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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어록의 백미 '임제록'에 빠지다…해설본 나란히 출간

'승려 시인' 석지현 스님·성윤갑 전 관세청장…쉽고 친절한 해설 눈길
선어록의 백미 '임제록'에 빠지다…해설본 나란히 출간 - 1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선어록(禪語錄)의 백미로 꼽히는 '임제록(臨濟錄)'을 해설한 책들이 잇따라 출간돼 눈길을 끈다.

임제록은 당나라의 선승인 임제의현(臨濟義玄)의 가르침을 그가 입적한 후 제자인 삼성혜연(三聖慧然)이 편집한 것이다.

'참으로 바른 견해를 갖춰야 한다'는 진정견해(眞正見解), '어느 상황에 처하든 주체적이 돼라'는 수처작주(隨處作主)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승려 시인으로 이름을 알려온 석지현 스님은 임제록에 역주와 해설을 단 동명의 '임제록'(민족사·376쪽)을 최근 펴냈다.

석지현 스님은 13세 때 부여 고란사로 출가한 뒤 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며 승려 시인으로 불렸다.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한 뒤로 명상에 심취해 인도, 네팔, 미국, 예루살렘, 티베트 등지에서 방랑했다.

약 17년에 걸쳐 간화선(看話禪) 수행의 교과서로 불리는 '벽암록(碧巖錄)'(전 5권)과 선(禪) 어록인 '종용록(從容錄)'(전 5권)을 완역한 바 있는 스님은 임제록을 풀어쓰며 독자들에게 가르침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임제록 본문을 단락으로 나눴고, 단락마다 번역과 해설, 원문, 주(註)를 실었다. 한문으로 쓰인 원문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번역과 해설만 읽어도 임제록의 요점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구어체로 쓰인 임제록은 옛 시대 난해한 속어들이 많은 게 특징이다. 스님은 이를 우리말로 옮기면서 그때의 뜻을 명쾌하면서도 생생하게 살려내려고 했다고 한다.

임제 선사는 임제록에서 '장자(莊子)' 등 50여종의 경전과 선어록에 나오는 용어를 사용한다. 석지현 스님은 임제 선사가 인용한 경전과 어록, 언구(言句)를 목록으로 정리해 둬 선 공부를 하는 이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석지현 스님은 임제록을 '반역의 책'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임제 선사가 '부처도 죽고 조사도 죽어야 한다'는 살불살조(殺佛殺祖)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임제 선사는 성불(成佛)도 좌선도 부정하고 여타의 수행 일체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부처를 변소의 '똥통'에 비유했다. '불경(佛經)은 똥을 닦는 휴짓조각'으로 규정한다.

그는 머리말에서 "이런 책이 지금까지 폐기 처분되지 않고 전해오고 있다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면서도 일본의 유명한 철학자 니시다 기타로의 일화를 언급하며 임제록을 최고의 선어록 위치에 올려놓는다.

니시다 기타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모든 책이 불타버릴 것을 걱정하던 제자들에게 "임제록만 있으면 만족한다"며 임제 선사의 가르침을 으뜸에 놨다.

석지현 스님은 "임제록은 선어록 가운데 대표적인 책"이라며 "문장이 직설적이며 명료하기 때문에 선을 알고자 하는 사람이나 전문 선 수행자에게 더없는 필독서"라고 강조했다.

성윤갑 전 관세청장도 임제록을 강설한 '자신과 마주하는 임제록'(조계종출판사·436쪽)을 석지현 스님에 앞선 올 9월 초 발간했다.

성 전 청장은 재직시절 공무원 불자를 대표하는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 회장을 지낼 정도로 불교와 인연이 깊다. 생활 불교를 실천하며 붓다의 가르침 공부에 매진했던 성 전 청장이 이제 선불교의 정신을 세운 임제 선사의 사상과 어록, 행록(行錄)을 담은 임제록 해설에 나선 것이다.

그의 임제록 해설은 선불교를 오래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 읽어도 이해하기 쉬울 정도로 친절하다. 오랜시간 공부를 해온 저자의 내공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성 전 청장은 머리말에서 "임제록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 소명인 자기의 정체성, 즉 우리 자신의 당체(當體), 참모습을 찾는 작업에 진정한 빛을 밝혀주는 크나큰 등불이 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법문은 독약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말속의 깊은 뜻을 깨달아 들어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임제록'을 해설했다고 밝혀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1975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성 전 청장은 관세청 총괄징수과장, 부산세관장, 차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쳐 2005년 관세청장에 올랐다. 현재 건국대 석좌교수로 있다.

그간 '강을 건넜으면 뗏목은 버려야지 왜 메고 가나', '행복한 삶을 위한 유식삼십송' 등의 저서를 냈다. 논문으로는 '화엄교학에 나타난 유식사상 연구'가 있다.

eddi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9/11/07 06: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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