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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주택가부터 바다까지…굶주린 멧돼지 전국 곳곳 출몰

송고시간2019-11-06 11:35

대학교 기숙사·초등학교 인근·아파트 주차장 장소 안 가리고 출몰

부산서는 하루 사이 18마리 출몰 신고…관계기관 대책 회의도

부산 도심에 나타났다가 사살된 멧돼지
부산 도심에 나타났다가 사살된 멧돼지

(부산=연합뉴스) 6일 오전 부산 남구 한 주택가에 나타났다가 경찰이 쏜 실탄 3발을 맞고 죽은 멧돼지. 이 멧돼지는 무게 100㎏가량의 어른 멧돼지였다. 2019.11.6 [부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wink@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번식기 먹이를 찾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출몰하는 멧돼지가 급증하면서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6일 이날 오전 7시 30분께 부산 남구 대연동 한 야산 인근에서 멧돼지 한 마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주택가에 돌아다니는 멧돼지를 발견하고 추격하다가 1시간여 만에 실탄 3발을 쏴 죽였다. 이 과정에서 시민이 멧돼지에 들이 받혀 다리를 다쳤고 순찰차도 일부 부서졌다. 사살된 멧돼지는 무게가 100㎏가량인 성체였다.

앞서 5일 오후 10시 12분께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한 터널 인근에서 A 씨가 운전하던 차량 앞으로 갑자기 멧돼지가 나타났다. 멧돼지는 차량과 부딪힌 후 현장에서 죽었다.

5일 오후부터 6일 오전까지 부산에서 멧돼지 출현 112 신고는 총 33건이 접수됐다. 이중 총 18마리가 나타난 것으로 현재까지 확인되고 있다.

지난 4일에도 밤사이 부산 곳곳에서 멧돼지 8마리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달 28일도 멧돼지 여러 마리가 주택가 인근에 출몰해 경찰이 학교 인근에서 경계 활동을 벌이는 등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멧돼지 출몰 관련 112신고는 206건이다.

지난달에만 55차례 경찰이 출동하여 멧돼지 5마리를 포획하고 6마리 사체를 수거했다.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밤만 되면 멧돼지 출몰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광양시와 광양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5시 13분께 광양시 도이동 컨테이너부두 주차장에 멧돼지가 돌아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돼 몸무게 60㎏가량 멧돼지를 사살했다.

충북 옥천군 옥천읍 삼양리 옥천군청 인근에도 멧돼지 8마리가 출몰해 유해조수포획단 소속 엽사 3명은 엽총으로 멧돼지 4마리를 사살했다.

강릉항 앞바다서 인양된 멧돼지
강릉항 앞바다서 인양된 멧돼지

(서울=연합뉴스) 5일 오전 11시 5분께 강원 강릉항 인근 2㎞ 해상에서 멧돼지 한 마리가 인양되고 있다.
멧돼지는 발견 당시에는 살아 있었지만 인양 당시에는 죽어있었다. 해경은 익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2019.11.5 [동해해경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멧돼지 출몰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동해해양경찰서는 5일 오전 11시 5분께 강원 강릉항 인근 2㎞ 해상에서 멧돼지 한 마리를 인양했다. 멧돼지는 발견 당시에는 살아있었지만, 인양 당시에는 죽어 있었다. 해경은 익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경북 영덕군 강구면 인근 500m 해상에서 멧돼지 한 마리가 헤엄치다 사살됐으며, 지난 7월에는 전북 부안군 격포항에서 북쪽으로 2㎞ 떨어진 해상에서 헤엄치던 야생 멧돼지가 포획됐다.

이처럼 멧돼지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출몰해 시민 안전을 위협하자 관계기관이 긴급 대책 회의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부산경찰청에서 경찰, 소방, 부산시,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 기동포획단이 머리를 맞대고 최근 잇따르는 멧돼지 출몰과 관련해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에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조만간 부산지역 멧돼지 개체 수 확인에 나서기로 했으며 시는 주민 행동요령 홍보 강화와 포획단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견이 모였다.

경찰과 소방, 포획단도 멧돼지 포획 방법과 대응 요령 등을 공유했다.

5일과 6일 이틀간 부산서 발견된 멧돼지
5일과 6일 이틀간 부산서 발견된 멧돼지

[부산경찰청 제공. DB 및 재판매 금지]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7일까지 포획된 멧돼지는 총 5만8천214마리에 달한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예방 방역 차원에서 당국이 대대적인 멧돼지 포획에 나서 포획 수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2017년(5만4천12마리), 2018년(5만4천12만마리) 포획 숫자를 이미 넘어선 상태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해 발표한 야생동물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멧돼지의 연도별 서식 밀도는 지난 5년간 증가세를 보였다.

2014년에 100헥타르(ha)당 멧돼지 4.3마리가 서식하던 것에 비해 2018년에는 100ha당 5.2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멧돼지는 가을과 겨울 도심 출몰이 잦다.

짝짓기 기간에 활동이 왕성하며 서식 밀도 증가로 먹이가 부족한 가을과 겨울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도심까지 내려오기 때문이다.

박도범 야생생물관리협회 부울경 사무국장은 "지금 가을철이 되다 보니 단풍놀이나 사람들로 인해서 쫓김 현상, 수렵철이 다가오면서 멧돼지들이 사냥견으로 인해 쫓겨서 기로(경로)를 잃어버리는 경우들로 인해 도심 출현이 많다"고 설명했다.

잦은 도심 출몰로 시민 불안은 더해지고 있지만, 대책은 항상 제자리걸음이다.

전문가들은 포획 위주 대책을 넘어 개체 수를 감소시킬 수 있는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멧돼지를 발견했을 때는 뛰거나 소리치면 안 된다. 멧돼지가 놀라 공격하고, 겁먹은 모습을 보여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멧돼지 발견 시 절대 놀라지 말고 환경부 행동 요령에 따라 침착하게 대응 후 112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손형주, 김선호, 이승민, 정회성, 양지웅 기자)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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