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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손짓에도 만남 거부하는 北…금강산 '창의적 해법' 요원

송고시간2019-10-29 18:01

하루 만에 실무회담 제안 거절…하노이 이후 냉랭한 남북관계 지속

김정은,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지시 (PG)
김정은,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지시 (PG)

[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북한이 실무회담에서 금강산관광 문제를 논의하자는 남측의 제안을 하루 만에 거절하면서 대화를 통해 '창의적 해법'을 찾겠다는 정부 구상이 벽에 부딪쳤다.

북한이 남한과 만남 자체를 거부하면서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합의 실패 이후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시간이 지나도 풀리지 않고 고착화하는 모습이다.

통일부는 북측이 29일 오전 통일부와 현대아산 앞으로 보낸 통지문에서 "시설철거계획과 일정 관련해 우리측이 제의한 별도의 실무회담을 가질 필요 없이 문서교환방식으로 합의할 것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바로 전날 북측에 금강산 관광 문제 협의를 위한 당국 간 실무회담을 제안하는 통지문을 보냈는데, 북측이 하루 만에 사실상 거절한 것이다.

남측 시설 철거 위기를 오히려 대화의 기회로 삼아 북한과 금강산관광의 새로운 발전 방향 등 건설적인 남북관계를 모색하겠다는 정부 구상에도 일단 제동이 걸린 셈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통지문에는 '별도의 실무회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문구도 있었다.

협의 범위가 협소할 수밖에 없는 '문서교환 방식'을 재차 주장하며 시설 철거 외에 남측이 관심 두는 사안에 대해서는 논의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는 모양새다.

북한 김정은, 금강산 관광지구 현지 지도
북한 김정은, 금강산 관광지구 현지 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를 현지 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0월 23일 보도했다.[연합뉴스 자료사진][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photo@yna.co.kr

정부와 전문가들은 일단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싹 들어내라"며 시설 철거를 직접 지시한 만큼 북한 당국이 여기서 벗어난 논의를 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일단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신문을 통해 직접 철거 문제를 언급했기 때문에 (남북 협의를) 시설물 철거 문제로 제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북측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데에는 금강산관광지구를 남측 도움 없이 '우리식'으로 꾸리겠다는 의도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차가워진 남북관계가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남한의 중재로 성사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것에 크게 실망한 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문재인 대통령에게 "'오지랖 넓은 중재자·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다"라고 공개 비판하는 등 이전 화해 분위기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왔다.

시간이 지나면 북한의 싸늘한 대남 태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북한은 올해에만 미사일 시험 발사를 11번(방사포 포함) 한 것은 물론 전례 없는 '무중계·무관중' 축구 경기까지 정치적 고려가 덜한 스포츠 등 민간교류 분야에서도 남측을 냉대하고 있다.

북한의 실무회담 거부는 남북교류와 대화에 부정적인 태도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며 이를 해결하지 않는 한 금강산관광 해법을 찾기가 요원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낳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실무회담 거절은 김정은 위원장이 철거를 전제로 하고 대면 방식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라며 "냉랭한 남북관계가 계속 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정부는 다시 실무회담을 제안하며 북한과 핑퐁 게임을 할 게 아니라 특사 방북 등을 통해 물밑 접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굳은 표정의 김연철 장관과 심재권 위원장
굳은 표정의 김연철 장관과 심재권 위원장

지난 10월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반도비핵화대책특별위원회 정책간담회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심재권 위원장이 굳은 표정으로 참석해 있다. 이날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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