사를 철거하고 2가구가 살 수 있는 1층짜리 주택을 다음 달까지 짓기로 했다.

교육청은 1억여원의 철거비와 부지를, 화순군은 2억8천여만원의 건축비를 부담했다.

당연히 집값은 공짜나 다름없고 전기·수도 등 기본 비용만 부담하면 된다.

새집이 지어지면 광주에서 유치원생과 초등생 쌍둥이를 둔 가족이 이사를 오기로 했다.

화순군은 인구 유입이라는 쏠쏠한 효과를, 교육청은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통폐합의 고민을 덜어낼 수 있다.

행정과 교육 당국, 작은 학교와 전원생활을 선호하는 도시 학부모의 마음이 통한 셈이다.

화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자체마다 작은 학교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었지만, 전학생에게 집을 지원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산초는 전학생 주거 지원 방안이 호응을 얻으면 주택을 확장해 도시 전학생을 더 받을 생각이다.

김 교장은 8일 "과거와 달리 시골에 살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살 곳이 여의치 않아 결정을 못 하는 분들이 많다"며 "거주할 공간을 제공하면 인구가 줄어드는 지자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n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1/08 09:2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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