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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상가 리링 "손자병법은 만병통치약 아냐"

송고시간2019-10-30 16:43

첫 방한서 특강…"철학과 실용 결합은 여전한 난제"

리링 베이징대 교수
리링 베이징대 교수

[연아인터내셔널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손자는 병법의 고전이 맞습니다. 하지만 손자병법으로 돈을 벌었다는 것은 모두 신화입니다. 손자병법에 담긴 내용을 모든 것이 이뤄지는 만병통치약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중국에서 '손자'(孫子) 대가로 유명한 리링(李零) 베이징대 교수가 처음 한국을 찾아 고전 '손자병법' 독서를 권유하면서도 과대평가하지는 말라고 조언했다.

리 교수는 중국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에서 공부했고, 중국에서 단 두 명만 이름을 올렸다고 알려진 미국과학진흥회(AAAS) 회원이다. 고고학, 고문자학, 고문헌학에서 두루 성과를 내 '삼고(三古)의 대가'라고 불린다. 손자병법 해설서 '전쟁은 속임수다' 등이 국내에 출간돼 한국 독자에게도 친숙하다.

강연회를 주관한 연아인터내셔널이 30일 공개한 발췌록에 따르면 리 교수는 전날 성균관대에서 열린 특강에서 손자병법에 얽힌 신화들을 걷어내자고 제안했다.

리 교수는 일례로 나폴레옹이 손자병법을 자주 읽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며, 나폴레옹 전술이 '전쟁에서는 적을 속이는 것도 꺼리지 않는다'는 병불염사(兵不厭詐)와 일치했기 때문에 이러한 일화가 생겨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손자병법이 현대에 유명해진 이유로 미국이 전쟁에서 승리한 요인과 일본 기업가들이 돈을 번 원인으로 거론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손자병법은 단순히 군사 전략에 대한 책이 아니다"라며 "춘추전국시대에 각국은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혁을 해야 했고, 병법은 개혁의 일환이자 국가 경영철학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리 교수는 "20세기에 손자가 유명해진 또 다른 이유는 시류와 추세를 잘 타고난 덕분"이라면서 마오쩌둥(毛澤東)을 지목했다. 손자병법 영역본 중 하나가 마오쩌둥 유격전을 언급하고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병법이 필요하다"고 서술해 지명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이 도운 장제스(蔣介石)가 마오쩌둥에게 패했고, 손해를 본 베트남전쟁의 배후에도 마오쩌둥이 있었다"면서 "마오쩌둥은 오히려 손자가 아닌 실천을 중요시했다"고 지적했다.

리 교수는 "동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경전이 된 손자병법은 다양하게 해석돼 왔다"면서 "중국의 경험을 어떻게 세계적 경험과 결합할지, 철학적인 것과 실용적인 것을 어떻게 결합할지가 여전히 커다란 난제"라고 말했다.

이번 특강은 성균관대 중국문화연구소와 중국 출판그룹이 주최하고, 출판 관련 업체인 중화서국과 연아인터내셔널이 주관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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