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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 농장초소 1천400곳 달하지만…분무기는 '화초용'"

송고시간2019-10-28 09:20

김현권 "방역 인력 7천명 중 마을 주민이 가장 많아"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 방역 초소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 방역 초소

10월 4일 오전 충남 홍성군 은하면의 거점소독시설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한 차량 소독이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한 달 넘게 이어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사태로 전국 돼지 농가에 초소와 인력이 급격하게 늘어났지만 정작 방역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17일 현재 전국 농장 초소는 1천421곳으로 한 달 전 302곳보다 무려 5배 가까이 불어났다.

같은 기간 거점소독시설은 182곳에서 217곳, 통제 초소는 174곳에서 261곳으로 증가했다.

방역을 위한 각종 초소가 크게 늘어나면서 투입 인력 역시 이 기간 442명에서 7천90명으로 16배나 껑충 뛰었다.

인력 구성을 보면 민간인이 2천568명으로 가장 많은 36.2%를 차지했다. 이어 군인 2천31명(28.6%), 공무원 1천969명(27.8%), 농협 278명(3.9%), 경찰 234명(3.3%) 등으로 집계됐다.

김현권 의원은 "농장 초소가 갑작스럽게 늘어나면서 마을 주민들이 많이 투입되다 보니 부작용도 적지 않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하태식 한돈협회장에 따르면 주민들은 농장 초소에서 하루 3교대 기준으로 13만5천원을 받고 일한다. 그런데 간혹 마을주민이 초소를 찾아 술판을 벌이는 일도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늘어난 초소 수에 비례해 방역 기능이 강화됐는지에 대한 의문도 따른다.

김 의원은 "농장 초소는 거점소독시설이나 통제 초소처럼 별도 규정이 없어 주먹구구식으로 설치돼 방역 기능 면에서 허점을 노출하고 있다"며 "컨테이너나 천막으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설치됐고, 방역복·방역용품·소독시설이 마련되지 않은 곳도 많다"고 지적했다.

현재 1천㎡ 이상 농장에 대해서는 고압분무기 이상의 소독 세척 장비 설치가 의무화돼 있다. 그런데 정작 농장 초소에는 200만원대의 고압 세척기는 고사하고 50만원대의 고압분무기조차 없는 실정이다.

김 의원은 "현재 농장초소에 설치된 20만원대 일반 동력 분무기는 농약 살포나 화초에 물을 뿌리는 데 쓰는 것"이라며 "차량에 묻은 오물이나 흙을 제거할 수 없어 농장 출입자와 출입 차량에 대한 소독·세척 기능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세척만 잘해도 감염원의 90% 이상을 제거할 수 있는데 농장 초소가 이런 장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며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행동지침에 농장 초소 설치·운영에 대한 규정을 넣어 시설을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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