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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여야 지도부, 위기징후 감지하고 심기일전해야

송고시간2019-10-27 14:15

(서울=연합뉴스) 위기가 닥칠 땐 대개 징후가 나타난다. 그 낌새를 놓쳐 그냥 넘기거나 알아채고도 뭉개면 위기는 어느새 엄습해 있게 마련이다. 여야 지도부가 지금 여기저기서 전개되는 정치 현실에 닥쳐 떠올려야 할 세상사의 이치다. 위기가 오는 걸 위기로 알고 대처하면 기회가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재앙이 된다는 건 필연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유능한 초선 의원 둘의 총선 불출마 선언을 접했다. 스타트를 끊은 이철희 의원은 한심한 정치가 부끄러운데 그런 정치를 바꿀 자신이 없다고 했고, 표창원 의원은 현 20대 국회를 최악으로 규정하며 그런 국회를 만든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두 의원의 선택은 의미심장하다. 둘 다 유능하고 전도유망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인지도도 높아 영향력이 커서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 일각에서 일어난 평범한 일상사로 치부하여 강 건너 불 보듯 할 사안이 아니다. 더 큰 혁신 요구의 들불로 번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그들이 말한 '한심한 정치와 최악의 국회'에 대해 성찰하고 혁신할 방도를 백방으로 찾아 나서야 한다.

내년 총선 공천 문제에서 자유로워진 이 의원의 여러 언론인터뷰 내용은 당 지도부의 각성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특별히 경청할 가치가 있다. 당이 '조국 정국'에서 대통령 뒤에 숨었다거나 노쇠한 데다 낡기까지 했고 7선의 선거 전문가인 이해찬 리더십이 역동적이지 못하며 '내가 해봐서 안다'라는 함정에 빠진 것 같다는 진단이다. 당 지지층이나 내부 구성원 상당수가 공감하는 지적일 수 있다. 총선 공천에서 불이익받거나 지도부 눈 밖에 나는 게 두려워 드러나지 않았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이라고 지도부는 판단하는 게 옳을 것이다. 지난주 의원총회에선 의원들이 조국 정국에서 겪은 딜레마를 토로하며 검찰개혁도 필요하지만, 민생과 외교·안보 이슈에 집중하자는 일부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지도부는 이 견해에도 귀를 열어야 하리라 본다.

조국 정국에서 지지율이 오른 자유한국당이라고 해서 그에 안주하여 변화와 쇄신을 외면한다면 앞날이 없다. 그러나 한국당 지도부의 최근 행보를 보면 변화와 쇄신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무엇보다 황교안 대표를 위시한 당 지도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과 하야 주장이 난무하는 한 종교단체 주도 장외집회에 참석한 것은 부적절했다. 광장정치의 요구를 장내로 가져와 문제를 풀어야 할 정기국회가 한창인데, 제1야당을 이끄는 공당 대표가 개인 자격이었다며 참석을 정당화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한 노릇이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에 앞장선 의원들에게 공천 가산점 부여를 검토하겠다고 했다가 논란만 일으킨 것도 유감스럽긴 마찬가지다. 그 의원들은 국회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낙마에 공을 세웠다는 이유로 인사청문위원들에게 표창장을 줘 비판받은 것이나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가 지지율이 완연한 반등 기미를 보이자 번의하는 의원들 소식이 들리는 것 역시 한국당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일부 지지층의 목소리만 크게 듣고 그 이해만 매번 뒤좇는 것은 정당의 올바른 태도가 아닐 것이다. 지지층의 폭넓은 의견을 고루 반영하면서 더러는 의제를 앞장서 끌고 나갈 용기가 없다면 외연 확장은 요원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여야는 이제 총선 채비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주당이 이번 주에 총선기획단을 띄운다고 한다. 한국당과 여타 소수정당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일 공산이 크다. 유권자들은 '문제를 해결해야 할 주체가 정작 스스로 문제가 되어버린' 정치의 대변혁을 바라고 있다. 예민한 감각으로 민의를 읽어내고 한발짝 앞서 움직인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다. 주요 정당 지도부의 바른 판단과 심기일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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