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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설화와 '포켓몬고' 다를 것 없어…가상현실 흡사하죠"

송고시간2019-10-26 07:00

프랑스 발레 '프레스코화' 11월 LG아트센터에 첫선

'프레스코화'
'프레스코화'

[LG아트센터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수백 년 전 벽화는 오늘날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가상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포켓몬-고' 게임과 흡사하죠."

프랑스 현대 무용을 대표하는 안무가 앙줄랭 프렐조카주(62)가 이끄는 프렐조카주 발레단이 11월 1∼3일 LG아트센터에서 최신작 '프레스코화(La Fresque)'를 선보인다.

작품은 중국 청나라 시대 작가 포송령의 단편소설집 '요재지이'(聊齋志異)에 담긴 벽화 이야기를 모태로 한다. 한 서생이 불당 벽화를 감상하던 중 긴 머리 여인을 묘사한 생생한 그림에 몰입하다가 아름다운 환상 속으로 빠져들었다는 이야기가 골자다.

내한에 앞서 26일 이메일로 만난 프렐조카주는 젊은 관객을 위한 새로운 발레 작품을 모색하다가 이 이야기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남미,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다양한 이야기들을 찾아서 읽어보았죠. 그러다가 이 놀라운 이야기를 찾았습니다."

원작 주인공이 긴 머리 여인에게 매혹되는 것처럼 이 작품에서는 머리카락의 움직임이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그림 속 여인들로 등장하는 다섯 여성 무용수가 긴 머리를 흔들며 인상적인 군무를 선보인다.

그는 "작품에서 머리카락은 매우 중요한 상징으로 등장한다. 고대 중국에서 머리를 길게 풀어낸 여성은 자유를 상징한 반면, 머리를 묶어 올렸다면 이미 결혼했다는 뜻이었다"며 "머리카락이 중요한 극적 흐름이 될 수 있다는 게 재미있었다"고 했다.

이어 "다리, 팔, 몸이 아닌 무용수들의 머리카락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머리카락은 머리와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특정한 움직임을 주려면 특정 포인트에서 멈춰야 했다"며 "매우 창의적인 과정이었고, 이제 머리카락 움직임을 지칭할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력을 거스르는 움직임의 미학인 발레에, 가장 정적(靜的)인 벽화라는 제목을 붙인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프렐조카주는 "고정된 이미지가 우리 상상 속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끔 박물관에 가서 그림을 볼 때, 저는 그림 속 사람들이 움직이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상상해본다"며 "또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움직임과 명확한 대비를 이룹니다. 예를 들면, 계속 움직이기만 하면 실제로는 움직임을 잘 볼 수 없다. 움직임을 멈추는 순간 움직임과 움직이지 않는 것의 대조가 명확해진다. 그게 재미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관객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이번이 다섯 번째 내한이라 한국 특유의 뜨거운 객석 문화가 친근하다고 했다.

"한국 관객들을 다시 만나게 돼 매우 기쁩니다. 한국 관객들은 매우 세련되고 문화적 수준이 높아요. 컨템포러리 예술도 매우 활발하게 펼쳐지죠. 그래서 한국 관객들을 만나는 것은 저에게 커다란 도전입니다."

프랑스 안무가 앙줄랭 프렐조카주
프랑스 안무가 앙줄랭 프렐조카주

[LG아트센터]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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